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칼럼] 2022년 10월 엄희준 검사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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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3,501회 작성일 23-05-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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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욱이 (2022년 10월12일) '이재명에게 돈 줬다고 진술좀 맞춰달라'고 회유했다"는 김만배의 법정 폭탄 선언이 왜 그동안 묻혔을까.

지난 4월 법정에서 기자들 다 있는 자리에서 폭로한 건데도 제대로 기사를 쓴 곳이 없다. 오늘 <고발뉴스>에 출연해 이런저런 설명을 했지만 좀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글로 남긴다.


 이상호 기자는 내게 물었다. 어떻게 이 부분을 찾아내어 분석하게 되었느냐고. 사실은 '2022년 10월 엄희준 검사실'에 주목하고 살펴본 지는 꽤 되었다. 거기서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는 듯한 정황이 포착된 건 지난해 가을 김의겸 의원이 국정감사 때 검찰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부터였다. "유동규가 갑자기 자신의 변호사를 안만나려 하고 '징역 30년도 살리게 할 수 있다'는 겁박을 들었다는 제보도 있다"는 게 김 의원의 당시 폭로였다.


 물론, 검찰이 허위 자백을 강요한다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엄희준 검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엄희준은 2011년 한명숙 사건 재판 때 3명의 재소자들을 앉혀놓고 허위증언 연습을 시킨 사실이 드러났고, 그외에 추가로 최소 11명의 재소자들에게 접근해 허위증언을 권유하려 한 정황이 대검 감찰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대검 감찰부가 엄희준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려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무마시켜준 덕에 엄희준은 지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이 되어 있다.


 그래서 취재를 오랫동안 해왔다. 유동규가 처음에 선임했던 변호사도 접촉하고 유동규 주변 인물들에 대해 계속 이런저런 탐문을 해왔다. 김의겸 의원에게도 전화해 대체 무슨 근거로 국정감사 때 그런 질의를 한 건지 확인도 했다. 다만, 명확한 건 알 수 없었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취재가 잘 안되었다. 그저 엄희준 검사가 자신의 특기인 별건 수사로 중요 참고인 등에게 허위자백 압박하기를 하고 있다는 강력한 정황만 느낄 뿐이었다.


 그러다가 2023년 4월20일 김용 재판에 출석한 김만배의 법정 진술을 확인하게 된 거다. 평소 엄희준 검사의 수사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여러 기록들을 통해 확인해온 터라, 김만배의 증언을 보자마자 바로 나는 머릿속에서 2022년 10월 엄희준 검사가 남욱과 유동규 상대로 무슨 일을 벌였는지 그림 그리듯 떠올릴 수 있었다.




 2.

 타임라인을 2022년 9월~11월로 돌려보자. 대장동 사건 재판을 받던 유동규는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9월19일 갑자기 검찰은 유동규를 체포해갔다. 위례 개발 건으로 검찰이 추가 수사에 나선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유동규는 2022년 9월 내내 검찰에 불려가 신문기록도 안남긴 채 한달사이에 무려 30여시간 이상 검사와 비공개 면담을 나눈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의 변호사를 안만나기 시작한다. 유동규는 2022년 10월8일 "이재명 8억 대선자금" 자술서를 쓴다. 그러고 2022년 10월20일 석방. 남욱도 2022년 11월11일 무려 구치소에서 <KBS>와 인터뷰를 해 "이재명한테 대선자금 요구당했다"고 폭로했다. 2022년 11월21일 남욱 석방.


 왜 대장동 수사 때 한번도 나오지도 않았던 "이재명 대선자금" 폭로가 갑자기 나오고 여기에 동참한 유동규, 남욱은 석방된 것일까. 이들은 무슨 혜택을 본 것일까. 언론들이 놓치고 있는 '위례 개발비리 재판'을 보면 안다. 남욱은 여기서 뇌물 혐의가 아니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는 걸 많은 언론들이 놓치고 있다. 호반건설 등이 남욱 일당에게 50억을 건네고 그 돈이 유동규 등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정영학 녹취록이 있는데도 고작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김만배 말에 따르면, 남욱은 2022년 10월12일  (구치소에서 재판정으로 이동하거나 재판정 대기실에서) 김만배에게 "검찰이 위례 건으로 세게 들어온다. 못견디겠다. 내가 안종범 역할이 되어 형량을 낮춰야겠다. 동생들 다 죽게 생겼으니 만배 형님 우리좀 살려주세요. 유동규랑 저는 정진상이랑 김용을 이 사건에 끌어들이기로 했어요. 이재명에게 돈 줬다고 진술좀 맞춰줘요" 했다는 거다. 정말 어마어마한 폭로 아닌가. 그런데 언론은 보도를 안한다.


