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중국간첩, 부정선거” 보도 배후 추적해보니…국정원 퇴직요원, 극우 종교세력, 국힘당 흔적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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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759회 작성일 25-01-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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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가짜뉴스 의혹을 받고 있는 허겸 기자가 서울 중구 <스카이데일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카이데일리>의 문제가 된 기사


지난 19일 새벽 벌어진 서울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20세기 중반 이승만 정부 때 활약하던 서북청년단같은 극우 깡패집단이나 80년대에 횡행하던 백골단의 폭력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집단의 재등장이었다. 대체 이러한 일들이 왜 벌어졌고 이들의 배후는 누구이고 어떤 집단인지 집요한 추적이 뒤따라야 한다. 민주주의는 가끔씩 감기에 걸린 듯 재채기를 하고 종종 비틀거렸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회복해왔고 단단해져왔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폭동세력에 대한 관용없는 처벌, 올바른 분석과 대책이다. 


권력감시 탐사보도 그룹 <워치독>은 '폭동의 배후'를 쫓는다. 가장 먼저 '부정선거 음모론' 가짜뉴스의 진원지인 <스카이데일리>라는 매체를 짚기로 했다. 이 매체를 누가 만들었고 뒤에서 지원해왔는지 살폈다. 가짜뉴스 의혹을 받고 있는 매체 기자들을 만났고, 해당 언론사 관련 정보를 샅샅이 추적했다. 취재 결과, 극단적 반공주의에 심취한 언론인들, 국정원 퇴직 요원들, 신천지와 전광훈 등 극우종교집단, 국민의힘 내란 세력들이 <스카이데일리> 주변에 짙게 어른거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매체는 단순한 음모론자들이 아니라 왜곡된 신념으로 무장한 극우 정치집단의 확성기 같은 곳으로 분석된다.




사무실 앞에 보란듯 '천공 인터뷰' 기사 전시

'중국인 99명 체포' 보도근거 묻자 "나가라"

보도한 기자, 여러 매체 전전…신뢰 논란 이력


수상한 익명 취재원…국정원 퇴직요원일 가능성

권영해 안기부장 중심의 반공 파벌 인맥일 수도

곳곳에 신천지·전광훈·천공·세계일보의 흔적들


대표 2명 중 1명은 국새 사기 옹호한 특이 이력

다른 대표 1명은, 하나재단 직장 내 성희롱 파문

선관위·주한미군 "거짓뉴스" 비판에도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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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 <스카이데일리> 찾아가보니…'천공 인터뷰' 홍보하듯 문 앞에


"주한미군이 무슨 SNS에 입장을 밝힙니까. 정말 주한미군 책임자가 쓴 글인지 확인됐어요? 저희는 그게 더 의심스럽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카이데일리> 사무실 앞에서 맞닥뜨린 이 언론사의 경영 책임자는 해명보다는 주장을 쏟아내기 바빴다. 표정은 단호했고, 목소리는 무거웠다. <스카이데일리>의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근 건물에서 계엄군이 주한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중국국적자 99명을 체포했다"는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가 SNS(X, 옛 트위터)에 지난 20일 "완전한 허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 매체 책임자라며 기자들 앞에 나선 이 남성은 반박과 보도 근거를 설명하기보다는 "주한미군 같은 곳에서 SNS에 입장을 낼 리가 없다. 취재원은 밝힐 수 없고 반론권 행사도 하지 않겠다"고 한 뒤 더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해당 기사를 쓴 허겸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사무실 바깥 복도에 서 있는 <워치독> 취재진을 바라볼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언론사의 문은 이내 굳게 닫혔고 취재진은 퇴거를 요구받았다.


<스카이데일리> 사무실 문 앞 복도에는 이들 매체가 발행한 신문들이 전시되듯 여러 개 펼쳐져 있었다. "윤 대통령 탄핵 가당찮아…임기 다 채운다" 라는 제목의 천공 단독 인터뷰 기사가 1면에 실린 2024년 6월3일자 발행 신문, "선관위·거야 폭주…헌정질서 몰락 부른다" 제목의 기사가 1면에 실린 2024년 12월23일자 발행 신문,  "트럼프는 부정선거 가만두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가 1면에 실린 2024년 12월27일자 발행 신문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법원 폭동을 일으킨 윤석열 지지자들은 이러한 보도들에 심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자들이 외쳤던 구호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는 서울 서부지법 앞에서 외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음모론 배후는 밝혀질 수 있을까.




