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터뷰인터뷰 [혁신후보 연속 인터뷰] ‘땅공회항 갑질폭로’ 박창진 “정의당 아닌 민주당 후보로 출마결심한 계기? 이재명을 닮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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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4,882회 작성일 24-03-09 16:14본문
[사진설명] 박창진 민주당 비례 후보 출마자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무도한 정권에 맞서 노동자의 가치를 찾겠다!”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이자 전 정의당 부대표 출신 박창진씨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창진 후보는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박창진 후보는 “최소한의 보호막조차 없는 약자와 소수자들, 어딘가에서 갑질을 당하고 있을 노동자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며 출마 선언을 했다. <리포액트>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박창진 후보를 만나 정의당을 나와 시민 활동가로 다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출마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 보았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고자 입당한 정의당
"편협한 이념주의에 빠져 사적 권력 남용"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갑질을 폭로를 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노동자들이 사측에 저항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거대 재벌 기업의 가족들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더 무참하게 제 권리를 짓밟고 그들의 죄를 무마하기 위한 방식으로 흘러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한 항공 측은 사과문을 세 번 냈는데 사과문의 전제가 사무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못 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어요. 동료들이 거짓 진술을 하고 언론이나 검찰과 같은 거대 권력의 편에 섰습니다. 이런 상황을 접하면서 다른 약자들처럼 제 사건도 잊혀지고 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그래서 그 이후 세상이 조금이라도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2018년 노회찬 의원님이 돌아가시면서 노동의 가치를 이끌어갈 주체가 없어졌는데 그 역할을 해달라는 정의당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제가 당했던 것처럼 부당한 갑질을 많이 당하지만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노동자들고 함께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밑걸음이 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정의당의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두 번째는 재벌 기업 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주체들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는 만연해 있는 고용 불평등이나 심각한 구직난과 같은 이런 문제 해결은 정의당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의당 안에 들어가 보니 오히려 편협한 이념주의에 몰입돼 있었고 지난 총선 정의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제가 당원 투표 1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편법을 쓰며 자신이 대선 후보가 되기위해 권력을 악용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정의당은 더 이상 대중 정치를 할 수 없는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시민운동으로 시민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2년간의 정의당 생활을 정리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에 몰입돼 있는 태도들을 통해서 정의당 스스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했기 때문에 시민들의 판단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 탈당 후 어떤 활동을 했나요?
"민심이 제대로 관통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사단법인 ‘바른선거시민모임 중앙회’ 회장을 맡았습니다. 선거제 개편 전에는 병립형과 연동형 제도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 했었고 대한 항공 갑질 사건에 대한 발표회라든지 노동자 상담 창구를 만들어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연결 사업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해고 위기에 놓인 맥도널드 노동자와 연대를 해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도왔고 대한 항공 탁구선수단에서 일어난 갑질 사건와 관련해서 해당 선수와 함께 인권위에 제소해 그 선수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는 활동도 했습니다. 이 일은 KBS에 보도까지 됐습니다. 이런 연대 사업들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리고 국회도서관에 가서 열심히 공부도 했습니다. 예비 정치인 중에 제일 열심히 국회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었을 겁니다."
폭넓은 대중 정치가 가능한 민주당에서 소외받는 노동자 대변하고 파 출마 결심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후보로 출마를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시민의 삶을 바꾸는 방식에 있어서 노동자 대표라는 상징성을 가진 제가 민주 진보 계열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님이 가지는 위치가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제대로 된 정치 집단의 대표라는 의미가 큽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약자의 계층부터 중상위 계층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반노동적인 정책을 하고 있습니까? 노동자는 죽어도 상관없는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잘못된 리더가 얼마나 시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가를 절실히 보여주고 있기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민주당에서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이번 총선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국회에 들어가서 가장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노동 인권과 관련된 갑질 피해자가 많이 있습니다. 노사(勞使) 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사측에서는 인사권을 통해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 과오(過誤)가 증명되기 전까지는 직장 갑질 119(2017년에 출범한 갑질 당한 직장인을 돕는 민간 공익단체)법에 의해 절대 해고할 수 없는 법을 발의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풀랫폼 노동자(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불특정 조직이나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수 혹은 소득을 얻는 일자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필수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 이 플랫폼 노동자들이 산재 보상이나 노동 시간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이분들이 노동자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더불어 배달의 민족’법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제가 대한 항공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많은 분들이 아직도 박창진을 기억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누군가는 용기 내서 그 부정함을 바르게 알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정치 권력을 통해서 효용감을 대중이 느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조국혁신당과 송영길 소나무당이 창당 됐습니다.
