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뉴탐사>와 함께 허재현 기자가 안부수씨에게 접근해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사건' 에 대한 검찰 조작수사 논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다음달 2일 이 사건 수사 책임자인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청문회도 국회에서 예정돼 있습니다.

이 사건에 여러 논란이 있지만 현재 핵심 논란중 하나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8월 북한 공작원 리호남에게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재명 지사 방북을 위한 비용 70만 달러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에 대한 위증 논란입니다. 2019년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공동 주최해 남북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국제 평화대회가 열렸는데, 이날 행사를 위해 김성태 회장도 마닐라에 갔고 리호남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김성태 회장의 이 진술에 기초해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기소했고 최근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마닐라 국제대회에 리호남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대회 참가자들의 증언이 끊이지 않고, <리포액트>가 입수해 공개한 북한 참가자 명단에도 리호남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최근 확인된 바 있습니다. 김성태의 진술 외에는 사실상 리호남에게 돈을 건넸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리호남 논란'은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성태 최측근'인 안부수씨가 “리호남을 필리핀에서 보지 못한 것은 맞다”고 <리포액트>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인정한 것이 새로운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리포액트>는 지난 10일 수원지법에서 증인 신문을 마치고 나오는 안부수씨를 만났습니다. 허재현 기자의 여러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안씨는 "리호남을 필리핀에서 보지 못한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안씨는 처음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허재현 기자가 '검찰 진술 기록'을 근거로 내세우자 "리호남 못봤다"고 인정했습니다.

안부수씨와 허재현 기자가 나눈 '리호남 관련 대화'는 아래에 따로 정리해두겠습니다. 원래 안씨는 2022년 11월 검찰 조사 때 마닐라 대회 참석자 명단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리종혁,송명철,박명철,조정철,리근명,보위부 1명 그렇게 6명이 온 것으로 기억합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리호남이 참가자 명단에 없더라도 안부수씨가 따로 마닐라에서 리호남을 봤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리호남을 못본 것은 맞다"고 이번에 공개 인정한 것은 향후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안부수씨가 리호남을 못봤다면 김성태 외에는 리호남을 본 사람이 없는 것이 되기 때문에 검찰은 '리호남 팩트' 입증의 부담이 더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안부수씨는 2019년 당시 아태협 회장으로서 마닐라 국제대회를 총괄 준비하면서 북한 쪽 참가자 명단을 추리고 마닐라 입국을 돕는 역할, 중국 북경에서 마닐라 공항으로 북한 참가자들과 함께 입국하는 일까지 담당했습니다. 리호남과도 상당한 친분이 있기 때문에 리호남이 마닐라에 왔다면 안부수씨를 만나고 갔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안씨는 마닐라 대회 때 공식 행사 외에도 호텔에서 비공식 만남 등을 다수의 관계자와 이어갔습니다. 

김성태는 검찰 진술에서 “2019년 7월24일 리호남이 와서 돈을 받아갔는데 와서 돈만 받아서 확 없어지는 스타일입니다. 돈도 어떻게 가져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북한과 필리핀은 비수교 국가여서 필리핀 당국의 초청과 비자 발급 없이 북한 사람은 함부로 입국이 불가능한데 리호남이 어떻게 마닐라에 왔다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검찰은 그저 “리호남은 여권을 여러 개 사용한다”는 가정과 같은 주장 외에 리호남 관련 주장의 근거를 못내놓고 있습니다. 

검찰 쪽 핵심증인인 안부수씨마저 “리호남 못봤다”고 인정해 검찰은 또다른 부담을 갖게 됐습니다. 다만, 안부수씨는 <리포액트>에 “리호남이 마닐라에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는 했습니다. '리호남을 보지는 못했으면서도 왔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안씨는 "북경에서 리호남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리호남으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안씨는 설명하지 않았고, ‘초청장 없이 북한 사람은 필리핀 입국이 불가능한데 어떻게 리호남이 왔다는 것인지’ 묻는 허재현 기자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리포액트>는 2019년 7월 마닐라 대회를 마치고 북경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편에서 북한 일행과 함께 있었다는 대북사업가를 만나 추가 인터뷰를 했습니다. “북경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북한 일행과 같이 탔지만 리호남은 없었다"고 그는 자세한 목격담을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정리하겠습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관련 기사> 

△[단독] “리호남 없었다” 북한·경기도·통일부 문건, 안부수 진술까지 나왔다... “리호남에게 대북송금“ 김성태 거짓말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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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부수-허재현 기자'가 나눈 질의응답 내용 원문

-허재현/2019년 8월 필리핀 국제대회에 리호남씨가 현장에 없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안부수/리호남이요?

