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현TV [시사바리스타] 조선일보가 탄압받는 언론? 서민교수 황당한 주장의 위해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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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64회 작성일 20-03-29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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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칼럼] '조선일보' 옹호하는 서민 교수에게




서민 단국대 교수가 조선일보가 탄압받는 언론이라며 두둔하는 글을 썼습니다. 이 칼럼은 매우 큰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사회적 위해가 큰 글이기에 제가 좀 공들여 비판해보겠습니다.


서민 교수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조선일보는 문빠들로부터 탄압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겨레보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을 취재했다. 진영주의에 매몰된 신문이 아니다.

<알릴레오>, <김어준의뉴스공장> 같은 곳은 '친정부 위장 언론'이다. 조선일보마저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이제 저의 반박입니다.


첫번째 '탄압'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사전상으로는, '권력이나 무력 등으로 상대를 억지로 눌러 꼼짝 못하게 하는 일'로 정의돼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지금 권력에 의해 꼼짝 못하고 있습니까. 또는 권력에 의해 불이익 받은 게 있습니까. 있다면, 하나라도 그 근거를 대십시오.


탄압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쉽게 쓰면 안됩니다. 진짜 권력에 의해 탄압 받았던 언론인들의 가슴을 짓밟는 행위일 뿐 아니라, 조선일보가 탄압이란 단어를 물타기 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수많은 언론인들이 그저 바른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어 10여년 가까이 외부를 떠돌아다녔습니다. 정연주 <KBS> 사장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사장직에서 쫓겨나고, 재판에도 넘겨졌지만 무죄 판결 받았습니다. 많은 정직한 프로그램들이 강제 폐지되고, 그나마 해직되지 않은 언론인들은 본업과 상관없는 부서에 배치돼 비참한 시간들을 견뎠습니다. 심지어 동아투위 해직 기자들은 40여년을 거리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찌 이런 분들 앞에서 "조선일보가 탄압받고 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조선일보 기자들중에 위에 제가 거론한 분들과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습니까?




두번째 국정농단 사건의 전개 과정입니다. 서민 교수 지적처럼, 최순실의 존재가 조선일보 쪽에 먼저 흘러들어갔고 취재에 앞섰던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 때문에 국정농단 사건이 밝혀진 게 아니라, 되레 조선일보에 제보가 들어가는 바람에 국정농단 세력은 2년여 더 암약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이 제 할일을 다 하지 않을 때 겪는 사회적 부작용입니다.


고영태씨가 <TV조선> 이진동 기자를 만난건 2014년 말입니다. 문제의 최순실이 등장하는 '의상실 영상'도 그때 건네졌습니다. 2015년 초 이진동 기자는 국정농단을 증명하는 문건도 확보했습니다.그런데 보도를 안했습니다. 고영태씨는 이진동 기자가 '비박계 정치인'이라서 이 제보를 갖고 어떤 정치적 이득만 취하려 했다고 의심했습니다. <TV 조선> 등은 <한겨레>가 2016년 9월 최순실의 존재를 처음 대중에게 밝히고, <JTBC>가 태블릿 피시를 밝혀내자 그제서야 '의상실 영상'을 세상에 내어놓습니다. 이진동 기자는 2년여간 제보를 뭉개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청와대 탄압이 있었다"는 두루뭉술한 말 외에는 지금까지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국정농단 세력의 존재를 일찍이 알고 있었음에도 침묵해왔던 언론입니다. 서민 교수는 이런 전후 과정을 모르고 계십니까. 아니면 알고도 그런 주장을 하시는 겁니까.






세번째. 진영주의에 대해서입니다. '알릴레오'는 진영주의 언론으로 분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들 스스로 '취재 과정이 공정한 편파방송' 이라고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진영언론 그 자체가 아니라 진영언론임을 숨기고 공정한 언론인 척 하는 것입니다. 알릴레오는 그들 스스로 진영언론임을 자처합니다. 유튜브 개인 방송이기 때문에 진영언론을 운영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 는 없습니다. 판단은, 이 언론을 선택하는 독자들의 몫입니다.


<조선일보>로 돌아가 봅시다. 조선일보는 분명 수구·자본·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언론입니다. 이를 증명하는 예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제가 일일이 여기서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조선일보는 스스로 진영언론임을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놓고 신문진흥법에 의해 온갖 사회적 배력와 혜택은 함께 누립니다.

즉, 권리만 누리고 사회적 의무는 다하지 않는 아주 나쁜 진영언론입니다.


정리하면, 알릴레오와 조선일보의 문제는 '솔직함'과 '책임'에 있어 그 비판의 카테고리가 달라야 합니다.






저는 요즘 우리가 신뢰해왔던 유명 지식인들의 설익은 글이 얼마나 많은 대중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지 체감중입니다.진중권,임미리,홍혜걸씨 같은 분들 글의 오류와 허위사실을 수개월간 밝혀내고 있습니다. 이제 서민 교수의 글까지 제가 분석해서 팩트검증 해야 합니까.


일단 서민 교수는 이번 한번은 뭘 잘 모르고 글 쓰신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부디, 자신의 전공과 연구분야가 아닌 것에서 어떤 글과 말을 뱉을 때에는, 주변의 믿을 만한 전문가에게 사전 자문을 구하시길 권합니다. 대중들이 미세먼지같은 공해성 글때문에 요즘 숨조차 쉬기 힘들어 합니다.


저는 한겨레 재직시 문재인 대통령을 수시로 공개 비판하고, 또 드루킹 사건 등을 보도한 탓에 소위 '친문 세력'으로부터 아주 오랫동안 '기레기' 라고 시달려왔습니다. '진영주의자들로부터 시달림' 받는다는 서민 교수와 제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역시 어떤 진영도 갖고 있지 않아 자주 겪는 일입니나. 그저, 사실에 입각한 보도와 논평을 하는 걸 사명으로 여기고 사는 기자들은 적당히 각오하고 삽니다.


다만 진중권 같은 지식인들이 요즘 많은 비판을 받는 건, 그가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의 글에 오류가 많고 결과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대중들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은 전문가들이 생산하는 오류 많은 글들에 과거처럼 관행적으로 '과도한 사회적 권위'가 부여돼 과잉 유통되는 것에 화를 내는 것이지, 진영주의 자체가 그 '화의 본질'은 아닙니다.




자신들의 오류에 대한 지적을, '진영주의자들의 공격'이라고 간편하게 자위하면 순간적으로는 편할 수 있겠으나, 그러면 영영 스스로의 발전은 요원해질 것입니다. 조갑제가 딱 그렇게 망가진 지식인입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모두 김일성을 추종하는 진영주의(빨갱이)자들의 공격이라고 평생 자위만 하다가 저렇게 괴물이 되어간 것입니다. 서민 교수마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겨레>에 칼럼을 쓰시는 분들은, 그런 분들이어선 안됩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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