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손가락칼럼] 한겨레의 늙어버린 젊은 기자들에게..."청년들과 이데올로기 논쟁하면 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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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23회 작성일 20-10-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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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더 큰 불공정에 분노하길 바란다" 는 이봉수 교수 칼럼에 "짜증, 허탈", "기성세대는 쳥년들에게 충고하기 전에 불공정 사회를 만든 것부터 반성하라" 고 조롱하듯 비판한 <한겨레> 기자들에게 묻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분노하는 지점. "어떻게 공채시험 안치른 비정규직 직원들이 공채 치르고 공사 들어온 직원들과 같은 정규직 대우를 받느냐.이게 공정이냐"고 비판하고 있는데, 이런 가치관에 <한겨레> 기자들은 동의합니까. 청년들이 주장하면 뭐든지 '진보'이고, 기성 세대는 무조건 '올드'입니까.


지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감축정책은 우리 한겨레가 10년 넘게 계속 주장하고 지지해온 정책입니다. 심지어 비정규직이 정규직 전환되어도 월급에서 차별을 둔다며, '중규직 전환 꼼수' 비판했던 게 한겨레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가치를 지지했으니까요. 저도 그런 중규직들 많이 찾아내어, <한겨레> 1면에 열심히 기사 썼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인천공항공사에서 정규직 전환되는 비정규직들은 사실상 임금차별 받는 '중규직'입니다. 제가 지금도 한겨레에 다닌다면, 청년들 눈치보지 말고 '이런 중규직 꼼수 전환은 없어야 한다'고 되레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제가 '기성세대 올드보이'입니까. 심지어 저는 이세영 기자보다 나이가 어립니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 사고 방식으로라면, <한겨레>야말로 '공채 시험 안치른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게 공정이라는 기성 세대의 논리를 만들어준 언론'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한겨레>가 과연 문재인 정부의 청년노동정책을 비판할 자격이 있습니까. 정부 비판을 하려면, 청년들 앞에서 '우리 한겨레도(허재현도 많이 썼던 그 노동기사들 포함해) 10년간 오류를 저질렀다. 청년세대에 사과한다'고 입장부터 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섬세하지 못하다"고요? 그건 우리 한겨레의 지난 10년 기사가 섬세하지 못했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한겨레>가 그래선 안됩니다.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건 언론의 사명이지만, 청년 세대가 스스로 경쟁만능주의를 당연시하는 왜곡된 공정담론을 주장하면 여기에 맞서 논쟁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언론이 청년세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걸 너머 눈치를 보는 거 아닙니까. 언론이 청년세대와 이데올로기 논쟁을 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납니까. 한겨레가 진보언론이라는 가치를 내려놓지 않겠다면 말입니다. 설사 그 논쟁의 끝에서 결과적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문재인 정부 편에 서게 되더라도, 왜 그런 걸 주저합니까. 우리는 진영이 없어야 하는 '직업인 기자'입니다.


이봉수 교수의 칼럼은 '꼰대의 지적'이 아니라, '늙었지만 생각은 더 진보적인 지식인'의 호소입니다. 이봉수 교수는 지금의 경쟁만능주의 사회가 고착되지 않도록 주류 기성세대와 맞서 싸워온 외톨이 기성세대입니다. 어떻게 무조건 기성세대라고 하여 다 똑같이 취급하고, 반성부터 하시라고 가볍게 논평합니까. 리영희 선생이 청년들을 향해 같은 글을 썼어도, '짜증, 허무.반성이 우선' 이라고 혹평할 겁니까. 그럴 자신 있습니까. 그분이야말로, '더 거대한 불공정'인 하부구조를 파헤치고 폭로해온 분인데.


제가 다녔던 한겨레와 지금의 한겨레가 너무 다른 것 같아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회사를 그만 둔게 아니라 회사가 통째로 사라진 느낌입니다. 젊은 올드보이들이 진보언론 하나를 몇년새 통째로 갈아먹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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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칼럼'은 SNS에 글쓰듯 전해드리는 유연한 칼럼입니다. 형식은 가볍고 진심은 무거운 칼럼입니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허재현 기자만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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