■ 언론계 "허겸 기자, 이직 잦고 기사 신뢰도 문제 많았다"


<스카이데일리>의 이번 음모론성 보도의 출처는 겉으로는 '소식통'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익명의 기사 댓글이 발단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시사주간지 <시사인(IN)>이 보도한 '12.3, 선관위 연수원서 실무자-민간인 90여명 감금 정황'이라는 기사에 달린 댓글에 "그 민간인이라는게 중국인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내용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최상단에 게재됐다. 이어 다음 날 구독자가 150만 명에 이르는 유튜브 채널 '신인균 국방TV'가 해당 기사를 인용하며 "감금된 사람들이 중국인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전하고, <스카이데일리>는 같은 날 칼럼을 통해 "수원 선관위 연수원의 중국인 해커부대 90명이 누구인지 윤석열 대통령이 밝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선관위가 해당 의혹들에 대해 부인하고 "계엄 당일 선거연수원에는 선관위 승진자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공무원 88명, 외부강사 8명 등 총 96명이 숙박하고 있었고 계엄군이 청사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16일 "한·미 군 당국이 경기 수원시 선거관리연수원에서 체포한 중국인 간첩들(99명)이 주일미군기지로 압송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이 "완전한 거짓"이라고 기사를 부정한 지난 20일에도 이 매체는 "중국인 간첩 혐의자 중 우선 체포대상 인물이 주일미군기지를 거쳐 미국 본토로 압송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이어갔다. 그러나 취재의 출처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즉 익명의 전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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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2016년 연합뉴스 기사를 악용한 스카이데일리 영상. 스카이데일리가 유튜브에 올린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 영상에 등장하는 사진은 연합뉴스가 2016년 10월 12일 보도한 불법조업 중국선원 사진이다. 연합뉴스는 당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해경에 붙잡힌 중국어선 선원들이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로 들어와 검역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을 2025년 중국인 간첩으로 둔갑시킨 셈이다. 2025.1.24. 연합뉴스



미국에서 <뉴스버스>에 기사를 보내온 이상연 기자는 <스카이데일리>의 비상적인 보도의 배경과 관련해 해당 기자 개인의 성향도 짚었다. 이 기자는 문제의 기사를 쓴 <스카이데일리> 허겸 기자에 대해 "애틀랜타와 워싱턴DC의 한인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민경욱 전 의원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해 관련 기사를 보도해왔다"고 밝혔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허 기자는 뉴시스 사회부 시경캡(경찰팀장)과 법조팀장, 국제부 시드니 특파원, 호주동아일보, 재외동포신문 편집국장, 애틀랜타 중앙일보 편집데스크, 워싱턴 중앙일보 편집국장 등을 거쳤다. 기자 경력으로 봤을 때 이직이 매우 잦은 편이다. 미주에서 활동하는 한 기자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허겸 기자가 미주 중앙일보 시절 민경욱을 쫓아다녔다. 미주 중앙일보에서도 내부에서 기사 신뢰성으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최종적으로 파이어(Fire, 해고) 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가짜뉴스의 배경을 허겸 기자 개인의 특이한 정치 성향 탓으로만 분석하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이 기자는 2015년 <재외동포신문>이란 곳에서 근무한 이력이 확인된다. 이때 허 기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관련 눈에 띌 정도의 우호적인 기사를 썼다. 그는 이 시장을 인터뷰 한 보도에서 "이재명은 무상복지의 정의를 새롭게 정립하고 실천 중인 정치인"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특이하게도 그는 <오마이뉴스>에도 글을 기고한 시민기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워치독>은 허 기자가 과거에 쓰던 이메일과 거의 같은 형식의 아이디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써온 흔적들을 찾았는데 주로 그가 과거 거주했던 호주 소식이나 노조 소식, 진보 성향의 글 등이 올라와 있었다. 지금 허겸 기자가 보이고 있는 극우적 성향과 달리 10여년 전에는 진보적 가치들에 더 귀기울였던 흔적들이다.


