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사법 개혁 끝까지 감시한다 '한명숙 총리 사건 의혹' 핵심 엄희준 검사 이력 추적해보니...우리가 몰랐던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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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3,426회 작성일 20-07-0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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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을 제대로 수사지휘 할 수 있을까요. 윤 총장은 이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검사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 한명이 엄희준 검사(현 수원지검 부장검사)입니다. 지난 검찰인사 때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장관에게 배려해달라고 부탁한 인사대상중 엄 검사도 포함돼있었습니다. 의도가 무엇일까요. 엄 검사가 누군지 확인해보면 그 의도의 흔적이 읽힙니다. 아직까지는 언론이 엄희준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쓴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엄희준 검사는 한명숙 전 총리 수사 때 중요참고인의 위증을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 관련자중 아직까지 현직에서 일하는 몇 안되는 검사입니다. 엄 검사는 올해 47세로 한동훈 검사와는 동기인데 다만 한 검사보다 연수원 기수는 다섯해가 늦습니다. 한 검사는 27기, 엄 검사는 32기입니다. 엄희준 검사는 윤석열 총장의 총애를 받음과 동시에 주영환 전 대검 대변인(2018년)이 곁에 두고 키운 후배로 보입니다. 주영환 검사도 물론 윤 총장의 핵심 측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영환 검사는 2010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부부장검사로 있으면서 엄희준 후배검사를 데리고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불법 청탁 사건 등을 수사했습니다. 이때 주영환과 엄희준을 데리고 특수부를 이끌었던 부장검사가 바로 이동열입니다. 이동열 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때 첨단범죄수사과장을 맡아 계좌추적을 담당했었습니다. 같은 시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바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수사했는데, 엄희준 검사는 특수1부와 2부가 진행한 수사 모두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엄희준 검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잡듯 수사한 부장검사를 모시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도 수사하고, 한명숙 전 총리도 수사한 경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2010년이면 말단 검사일 때인데, 검사 생활 출발부터 정권 실세들을 마음껏 요리하는 선배 검사들의 기술을 살펴본 셈입니다. 어쩌면 본인이 나서서 손에 피를 묻히는 험한 기술을 시전했을 수도 있고요. 한은상씨가 사온 초밥을 먹으면서 말입니다. 물론, 이건 현재로서는 의혹이고 수사대상입니다.


엠비 정권 때의 검찰을 기억하시지요?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잘 해낸 검사들은 보은인사를 받았습니다. 피디수첩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은 모두 승승장구 했지요. 엄 검사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갑니다. 검찰조직의 핵심으로 계속 들어 갑니다. 2016년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엄희준 검사는 활약합니다. 윤석열 총장이 시련을 겪었던 시기마저도 엄 검사는 소위 잘 나간 겁니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당시 '미니 대검 중수부'라고 불릴 정도로 검찰의 핵심 부서였습니다. 수사1팀은 역시 주영환 검사가 엄희준 검사를 데리고 일하고, 수사2팀은 한동훈 검사가 이끌어갔습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총장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엄 검사는 과거 보수정권 때 못지 않게 잘 나갑니다.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청와대 보고 및 대응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이후 대검 인권수사자문관을 맡다가 2019년 8월부터는 전국 검찰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수사지휘과장으로 발령납니다. 올해 2월부터는 수원지방검찰청 산업기술범죄수사부에서 부장검사로 있으면서 '라임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라임 사건은 공교롭게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입니다.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가 찾은 엄희준 검사에 대한 기록은 이 정도입니다. 모두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이미 공개된 정보를 취합해 엮은 것 뿐입니다. 엄희준 검사에 대해 우리 사회가 별다른 관심을 둔 적이 없어서 잘 몰랐을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엄 검사와 직접 인맥이 닿는 검찰 관계자 등은 접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엄희준 검사로부터 수사를 당했거나 그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제보를 바랍니다. 


다만, 이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엄희준 검사에 대해 일정정도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근혜정부' 내내 정권 실세들을 쥐락 펴락하는 선배 검사들을 지켜보고 그들의 총애를 받으며 계속 성장해왔던 검사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같은 길을 걸어갈 것 같지 않은 인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엄희준 검사는 본인이 얼마전까지 인권수사자문관을 맡았었기에 윤석열 총장 지시대로 대검 인권부의 조사를 받게 된다면,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길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검사일 수도 있습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제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중요참고인을 수십차례 부르면서도 조서도 안남기는 건, 발각되면 징계감입니다. 일반 형사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건데 엄희준 검사는 감찰은 커녕 되레 검찰 내 요직에서 승진만 거듭했습니다. 당연히 여러 의심을 살만한 검사라고 보면 됩니다." 한 전 총리 변호단 관계인은 <리포액트>에 "한은상 증언조작 회유를 전담한 엄 검사는 공판 때 가장 행패를 많이 부렸던 검사"라고 주장했습니다.


한은상씨가 주장하고 있는 것들은 진실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그는 <뉴스타파>의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시사인>이 한명숙 전 총리 재판 1심 때 엄희준 검사에 대한 목격담을 짧게 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2011년 10월3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510호. 100분 동안 판결문 전문을 읽던 김우진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의 선고가 떨어졌다. “피고인 한명숙 무죄.” 양석조·엄희준 검사가 말없이 법정을 떠났다. 11개월에 걸친 1심 재판이 검찰의 완패로 끝난 순간이었다." 엄희준 검사는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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