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저널리즘 연구 [손가락칼럼] 여성운동가들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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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707회 작성일 21-01-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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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이상한 학자들은 이수정 교수만 있는 게 아닙니다. 권김현영씨라는 분도 있습니다. 이분은 현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기획위원으로 있으면서 각종 방송에 단골로 출연해 여성이슈에 대해 설명하는 분입니다. 현 한겨레 고정 칼럼니스트이기도 합니다.

이분은 박원순 시장 사건에 대해서는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성폭력 사건으로 당사자들의 증언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2020.12.본인 페이스북)

그런데 정작 과거 자신이 쓴 책에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피해자중심주의는 마치 피해자의 말이 곧 진리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중략) 2차 가해라는 용어는 진상 조사 자체를 불가능 하도록 남용되었다. (중략) 성폭력 문제의 핵심은 해석을 둘러싼 투쟁이다. 그런데 피해자의 주관적 판단에 해석을 전부 위임하게 된다면, 성폭력은 대체 어떻게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나." (권김현영, 피해와가해의 페미니즘,2018)
 
저는 여성주의가 '정치의 색안경'을 끼기 시작하면 이런 모순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정치인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적인 판단을 하면, 2018년의 권김현영처럼 올바른 목소리를 내지만, 이게 정치인이 고려되니까 갑자기 2020년 권김현영처럼 또다른 자아가 튀어나오는 겁니다.

또 권김현영씨는 "언론이 미투를 검증하는 것은 위험하다. 재판부에 대한 특별한 지적이 아니라면 대단히 문제" 라는 말도 최근에 했습니다. (MBC 시선집중, 2020.8.14)

그런데 권김현영씨는 정작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이 정치인 상대로 벌어진 한 미투사건의 조작사실을 검증보도해 2018년 퓰리처상까지 받은 일이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미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이들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에게 2차 가해 논란은 없었습니다.

저는 여성학자들이 언론 전문가가 아닌데 어떻게 언론 전문의 영역에서까지 전문가처럼 대담하고 나서는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경향신문은 저런 분들 말에 의지해 강진구 기자를 징계했습니다.

저는 이수정 교수나 권김현영씨 같은 분들과 여성주의 해석에 대한 논쟁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여성주의에 관심이 많아, 정확히는 한국 사회 혹은 자본주의 체제 전체에 뿌리박힌 가부장제가 일으키는 모순과 각종 소수자들의 문제들, 20대부터 지금까지 이런저런 책을 열심히 읽어온 기자일 뿐이고 제 전문 영역이 아닌 분야에서는 겸손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미투 폭로가 나왔을 때 이를 취재하는 언론은 양쪽(피해자-가해자) 당사자 모두로부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따라서 언론은 어쩔 수 없이 가해자 말의 신빙성과, 피해자 말의 신빙성 모두를 검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피해자중심주의는 '2018년의 권김현영'이 올바르게 지적했듯, '피해자절대주의'가 아닙니다. 피해자 말의 신빙성을 검증한다고 하여,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거나 2차가해라는 식으로 몰면 안됩니다.
 
저널리즘은 페미니즘의 곁가지 학문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영역입니다. 여성 학자들이 언론의 대원칙까지 흔들면서 우리 사회 언론정책을 만들어가는 듯한 지금의 사회 분위기를 경계합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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