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원희룡에게 묻습니다...리헌기술단(제주 오등봉 개발업체)은 누구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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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36,694회 작성일 22-04-08 12:35본문
<편집자주>
대장동 의혹 제기에 앞장섰던 원희룡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제주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오등봉 지구 개발이 민간 사업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준 사업이었던 것으로 <열린공감TV> 취재로 재확인됐습니다. ‘대장동의 화천대유’로 비유할 수 있을만한 당시 사업주체 ‘리헌기술단’은 자본금 4억원에 설립됐지만 오등봉 개발 참여로 127억 이상의 순수익을 낼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쯤 되면 원희룡 위원장에게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리헌기술단은 누구겁니까. 오등봉 사업의 실체를 <리포액트>가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제주시가 거부했던 오등봉 아파트 개발...원희룡이 느닷없이 뒤집어
제주도판 대장동 사업으로 비유되는 ‘오등봉 아파트·공원 건립 사업’의 역사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등봉 아파트·공원은 제주공항에서 직선거리로 3km 정도 떨어진 ‘노른자 땅’에 위치해 있습니다. 개발이 완료만 되면 땅값이 천정부지로 뛸 수 있는 곳입니다. 제주도는 오래전부터 민간을 참여시켜 이곳에 아파트 600가구와 공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파트를 짓고 그 수익으로 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2016년 9월 제주시가 최종적으로 개발불가 결정을 합니다. 제주시는 “경관 훼손, 하천오염 우려 등” 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5월 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의 지시로 이 결정이 뒤집힙니다. 특별한 이유는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당시 제주도가 제주시에 내려보낸 공문(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방안 검토)을 보면, “2020년까지 민간 투자에 의한 개발의 최적의 대상이라고 가정하고 (중략) 논의될 수 있도록 정확한 자료를 현행화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써있습니다. ‘개발 불가라는 가정 자체를 하지 말라’ 는 선전포고처럼 읽힙니다.
결국 제주도는 2020년 12월18일 민간개발업자와 협약을 맺고 오등봉 지구에 아파트 1429세대와 공원 등을 짓는 결정을 합니다. 애초 제주시가 688세대 아파트만 지어도 환경오염을 우려했는데 아예 2배이상 아파트 규모가 늘어난 것입니다. 이는 민간업자의 수익률을 높여주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사진설명] 오등봉 개발 비밀 협약서. <열린공감TV> 화면 갈무리.
“민간업자 수익 무한대로” 협약해놓고 문건공개는 쉬쉬
더 큰 문제는, 민간업자의 수익 보장을 사실상 무한대로 높여주는 방식으로 제주도가 비밀협약을 맺었다는 점입니다. 국토부가 권장하는 표준서식과는 다른 이례적인 비밀유지 조항이 들어있습니다. <열린공감TV>가 입수한 협약서를 보면, “실제 수익률이 본 협약에서 정한 수익률(최초 사업 제안 당시 수익률)을 초과하였을 경우 민간공원추진자는 초과 수익분을 공공기여금(공적기부금) 등으로 제주시에 무상 기부하기로 하며, 방법, 시기,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협약당사자 간의 협의에 따른다”고 돼있습니다.
이는 얼핏 보면, 민간업자가 초과 수익에 대해 제주시에 무상기부하여 공적환수가 이뤄져 합리적 계약인 것처럼 비치지만 초과수익을 산정하는 쪽이 민간업자여서 마음대로 수익률을 조작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즉,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사업자가 과대 산출하면 얼마든지 수익률을 축소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원희룡 지사가 민간업자를 진짜 선량하다고 믿었거나 아니면 특혜를 주려고 작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제주도는 지금까지 이 협약서를 비밀문서로 관리해왔던 걸까요.
‘민간사업자가 알아서 초과 수익분을 계산해 기부채납하는 방식의 협약’은 경기도에서 과거 위례신도시 개발 때 활용했다가 건설사들이 비용을 부풀리거나 대출자금 이자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축소시키는 것을 보고 더이상 활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업 때 ‘개발이익 환수금을 비율이 아닌 고정금액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위례신도시개발사업 때 비율로 협약했더니) 저희가 5%, 2억5000만원 투자하고 1100억원 중 550억원을 배당받기로 했지만, 민간사업자가 (공사) 비용을 부풀려 300억원 밖에 안남았다고 해서 150억원 밖에 배당을 못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오등봉을 개발하고 있는 민간업체가 실제로 공사비를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은 쉽게 발견됩니다. 제주연구원이 2020년 12월 작성한 문건(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제안서 타당성 검증용역)을 보면, 업체는 아파트 공사비를 평당 480만원으로 책정해 제주도에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전국 아파트 평당 직접 공사비는 평당 360~430만원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업체는 “건설사 내부 영업 보안자료라서 정확한 공사비 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열린공감TV> 취재진이 공사현장을 찾았더니 이 업체는 아파트 옆의 공원 부지에 1300석 규모의 음악당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옆에는 이미 1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제주아트센터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즉, 불필요한 공원시설을 추가함으로써 공사비를 부풀리고 있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습니다.
[사진설명] 민간업자가 수익률을 자체 계산해 초과수익분을 관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은 경기도 위례신도시 사업 때 그 부작용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제주도는 100억 수익...민간업자들은 600억 이상
오등봉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는 어디일까요. 겉으로는 ‘오등봉 아트파크 주식회사’라는 이름의 민간 컨소시엄이 구성되어 있고 호반건설이 대표사로 되어 있지만 리헌기술단이라는 전략적 투자회사도 눈에 띕니다. 즉, 대장동 개발 때 화천대유가 맡았던 역할을 리헌기술단이 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리헌기술단의 실소유주가 과연 누구이길래 제주도로부터 이런 엄청난 특혜를 끌어올수 있었을까요.
<열린공감TV>가 입수한 ‘오등봉 개발 사업제안서’ 등을 살펴보니 민간컨소시엄이 오등봉 개발로 총 608억의 순수익(영업이익은 9000억원 추정)을 거두고 이중 리헌기술단은 127억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단가 부풀리기 등의 수법과 지가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인상 등으로 실제 거두는 차익은 이보다 더 클 수 있습니다. 자본금 4억원 짜리 회사인 리헌기술단은 큰 노력없이 엄청난 이득을 취하는 셈입니다. 반면, 제주시가 얻는 기부채납 수익은 1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쯤 되면 원희룡 위원장이 과연 대장동 개발을 비판할 자격이나 있는지 묻게 됩니다. 제주도민들 사이에서는 오등봉 개발방식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선 결과 제주도는 이재명 후보가 52.6%(21만 3130표)를 얻어, 42.7%(17만3013표)를 얻은 윤석열 후보를 9.9%P 차이로 제쳤습니다. 전국 득표율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주도민들에게 대장동 공세가 먹혀들지 않았던 이유를 짐작하게 합니다. 원희룡 위원장은 현재 윤석열 정부 입각설과 오는 6월1일 지방선거와 함게 치러지는 국회의원재보궐선거에서 분당지역구에 출마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지자체 민간 특혜 개발 비리 검증 기준은 ‘대장동 사건’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열린공감TV>가 폭로한 리헌기술단의 실체에 대해 더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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