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사법 개혁 끝까지 감시한다 국민이 방심한 사이 벌어졌던 검찰의 역습…검찰 수사권한만 커진 수사권조정법 통과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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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5,004회 작성일 20-09-1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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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검경수사권 조정은 지난 2월 국회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의 통과로 마무리된 게 아닙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부적으로 검찰 직접 수사범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를 담은 관련법 대통령령의 제정이었습니다. 해당 대통령령의 입법예고안을 <리포액트>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접 분석했습니다. 이대로 통과되면, 심각할 정도로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가 대폭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무회의에서 이대로 통과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리포액트>가 직접 청와대에 청원글을 올렸으니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검찰청법 등 대통령령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법무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애초의 안보다 검찰의 권한만 대폭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정국의 초점이 추미애 전 법무장관 아들 관련 문제로 집중된 사이 정부는 16일까지 여론수렴을 마치고 검찰청법 등의 대통령령안을 확정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 축소라는 검경 수사권 조정 취지에 맞게 관련법 대통령령안을 원천적으로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법무부 대놓고 “6대 범죄 외에도 검찰이 더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 


당정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한 <리포액트>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법무부가 검찰 직접 수사범위를 6대 범죄로 원칙적으로 제한한 개정 검찰법을 무력화시키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국회는 검찰청법 4조를 개정해 검사의 직접 수사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으로 제한하며 해당 범죄들의 세부적 조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후 청와대·국회·법무부·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이 모여 '수사권개혁 후속추진단'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대통령령을 논의해 왔다.   


이 논의 테이블에서 법무부는 '검찰청법 4조가 검찰 수사 범위를 '(6대) 범죄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6대) 범죄'로 제한한 것으로 봐선 안되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한 유형의 범죄에 대해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원칙적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최소화하겠다는 검찰청법 개정안의 기본 취지와 어긋난 해석인 셈이다. 법무부 쪽은 "(이 해석은) 추미애 법무장관의 뜻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제처가 "'등'이라는 표현에 집착해서는 안되고 애초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제한하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해당 조항을 해석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혀 법무부의 이러한 시도는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도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후문이다.



'검찰 직접 수사범위' 법무부 마음대로 고칠 수 있게 된다

법무부의 이러한 공세 탓에 관련 관련 법의 대통령령 최종안에는 검찰의 수사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수 있는 독소조항들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리포액트> 분석 결과 확인됐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세부 내용인 검찰청법 등의 대통령령을 법무부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입법예고된 ‘형사소송법 하위 시행령인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안) 70조’를 보면 “이 영의 해석 및 개정은 법무부장관이 행안부장관과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돼 있다. 이는 향후 대통령령 개정 주관 부처를 법무부가 맡고 행안부는 단순 협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이러면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6대 범죄 외에 추가로 늘리는 게 법무부 주도로 향후 얼마든지 가능해질 수 있다. 경찰과는 형식적 협의 과정만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협의가 아닌 합의로 결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관련 시행령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준칙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검찰과 경찰이 합의 하에 개정할 수 있어야, 검찰과 경찰이 대등한 수사 협력 기관으로 거듭나게 한 검경 수사권 조정 이라는 법개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시행령 70조만큼은 반드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만 발부받으면 6대 범죄 외에도 무한정 수사가 가능하도록 대통령령안이 마련된 것도 문제다. 형사소송법 하위 시행령 18조1항(안)을 보면, “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사건을 검찰청 외 수사기관(경찰)에 이송해야 한다. 단, 압수·수색·검증 영장이 발부된 경우는 제외 한다”고 돼 있다.    


보통 대략의 혐의만 증명하면 법원은 영장을 내어준다. 이때문에 검찰은 영장을 발부받았다는 이유로 6대 범죄 이외의 범죄 사건이더라도 경찰에 넘기지 않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의 1차 수사, 검찰의 보완 수사지휘 또는 공소유지'라는 업무 분할을 기본 뼈대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 기본 취지를 해당 시행령 조항이 무력화 할 수 있다.