이제 정리를 다시 해야겠다. "이재명 8억 대선 자금"은 모두 유동규가 꾸며낸 자작극으로 추정된다. 대장동 수사기록과 각종 재판 기록을 종합하면, 유동규는 김만배에게 2020년 5월쯤에 20억을 요구한 듯 하다. 이재명 대선자금을 핑계로 대었다. 하지만 김만배가 보기에 그때는 이재명 선거법 위반 재판도 안끝났을 때라 대선자금 투자하기엔 너무 성급하고 이재명이 대선 나간다는 보장도 없어서 거절했다. 하지만 결국 2021년 봄 김만배는 유동규에게 5억 정도(남욱에게 진 빚 4억 포함)를 줬다고 한다.유동규가 사업을 시작한다니 도의적으로 좀 챙겨주기도 해야 했고 남욱과도 화해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추정이다. 유동규는 2021년 김만배가 남욱에게 주라고 한 4억을 본인이 가로채려 한 듯 하다. 그래서  남욱한테는 김만배가 최근에 주고간 돈에 대해 '이재명 쪽 대장동 지분 428억원중 일부'라고 둘러댄 듯 하다. 유동규는 남욱 일당한테도 그즈음 8억을 더 뜯어챙겼다. 역시 또 남욱에게는 "김용이 대선자금 달라고 한다"며 둘러댄 듯 하다. 남욱은 김용이나 정진상과 직접 선이 닿지 않는다. 그냥 유동규가 설명하는 대로 믿어야만 하는 위치였다. 또한 김만배랑도 사이가 안좋아서 크로스체크가 어려웠을 거다. 그래서 유동규 말 거절하면, 위례고 대장동이고 다 날아갈 거 같아 8억을 준 거 같다.


남욱은 과거 "이재명 대선자금 요구 받았다"고 인터뷰 했다. 유동규와 같은 증언을 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김용 재판에 나온 남욱은 "유동규한테 그렇게 들었다"며 말끝을 흐린다. "김용이 대선자금 요구할 때 스피커폰으로 남욱이랑 같이 들었다"고 유동규는 언론에 밝혔지만, 막상 재판에 나온 남욱은 "유동규가 전해준 얘기"라며 부인했다. 즉, 남욱은 그냥 유동규한테 들은 이야기를 갖고 언론에 인터뷰 한 것일 뿐. 김용이나 정진상에게 돈 요구를 직접 받은 게 아니었다.




 3.

유동규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한다. 솔직히 워낙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 쓰러지는 것도 좀 이상하다. 갑자기 진실이 들통날 거 같으니 엄희준이 재판을 늦추고 증언연습좀 다시 하자고 지시한 건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그래. 이런 주장은 음모론에 가깝다. 하지만 '김용 정진상 재판'을 보아온 법조인이나 법조기자들은 눈치를 챈지 오래다. 최소한 '이재명 대선자금 8억'은 유동규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강력한 추정이다. 유동규의 자작극 뒤에는 엄희준 검사가 있다. 엄희준 검사는 수사를 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긴급 체포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받아야 할 사람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재판은 시작도 전에 이미 엄희준의 조작 수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글을 쓰면 과한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지난 15년간 별별 기사와 칼럼을 써왔지만 단 한번도 오보로 확인된 게 없다. 그것만 말해두겠다. 


곧 남욱이 김용 재판에 나와 다시 신문에 응할 것이다. 뭐라고 할지 기대 된다. 언론은 남욱이 김만배 말을 부인하면 대서특필할 것이고, 김만배 말이 맞다고 인정해버리면 또 침묵해버릴 듯 하다. 하지만 소수의 참기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관련기사/김만배 "남욱이 이재명에게 돈줬다고 진술좀 맞춰달라 회유" 폭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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