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두시간 조사만에 1000개 샘플이? 명태균 진행한 ‘공표’ 대선 조사서도 수상한 흔적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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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685회 작성일 24-10-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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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단 두시간여만에 완료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1008개의 샘플을 얻었다고 기록된 PNR 여론조사


명태균 씨가 실질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이하 PNR)에 의뢰해 진행한 대선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가 조작된 의혹이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진 가운데, ‘권력감시 탐사그룹’ <워치독>팀이 21대 대선 관련 PNR의 ‘공표’ 여론조사 30건을 분석해보니 여기서도 여론 왜곡 결과가 나오도록 조사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공표 조사인 탓에 수치를 대놓고 조작하기보다는 ▲민주당 지지층이 응답하기 어려운 평일 낮시간대를 조사 시간대로 활용하거나 ▲2시간도 안 걸린 지나치게 짧은 조사 기간 ▲‘윤석열 대세론’ 형성이 되도록 설문 문항을 구성하는 등의 편법으로 여론을 왜곡하려 한 부분 등이 그것이다.


■주로 평일 낮시간대에만 여론조사를 한 PNR


<워치독>팀이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누리집에서 확인한 PNR의 공표 여론조사 분석 내용을 종합하면, PNR은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2021년 12월의 경우, 주로 평일 직장인 근무 시간대에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여론조사 전화를 돌리는 특징을 보였다. 이렇게 조사하면 민주당 지지층이 몰려있는 30~50대 연령층은 해당 여론조사에 제대로 응답할 수 없어 보수 여론 과표집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2021년 12월 진행된 PNR 여론조사 세 건의 시간대를 분석해보니 ▲15일(수) 오후 1시~8시, 16일(목) 오전 10시~오후 1시 ▲22일(수) 오전 11시~오후 8시, 23일(목) 오전 10시~오후 1시 ▲29일(수) 오전 11시~오후 8시, 30일(목) 오전 11시~오후 2시에 각각 조사를 돌려 집계 합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평일 낮시간대 여론조사만 돌림과 동시에 특히 이틀 차 조사에서는 유독 평일 정오 전후 3시간 동안 진행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로 정해지기 전인 2021년 7~8월 PNR이 진행한 세 차례 조사를 보면 ▲7월 3일(토) 오후 3시~9시 ▲7월 31일(토) 오전 11시~오후 9시 ▲8월 7일(토) 오전 11시~오후 9시에 조사를 진행해 모두 주말 시간대를 활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 김동규 탑위드 대표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이런 여론조사를 하는 업자들이 자주 쓰는 수법”이라며 “주중에 낮시간대에 하면 국힘 지지층들이 많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조사)하려면 시간대도 작위적으로 설정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캠프 등에서 전략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보지 이렇게 하지 않는다”며 “소위 ‘작업’하는 사람들이 보도 공표를 목적으로 조작 효과를 노리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시간 50분만에 응답자 1008명 확보했다는 여론조사


다른 여론조사기관에 견줘 지나치게 짧은 시간 동안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공표한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PNR이 진행한 여론조사 30건 중 조사를 단 하루 몇 시간에만 걸쳐서 진행한 경우가 수두룩했다.


예를 들어, 2021년 5월 23일 공표된 여론조사의 경우 조사기간은 2021년 5월 22일(토) 오후 8시~9시 50분까지 불과 1시간 50분 걸렸다. ‘전국 만18세 이상 11만 1966명에게 전화를 돌려 1008명이 응답해 응답률 3.3%, 95% 신뢰수준(±3.1%)’이라고 발표됐는데 어떻게 2시간도 채 안 걸려 이런 조사가 가능했는지 의문이다. 2021년 12월 14일 공표된 여론조사의 경우 12월 13일 오후 4시~9시 10분까지 총 5시간 10분 동안 여론조사를 했고, 2022년 1월 4일 공표된 여론조사는 1월 4일 오후 6시~9시 50분까지 3시간 50분 만에 여론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 사례를 포함해 조사 시간이 10시간 이하인 경우가 19건으로 여심위 누리집에서 확인되는 21대 대선 관련 PNR 여론조사의 3분의 2 가량에 해당한다. 특히 이렇게 짧은 시간을 들여 급히 여론조사를 돌린 경우들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했던 2021년 6월 29일 이전에 집중되었다는 점(2021년 2월 9일, 4월 19일 조사 등)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반면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의 발표를 보면 PNR과 비슷한 응답자 1000여 명 단위의 여론조사임에도 불구하고 통상 2~3일에 걸쳐 조사를 벌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1000명대 응답자 여론조사 샘플을 확보하는 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긴 하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갖고 있는 회선을 총동원해서 실시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전화 회선을 동시에 막대하게 투입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래한국연구소가 재정이 탄탄하지 않아 지방 정치인들 상대로 돈을 빌려가면서 여론조사 자금을 댔던 정황이 강혜경 씨 녹취록 등에서 확인되고, “미래한국연구소가 ‘가짜 샘플’을 동원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보다 더 높게 나오도록 만들었다”는 <뉴스타파> 보도도 감안하면 2시간도 채 안 돼 벌인 여론조사로 1000명 응답자 여론조사 샘플을 정말 확보한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김동규 탑위드 대표는 “보통 1000샘플은 이틀간 하고, 하루에 500개 이상 하지 않는다. 표본의 대표성 문제 때문에 날짜와 시간을 분산시켜 조사한다”며 “이런 식으로 한 방에 몰아서 한다는 건 연령별, 지역별 비례성과 대표성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사에서는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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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PNR이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중 조사시간 10시간 미만인 사례 1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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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2021년 8월7일 진행한 PNR 여론조사 문항. 국민의힘 유력 후보중 한명인 홍준표는 양자대결 설문 문항에서 빠지고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만 민주당 후보 상대로 지지율 조사를 했다.



■양자대결 시 홍준표 누락, 윤석열만 포함한 여론조사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대세론'을 만들기 위해 양자대결 조사 때 홍준표 후보를 일부러 누락한 채 조사 문항을 만든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워치독>팀이 지난 22일 보도한 <[단독] 명태균,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 때도 여론조작 의혹>에서 볼 수 있듯이 특정 후보만 넣거나 누락한 채 양자대결을 조사하면 조사 대상으로 포함된 후보만 각인돼 ‘특정 후보 대세론’이 형성될 수 있는데 이와 유사한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2021년 2월 9일 공표된 PNR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후보의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 이낙연 후보 모두와 가상대결을 붙여 승리하는 결과를 냈다. 반면, 홍준표 후보의 경우 이재명 후보와만 가상대결을 붙였고 패하는 결과만 발표했다. 또 2021년 8월 1일과 8월 8일 실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PNR은 모두 홍준표 후보를 제외하고 오직 윤석열 후보만 포함해 이재명, 이낙연 후보와의 지지율 대결 조사를 벌였다.


<워치독> 취재에 응한 여론조사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특정 후보만 포함해 가상대결 문항을 반복해서 만들었다면, 누락된 후보 입장에서는 조사 과정을 부당하게 느낄 수 있고 항의를 하는 경우도 많아서 보통 여론조사업체들은 동등한 조건으로 문항을 설계한다”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문제 제기를 안 했다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인데, 후보 간 지지율이 팽팽했다면 분명 오해의 소지를 피할 수 없는 여론조사”라고 말했다.


즉, PNR 여론조사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모두를 상대로 이기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반면, 홍준표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지는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만 4개월간 계속 발표되었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윤석열 대세론’이 퍼지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조하준·허재현·김성진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 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진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가 만든 권력 감시 공동 취재팀이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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