또 경찰이 수사를 종료한 사안에 대해 검찰이 수사 종료가 정당했는지 검토한다는 구실로 아예 사건을 검찰에 넘기라고 요구할 수 있는 대통령령 안이 마련된 것도 문제로 분석된다. 형사소송법 하위 시행령 51조,63조,64조 등의 내용을 분석하면, △경찰이 수사를 중간에 중단한 경우 고소인 등의 문제제기가 없더라도 검찰이 경찰로부터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고 △검사의 재수사 요청에 따라 경찰이 재수사한 건에 대해 검사가 경찰로부터 사건의 송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은 개정 형사소송법 245조가 정한 '검사는 (경찰로부터)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건을)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무력화할 수 있다. 경찰에 사건을 넘기기 싫으면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뒤 해당 시행령 조항을 핑계로 사건을 다시 검찰로 보내라고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 공직자비리수사처가 설치된 이후에도 주요공직자 등을 최대한 검찰이 자체 수사할 수 있는 관련법 대통령령 조항이 마련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청법은 검찰의 직접수사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으로 크게 6개 유형으로 제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가 위의 범죄에 해당되는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돼있다. 


이에 따라 입법 예고된 검찰청법 대통령령(안) '제2조제1호가목'을 보면, ‘주요 공직자의 범위’에 대하여 법무부령에 포괄 재위임하고 있으며, 부패·경제·선거범죄의 기준이 되는 금액범위, 일부 경제 범죄에 대한 ‘지검장의 수사개시 판단재량권’을 별도의 위임없이 법무부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총장의 뜻에 따라 주요 공직자의 범위를 무한대로 해석하여 경찰이 직접 수사를 못하게 하는 일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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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대통령령 입법절차
 



“국회에서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이대로면 검경 수사권 조정 무력화” 

이러한 내용들이 알려지면서 학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명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1일 국회 토론회에서 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관한 비판적 검토>  발표문에서 “이번에 마련된 정부의 수사준칙규정안은 '검찰과 경찰의 상시적·포괄적·즉시적인 협력을 통한 수사'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라는 사고에 기초해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역시 15일 논평을 내어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시행령에 대해 많은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법무부는 공청회 등 추가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 시행령 입법예고안도 검찰개혁이나 수사권조정 합의 취지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이후라도 공개적인 의견수렴 등 신중히 절차를 진행하라”고 밝혔다.  


이번 검찰청법 등 대통령령(안)은 16일 일반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무리 한 뒤 각 부처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친 뒤 공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발표한 시행령 등 입법예고안에 대해 국회가 정부에 거듭 수정요구를 하고 정부가 최대한 이를 따라야 하는 절차가 있다. 지난해 2월 개정된 국회법 98조의2의 규정을 종합하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국회에 제출된 대통령령 등 입법예고안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검토결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국회는 본회의 의결로 이를 처리하여 보고서를 정부에 송부하고, 정부는 국회로부터 받은 검토결과보고서에 대한 처리여부를 다시 국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 등이 의지만 가지면 현재 입법예고된 검찰청법등 입법예고안에 얼마든지 제동을 거는 것이 가능한 구조다. 



서보학 교수는 <리포액트>와 한 통화에서 “검찰 개혁의 본래 취지가 검찰 수사의 폭을 대폭 줄이는 것이었다. 전혀 이 취지가 반영되지 않은 대통령령안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국회에서 대폭 문제의 조항들을 손질한 뒤 공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정을 잘 알고 있는 당정청의 한 관계자는 <리포액트>에 “추미애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의 강력한 공세에 떠밀려 마지못해 지금과 같은 대통령령안이 입법예고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검경수사권 세부조정안 담은 대통령령안을 대폭 수정해주십시오 

  청와대 청원 바로 가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KA4EU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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