사회 일반 [주장] 계엄령 일으킨 '부정선거론'의 배후...극우 유튜버 너머 국정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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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292회 작성일 24-12-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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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언한 배경에 '부정선거 음모론' 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에 심취해 있었던 정황과 주장은 차고 넘친다. 윤 대통령은 정상적 판단이 불가한 사람이다. 즉각, 하야 하거나 탄핵돼야 한다.


다만 좀더 살펴야 할 지점이 있다. 윤 대통령은 물러나더라도 우리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내란세력은 여전히 혹은 앞으로도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탈취를 시도한 행동대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군이 이끈 계엄군임이 분명하지만, 머리역할을 한 배후가 따로 있을 수 있다. 바로 국가정보원 내 '어둠의 세력'들이다.


'북한이 선관위를 해킹해 선거조작을 했을 수 있다'는 논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온 곳이 놀랍게도 국정원이었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잊고 있다. 


지난해 7월 백종욱 당시 국정원 3차장은 뜬금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사이버 공작 가능성이 있다"고 기자회견을 열었었다. 근거는 없었다. 그냥 "사회적 혼란을 유도할 가능성"을 근거로 내세웠다. 당연히 이런 주장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다.


백종욱 3차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10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일 하루 전 다시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 해킹 가능성이 있고 북한발 해킹으로 자료를 유출한 사례가 있다"고 다시 발표했다. 근거를 더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가 함께 분석했다는 것이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밝힌 내용을 보면, 선관위 보안점검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아니라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국정원의 인맥들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김효진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데 국정원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국장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백종욱과 김효진은 국정원 선후배 사이를 넘어 경북대 전자공학과 선후배사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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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


백종욱은 국정원이 배출한 정치인에 가깝다. 그는 국정원 퇴직후 가천대 교수로 옮겨갔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직후인 2022년 6월 국정원 3차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사이버 보안 정책 공약을 함께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백종욱은 국정원 3차장을 그만 둔 뒤 올해 초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신청해 공천을 받기도 했다.


백종욱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깊은 신임을 받은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11월 국정원 수뇌부가 대거 경질 교체됐었다. 김규현 국정원장과 권춘택 1차장, 김수연 2차장이 교체되었는데 백종욱만 유일하게 3차장직을 유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국가정보원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주도한 행사(CSK,  사이버 서밋 코리아)에서 축사를 한 흔적도 확인된다.


'북한의 국내 선거개입과 해킹설'은 극우 유튜버들의 '황당한 말잔치'이자 국정원이 그 정보의 근원일 가능성이 크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백종욱 전 3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이러한 논리를 지속적으로 주입시키고 계엄령의 군불을 지폈을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지난 3일 계엄이 선포된지 5분이 채 안된 시각에 계엄군이 선관위 과천청사와 관악 청사, 그리고 수원에 있는 연수원 세 곳에 진입한 것은 전문가가 자세히 '선관위 북한 해킹 파악' 논리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정황이다.


계엄령이 일단락 됐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박선원 의원에 따르면,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를 이미 탈취했을 가능성도 있다.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계엄군은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통합명부시스템 서버를 촬영했다. 이는 서버 랙의 상단부를 촬영해 네트워크 구성도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즉, 외부 조력 세력인 방첩사에 서버정보를 제공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계엄군의 이같은 행동은 IT 업계 근무자들의 작업방식인데, 실제 데이터베이스 접근은 원격지에서 주도됐을 가능성이 높고 약 3시간이면 모든 정보를 탈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 촬영 뒤 무언가를 들고나오는데 그게 무엇인지도 파악돼야 한다.


국정원은 순수한 정보기관이 아니다. 반공수사권을 되찾으려 노력해온 사실상의 정치 이익집단이다. 불과 10여년 전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댓글 사건 일당들이 국정원 요원들이었다. 인적청산은 문재인정부에서 어느 정도 이뤄지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뒤집혔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윤 대통령이 "대공 수사권 줄테니 방첩사를 도우라"고 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육군 방첩사령부에 대한 압수수색과 동시에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허재현 김시몬 권력감시탐사그룹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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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4일 새벽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 등에 투입된 계엄군들이 뭔가를 손에 들고 선관위 청사를 나오고 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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