"각 당이 표명한 부분에서 가치를 잘 실현한다면 국민들의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이미지로만 정치를 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평가는 받을 수 없을 겁니다. 각자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더 폭넓은 대중 정치를 할 수 있는 민주 진보 정당의 연합체가 구성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이재명 대표보며 희망과 용기 얻어
-이재명 대표와 인연이 있나요?
"2017년 촛불 집회할 때 매주 집회에 나갔습니다. 당시 이재명 대표님이 집회 현장에 오셨는데 팬심으로 제가 사진을 찍자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대선 때 정의당 대선 후보였던 심상정 대표 수행비서로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을 했는데 이재명 대표님이 저한테 오시더니 악수를 청하시더라고요. 저를 아시고 악수를 청하신건가 궁금해서 대표님께 저를 아시냐고 물었는데 거대 권력의 싸움에서 용기를 낸 사람이지 않느냐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노회찬 의원님의 정신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노회찬 의원님은 약자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는 정책을 펼치셨는데 이재명 대표님도 그런 면이 있구나를 느꼈고 그 뒤로 이재명 대표님이 어떤 분인가 궁금해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거제도에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고 대한 항공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는 승무원이 될 때까지 자력으로 성실하게 노력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님이 힘든 시절을 극복하고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얻었고 나도 닮아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변화의 시기.
변화를 거부하면 도태(陶汰)될 것.
-민주당 내에서 공천 탈락에 불만을 가져 탈당을 하는 의원들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생겼습니다.
"저는 민주당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의당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변화를 거부하면 도태(陶汰)됩니다. 매번 총선 때마다 시민들은 변화를 요구합니다. 구태 세력은 물러나야 합니다.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고 끊임없이 정치는 진보해 나가야 합니다. 공천 잡음은 생기는 게 당연합니다.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을 마치 당이 잘못한 행위로 치부하는 언론 몰이와 여론몰이가 잘못된 것입니다. 정의당이 토태 되고 변화를 못 했던 이유도 소수들이 모여 계파를 이루고 변화를 거부해도 그동안에는 표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민주당은 120만 명이나 되는 당원들이 한 결정인데 그것을 거부하면 안 되는 거죠. 그 어떤 여론조사보다 더 크게 표집된 민심의 반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원들을 믿고 과감한 변화의 시기에 낡은 옷을 벗어야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사당화’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사당화는 오히려 정의당에서 많이 봤죠. 제가 상위 순번이었는데 대표가 당권을 쥐고 대선에 나가기 위해 여성과 청년에게 더 집중하겠다며 여성과 남성을, 청년과 기존 세력을 갈라치기하는 문법을 써서 순번을 바꿔버렸죠. 이런 것이 사당화입니다."
-본인을 혁신 세력이라고 생각합니까?
"우리나라 노동자 중에서 재벌 세습 가족의 일원인 갑질녀의 죄를 물어서 감옥에 가게 한 사람은 저 박창진이 유일합니다. 각종 범죄 혐의와 경영 능력에 문제가 많음에도 대표이사로 있었던 사람을 그 자리에서 해임하게 했습니다. 저는 화려한 이력도 없고 전문가 그룹도 아니라서 보시기에 많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 지식이 많으면 뭐합니까? 불의와 타협하고 기득권에게 고개 숙이는 사람보다는 불의한 일에 용기를 내 과감하게 도전해서 바꿔 본 사람, 그런 사람은 저 박창진이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에 국회에 들어가게 된다면 민주당에서 선명한 개혁적인 변화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민주당 경선 투표 당원 참여율이 70%가 넘었다는 소식에 박창진 후보는 "이와 같은 높은 투표율은 당심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많은 힘을 실어줬지만 개혁을 수행해내지 못했고 기득권의 눈치만 보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이런 정치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민주당은 지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이라며 반드시 국회에 들어가 노동자들의 가치를 높이는 노동 정책으로 투쟁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및 정리/ 정숙 <리포액트>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