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파 검증 '일반인 인민재판' 방송, 고발사주, 단체 운영 문제까지...끝이 안보이는 ‘시사타파’의 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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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8,604회 작성일 22-08-03 01:53본문
[사진설명] 이종원씨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응원하는 방송을 했지만 대선경선 때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증언이 개국본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원(49)씨의 각종 비위 의혹을 탐사보도매체 <시민언론열린공감TV>와 <리포액트> 취재팀이 공동 보도했다. 최근 유튜브 방송들이 언론의 역할을 상당 부분 담당해가고 있기에, 이제 '파워 유튜버' 관련 각종 의혹들은 더이상 단순 누리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취재팀의 입장이다.
이종원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타 유튜버에 대한 형사고발을 사주하거나 심야 시간대에 막말과 욕설을 담은 방송을 지속적으로 일삼는 등의 행위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씨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개혁국민운동본부 운영상의 불투명함 등에 대해서도 내부고발이 이어졌다.
[사진설명] 이종원씨는 여성단체들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를 해온 유튜버에 대한 형사고발을 직접 추진했다. 대신 고발자 이름에서 자신은 빠졌다.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 했다고...‘미투 고발 사주’
취재된 사안중 가장 충격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것이 이종원씨의 특정 유튜버에 대한 '고발사주 사건'이다. 과거 '조국 촛불' 때 시민들이 모아준 후원금중 4억원 가량을 "보이스피싱 범죄피해를 당했다"고 밝힌 이종원씨의 해명에 대해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해온 유튜버 <꽂미남TV>를 괴롭히기 위해 여성성폭력 사건으로 그가 검찰수사를 받도록 사주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취재팀이 입수한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와 이종원씨의 통화녹취록을 보면, 이씨는 김 대표에게 2020년 12월 “(김 대표가) 다른 여성단체랑 연대를 해서 고발장을 써달라. (꽃미남TV가) 개국본을 보이스피싱이니 뭐니 그런 거 갖고 공격한다. 내가 이 여자(꽂미남TV 관련 성폭력 피해호소인)한테 법무부에 진정서 넣으라 했다. (중략) 연합해서 고발하면 중앙지검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개국본 단독으로 해도 되는데 그러면 '아이고 개국본' 이러니까 다른 단체란 연대를 해서 고발장을 써줄 수 있나. 한 2~3개 단체 정도 더 모아서 (중략) 사법정의TV 구독자 만명 돌파하게 해드릴게”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꽂미남TV>는 오랫동안 이종원씨에게 도의적 책임이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 관련해 오랫동안 의혹 제기를 이어왔다. 또 2020년 7월 이씨를 사기·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종원씨가 <꽂미남 TV>를 향해 보복성 고발사주를 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다만, 경찰은 보이스피싱 사건 등에 대해 현재까지 수사하면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꽃미남TV>는 모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사건 고발을 당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중이다. <꽃미남TV>는 "(피해호소) 여성과 사귀는 사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꽃미남TV>와 피해호소인 여성과의 법적 다툼의 실체와 별개로, 이종원씨가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꽃미남TV>의 형사고발을 사주하고 여성단체를 동원하려 한 점은 시민단체 대표이자 언론인으로서 윤리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씨의 부탁을 받고 <꽂미남TV>에 대한 고발장을 썼던 김한메 대표는 취재팀에 “이종원씨의 일방적 설명만 듣고 고발장을 써준 것을 후회한다. 이씨는 민주진보진영과 촛불시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사건도 여전히 해명에 미스테리
<열린공감TV> 취재 결과, '조국촛불 후원금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에서도 여전히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원금 계좌관리인 김아무개(53·개실장)씨는 2019년 10월 7~8일에 걸쳐 4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 보이스피싱은 한차례가 아니라 이틀간 10여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보이스피싱 업자들에게 속아 OTP(비밀번호생성기) 번호를 이틀동안 10여차례나 불러주고 그때마다 개별통장에서 돈이 수차례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김씨 등이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에 빠르게 신고한 덕에 피해금액 일부는 회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종원씨가 방송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회수된 통장이 기업은행”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농협은행도 추가로 확인되는 등 회수과정과 회수금액에 대한 불투명함은 여전하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금액이 4억원은 맞는지, 회수된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이씨는 “개국본 홈페이지에 자료를 다 올려놓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취재팀이 직접 확인해본 결과 피해금액과 회수금액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는 '농협은행 계좌로 회수된 5천여만원'이 전부인 상태이다.
취재팀을 만난 경찰 고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는 실제 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된 것은 맞다. 보이스피싱을 당했더라도 빠른 대처로 회수되는 사례들도 종종 있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사건 자체가 조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피해 통장과 금액을 회수한 통장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국본의) 정확한 피해금액과 회수금액을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난 방송을 하던 이종원씨는 이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자 아무런 설명없이 태도를 바꿨다.
#“이종원, ‘추미애 장관 정치적으로 이용하자’고 말했다” 내부 폭로
이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운영상의 문제도 터져나오고 있다. 개국본의 지역본부장을 역임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취재팀을 만나 “이종원씨가 회의도 제대로 열지 않고 민주당 특정 대선 후보의 경선을 돕게 하거나 못하게 하는 지시 등을 해 내부에서 문제가 많았다. 대선을 앞두고 잡음이 새어나가지 않기 위해 다들 침묵해 왔지만 이씨의 독단적 행동에 실망해 떠나간 활동가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종원씨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대선 경선에서 이용해야 한다’ 며 ‘추 전 장관의 대선경선을 돕는 척만 하라’는 취지의 말을 지역본부장들이 모인 내부 회의 자리에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해찬,정청래,김어준 등과 협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이종원씨의 해당 발언을 녹음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개국본은 정관에 후원금 내역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2019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원씨는 <시민언론열린공감TV>의 보도가 나가자 “개국본은 국세청 기부금 지정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부금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기부금 받은 것도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세청에 기부금지정단체로 지정해달라고 신고조차 안했던 셈이어서 이 해명은 또다른 단체 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이종원 “이재명 대통령 되면 안돼”...지금은 180도 말바꿔
이종원씨는 과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막말을 내뱉었지만 지금은 이 의원이 민주당의 대세가 되자 아무런 설명없이 태도를 바꾼 것도 논란이다.
한편, 2018년 이씨는 과거 자신의 방송에서 “저는 근본적으로 이재명 지사는 내 마음을 떠난 지가 오래 됐어요. 대통령이나 대권후보나 큰 정치인이 되려면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선 과정에서 같은 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의하는 태도나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대통령 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중략) 김부선 문제 이런 것들 논란 거리나 그런 것들 다 떠나서 아무리 그런 의혹이 없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정치적으로 수양을 하고 그러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인성은 변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종원씨는 최근 그의 방송에서 "이재명이 당대표 출마선언 하니까 기분이 좋다. 민주당에 희망이 보인다."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재팀을 만난 개국본 관계자들은 “과거 드루킹이 정치인들에게 접근해 각종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온갖 비즈니스를 도모했다가 감옥에 갔다. 이종원씨의 최근 행태를 보면 드루킹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한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보좌관은 “정청래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종원씨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를 대놓고 멀리할 수 없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이종원씨와 개국본 쪽은 반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이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은 모두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씨의 주장을 입증할 추가 자료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보도는 저널리즘 비평지 <쩌날리즘>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