-네. 리호남 없었다고 검찰에서 진술도 하셨던데.

=제가 진술했다고요?

-네

=그래요?

-네. 정확하게 이름까지 다 진술하셨던데.

=리호남이 국제 대회에는 없었습니다. 국제대회에는 없었는데. (마닐라에) 오고간 것은 좀 다릅니다. 리호남씨는 사실 올 때 제가 북경에서 만났고 그분이 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법정에서

-필리핀에서 리호남 보신 건 아니죠? 그래서 검찰에서 못봤다고 하신 거죠?

=그 내용은 제가 지금 밝힐 수 없고 법정에서 그 내용은 밝힐게요.

-검찰에서는 못보셨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갑자기 얘기가 달라지시네요.

=아니.. 못봤는데. 통화는 할 수 있잖습니까. 같이 올 수도 있고. (리호남이) 국제 대회에는 안왔습니다. 그 내용은 제가 밝힐게요.

-검찰에서 진술하신 건 맞는 거죠?

=못본 거는 맞습니다. 못봤는데. (리호남이) 왔을 수는 있습니다. 그건 제가 압니다.

-권지연 기자/리호남이 밀항으로 (필리핀) 가셨다는 건가요?

=제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재판부에 어차피 질문할 거 아닙니까. 이화영 증인에 제가 나갈 거 같은데

-허재현 기자/리호남은 안부수 선생님이 (마닐라에서) 못봤다고 하는데 왜 김성태는 봤다고 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검찰에서 그렇게...

=안부수/그런 건 물으면 안되고. 검찰에서 진술한 게 맞을 겁니다. 맞고. 김성태 이화영이 와도 제가 볼 수 없으니까 제가 국제대회를 해야 하고 제가 만날 수 있는 그런 게 안되고.

-충분히 만날 수 있...

=내가 (리호남) 친합니다. 내하고 친하고. 제가 또 소개를 시켰으니까 잘 알죠. 수시로 통화하고 하니까.

-검찰에서는 분명 못봤다고 하셨는데. 김성태는 왜,

=못봤죠. 저는 못봤죠. 저는 볼 수가 없어요.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리호남) 왔을 겁니다.

-왔을 거라고요? 어떻게 확신하세요?

=아니 알아요. 제가 압니다.

-어떻게 아세요? 만나신 적도 없고

=아니 제가 통화도 하고 했습니다.

-통화를 했는데 마닐라에 왔다고 하던가요?

=북경에서 같이 온다고 북경에서 만났습니다.

-북한 사람은 초청장이 없으면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넘어올 수가 없는데.

=아닙니다. 방법 많습니다.

-초청장 없이도 필리핀으로 넘어올 수 있나요?

=초청장도 제가 다 보내는 건데.

-근데 안부수 선생이 보내신 초청장 명단에 리호남은 없었어요.

=초청장 아닌 방법으로도.

-초청장 없으면 필리핀으로 아예 넘어올 수가 없잖아요.

=재판에서 제가 밝힐게요.

-명단에 없었어요. 아시잖아요.

=그거는 공식초청이고.

-그러면 비공식 초청장이 따로 있습니까?

=아니아니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건 제가 나중에 재판에서 제가 말씀 들어보시면 알겁니다.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건너오려면 초청장이 있어야만 입국허가가 필리핀에서 나오잖아요.

=다음에 말씀 드릴게요. 죄송합니다.

-밀항을 하셨다는 건가요? 그러면 리호남 그분이?

=아니죠.

-비공식으로 리호남씨가 필리핀에 입국할 방법이 있습니까.

=....

-리호남씨를 못봤다고 검찰에서 진술하신 이유가 뭐예요?

=.....

-안왔다고 얘기하셨잖아요.

=.....

-그건 맞는 거잖아요. 아닙니까?

=.....

-검찰 진술 내용이 틀릴 수도 있는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