또 허겸 기자는 호주와 미국 등지에서 활동한 경력이 뚜렷하다. 이 과정에서 취재 인맥이 미국 쪽이나 정보 계통 관계자들에게 닿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받는 정보의 신뢰성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그가 기사에 밝힌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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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허겸 기자가 재외동포신문 근무 시절인 2015년 6월 25일 작성한 이재명 대표 인터뷰 기사. 무상복지 정의를 새롭게 정립하고 실천 중인 정치인으로 묘사하고 있다. 2025.1.24. 재외동포신문 갈무리



■ '스카이데일리 익명의 소식통'은 국정원 퇴직 요원들일 가능성


그 흔적은 '중국인 간첩 일부가 미국 본토로 압송됐다'는 주장을 펼친 지난 20일자 <스카이데일리> 기사에서 일부 확인 가능하다. 허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이 사실을 확인해 준 복수의 소식통은 본지의 '5·18 진실 찾기' 시리즈 취재 과정에서 신뢰를 쌓은 국내 정보 계통 관계자들"이라고 밝혔다. 허 기자는 지난해 '5·18 진실 찾기'라는 제목의 기획을 통해 지만원 씨나 이순자 씨(전두환 부인) 등의 인터뷰를 싣거나 '5·18 북한 개입설' 등을 주장해 왔는데, 특히 '북한 개입설'의 출처는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라고 스스로 보도에서 밝혔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비록 안기부(현 국정원)를 나온지 오래 됐지만 그의 안기부 인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카이데일리>가 접촉했다는 '정통한 소식통'이 바로 현 국정원 내 극단적 반공주의 세력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한 때 국내 정보 계통 최상위에 있었던 인물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1994~1998년 안기부장을 지낸 권 전 부장은 1997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대선 당선을 막기 위해 '북풍공작'을 펼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재미교포 윤홍준 씨에게 공작금을 주고 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 후보가 김정일한테 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했다. 또 권 부장은 판문점 총격 사건을 일으켜달라고 북쪽 인사에게 부탁한 이른바 '총풍' 사건에도 연루됐다. 그는 김대중 정부 들어, 검찰에 구속됐고 1999년 징역 5년형을 받았다.


김대중 정부 때 안기부가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 간판이 바뀌고 민주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개혁이 이뤄졌지만, 국정원 내에는 여전히 '반공주의 파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목적인 반공주의자인 이들은 퇴직자인 이른바 '오비(OB, Old Boy)'들과도 소통하며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신봉하는 극우수구 세력들 사이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권 전 부장을 중심으로 한 국정원 반공 파벌 인맥이 허 기자의 취재원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12·3 내란 사태에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정보사 OB들의 개입이 확인된 바 있다. 왜곡된 '반공 신념'으로 뭉친 정보 계통 OB들이 곳곳에서 암약하는 시기에 '문제의 부정선거 음모론 기사'가 유통되었다는 점은 여러모로 의문 부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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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스카이데일리 허겸기자가 쓴 권영해 전 안기부장과 특별대담 형식의 인터뷰 기사. 2025.1.24. 스카이데일리 갈무리




■ 스카이데일리 곳곳 신천지·전광훈·천공·세계일보의 흔적들


<스카이데일리> 매체를 이끌어가는 임원진과 개별 기자들의 성향도 이번 가짜뉴스를 유통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매체는 특히 극우 성향의 종교집단과 밀접해 보이는데 지난해 6월 이 매체의 등기상 대표이사인 조정진 발행인 겸 편집인은 윤 대통령 부부 멘토로 알려진 천공(본명 이천공)과 특별대담을 하고 신문 1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천공은 해당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탄핵당하지 않고 임기 5년을 다 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23년까지 특정 기자들이 신천지예수교(신천지)와 관련된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올리기도 했는데 이들은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도 제법 깊은 듯 하다. 유튜브 채널 <전광훈TV>는 최근 "주말에 스카이데일리에서 강한 것(보도)을 터뜨릴 것"이라고 예고 방송을 해 전 목사 쪽과 이 매체가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른바 극우 성향 종교들과의 교집합에 공교롭게 <스카이데일리>가 있는 것이다.


또 이 매체를 운영하는 경영진들은 국민의힘 극우 인사들과 가깝다는 게 언론계의 전언이다. 이 매체는 의료·보건 매체에서 활동했던 민경두 전 대표가 2011년에 세운 인터넷 신문이다. 민 전 대표 등에 대해 잘 아는 한 언론사 부장은 <워치독>에 "스카이데일리는 물주인 민 전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정치 출마를 목적으로 세운 언론사"며 "민 전 대표의 약점을 잡은 현 조정진 대표가 지분을 얻어서 현재는 대표이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등기상 회사가 '스카이데일리닷컴'과 '스카이데일리' 2개로 나뉘어 존재한다. 민 전 대표는 등기상 현재 사내이사로 물러나 있고, 2021~2022년경 민 전 대표가 영입한 조정진·조민호 전 세계일보 논설위원이 각각 스카이데일리닷컴과 스카이데일리 대표를 맡고 있다. 


조정진·조민호 두 대표의 이력도 특이하거나 문제의 소지가 많다. 두 사람은 모두 통일교 계열인 세계일보에서 '파워 게임'에 밀려난 이들로 분류된다. 특히 세계일보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정윤회 문건'을 단독 보도한 뒤, 50여 일 만에 회장 교체 보도가 나오는 등 적잖은 내홍에 시달린다. 당시 조민호 전 위원은 사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한학자 총재(문선명 아내)가 공식적으로 (나를) 사장으로 임명했다"면서, 일부 언론에 임의로 보도자료를 뿌려 파문을 일으켰다. 세계일보 편집국 기자들은 '경영권 탈취 시도 및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력 반발했고, 이에 조민호 전 위원과 이를 도운 조정진 전 위원 모두 자택대기 명령을 받았다. 대표 각각의 면모도 눈 여겨볼 만하다.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 가짜뉴스의 진앙지가 되고 있는 스카이데일리닷컴의 조정진 대표는 세계일보 시절 주로 문화부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기자 시절 대한민국 4대 국새(옥새) 제작 여론 조성에 상당히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대 국새는 사기 사건이 터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장인이라던 민홍규 씨는 전통 방식으로 국새(옥새)를 제작한다고 대한민국 정부를 속여 거액을 받아챙긴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받았다. 그러나 조 대표는 민 씨를 희생양이라고 두둔하며 <누가 국새를 삼켰는가>라는 책까지 펴냈다. 또한 조 대표는 통일부 출입을 하기도 했는데, 반공 성향의 기사를 많이 썼다고 한다. 조 대표와 함께 근무한 전직 세계일보 기자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편집회의에서 만나면 조정진은 '김정일 동선을 다 알고 있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했다"며 "통일부를 출입하면서도 반공 성향의 기사를 많이 썼다"고 떠올렸다.


조민호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조 대표에게 임명장을 준 이는 2023년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겸직이 되지 않지만 조 대표는 스카이데일리 대표를 등기한 상태로 임명장을 받아 재단 이사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조 대표는 경고에도 여전히 등기에서 이름을 내리지 않고 있다. 또한 조 대표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통일부 감사도 받고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인 조 대표는 아내가 제왕절개를 했다는 직원의 말에 '그게 뭐 애를 낳은거냐, 박스에 꺼낸거지'라고 폭언을 하고 반바지 입은 여직원에게는 '반바지 입었네'라며 위아래로 훑어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밖에 북한이탈주민 직원을 '바퀴벌레'라고 하거나, 특정 국회의원 이름을 언급하며 '걸레'라고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통일부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조민호 대표에 대한 '해임' 등 중징계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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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해 6월 3일자 스카이데일리 지면. 이 매체 발행인 겸 편집인이 조정진 씨가 천공(본명 이천공)과 인터뷰한 내용이 1면에 실려 있다. 2025.1.24.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 "중국간첩 체포" 근거 내놓을까? '518 음모론' 보도 근거도 경찰에 뭉개


<스카이데일리>는 과연 이번 법원 폭동까지 낳은 '부정선거 음모론' 보도를 도운 '정보기관 소식통'이 누군지 경찰이나 판사에게 밝힐까. 이점을 예측하는 데 있어, 흥미로운 흔적이 있다. 지난해 1월과 10월 광주광역시와 5.18기념재단은 "518 북한 개입설"을 보도한 허겸 기자와 권영해 전 안기부장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허겸 기자는 지난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워치독> 취재 결과, 허겸 기자는 지금까지도 경찰에 북한 개입설의 근거나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18 재단 관계자는 "허겸 기자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는 받았다. 경찰은 기자에게 취재 근거자료를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안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겸 기자에 대해 경찰은 이번에 큰 논란이 된 기사를 쓴 당사자인 것을 재차 파악했고, 끝까지 허 기자가 취재 근거자료를 내지 않으면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워치독>은 <스카이데일리>와 허겸 기자에게 반론을 듣기 위해 찾아갔으나, 직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취재진을 몸으로 밀어내는 등 물리력을 행사해 제대로 된 입장을 듣기 어려웠다. 다만, 경영지원실장이라고만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취재진에게 "'독자께 알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해명 글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취재 과정은 당연히 적절한 경로로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허겸 기자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자신을 40년 경력의 기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취재진에 "허겸 기자가 반론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대신 설명했다.



김성진·허재현·조하준·김시몬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 <워치독>은 '폭동의 배후'를 쫓습니다. 폭동의 배후 세력들 혹은 폭동 당사자들과 관련한 모든 정보와 제보를 기다립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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