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성공하자마자....명태균, 같은 여론조사 기법으로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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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451회 작성일 24-10-22 11:01본문
[사진설명] 명태균
-명태균과 거래한 27명 여권인사 목록에 포함
-경남지사 공천 의혹서 등장한 언론사 또 등장
-'홍남표 대세론' 조작? 이상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발표 전 홍남표 캠프→명태균 통화
-윤한홍 등 친윤 정치인 '마산고 카르텔' 아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인 경남도지사를 뽑는 국민의힘 공천뿐 아니라 기초단치단체장인 경남 창원시장 공천에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되도록 도운 '여론조사로 대세론 만들기 수법'이 국민의힘 창원시장 공천 과정에서도 활용된 흔적이 엿보인다.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1일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취재팀이 명 씨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쪽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27명의 전·현직 정치인 가운데 홍남표 현 창원시장의 이름이 확인된다. 명 씨가 실질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미래한국연구소는 실제로 PNR(피플네트웍스 리서치) 여론조사를 여러차례 진행했는데, <워치독>팀이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에 등록된 2022년 창원시장 여론조사를 확인한 결과 홍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한 것처럼 의심되는 정황들이 다수 드러난다.
■ 홍남표만 빠진 이상한 가상대결...대세론 부각 위해?
PNR이 2022년 3월 14~15일 조사를 실시해 25일 공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27.8%로 지지율 1위, 차주목 국민의힘 후보가 2위(17.7%), 홍남표 국민의힘 후보가 3위(6.9%), 민주당 이흥석이 4위(5.4%), 국민의힘 허영 후보가 5위(3.5%)를 차지했다. 현 창원시장인 홍남표 후보는 3위에 그친 것이다. 여기서 PNR 리서치는 국민의힘 후보로만 적합도 조사를 다시 하는데 이 조사에서 홍남표(14.9%), 차주목(11.7%), 조청래(8.9%), 송병권(6.8%) 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여야 포함 창원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허성무 후보에 이어 2위였던 차주목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 적합도 조사를 거치며 3위 홍 시장보다 3.2%p 뒤쳐진 석연찮은 지지율 수치를 받은 것이다.
이어 3월 27일 PNR 리서치가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더더욱 의아한 부분이 발견된다. 해당 조사에선, 앞선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1위(31.7%)였고, ▲국민의힘 차주목 2위(17.2%) ▲국민의힘 홍남표 3위(9.7%) ▲국민의힘 장동화 4위(5.3%) ▲국민의힘 허영 5위(3.5%)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이때 PNR 리서치는 3월 27일 창원시장 양자 가상대결 결과를 함께 발표하면서 예비후보군 중 지지율 3위를 기록한 홍남표 후보만 조사에서 빼고, 2위 차주목, 4위 장동화, 5위 허영 후보만 넣고 조사를 벌였다. 이때 양자대결에서 허성무 후보를 이긴 국민의힘 후보는 없었다. 즉, 홍남표 후보를 제외하고 모든 국민의힘 후보가 열세에 위치한 것처럼 비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셈이다.
당시 홍남표 캠프 사정에 밝은 지역 정가 관계자 ㄱ씨는 <워치독>과 한 인터뷰에서 "홍 시장이 지역 내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여론조사에서 1~2위로 나오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며 "양자 가상대결에서 홍 시장을 뺀 것은 의도적으로 홍남표 대세론을 띄우기 위한 여론조사"라고 전했다. 여론조사 업계에서도 특정 후보를 빼는 방식의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제재 사항이 될 수 있는 만큼 공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워치독>과 한 통화에서 "양자 가상대결 조사 때 특정 후보를 빼놓고 할 수 없도록 여심위가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은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가 통화한 녹취록에서도 확인된다. <워치독>이 확보한 녹취록을 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4월22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 국민의힘 후보 공천 관련해 "박완수가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왔다"면서, 공천 개입을 위해 지역 언론을 활용하려고 했던 정황이 드러난다. 명 씨는 또 강 씨와 통화하면서 "경남 매일(언론사) 한 번 확인해보고 내일 바로 때려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고, 강 씨는 "(기사) 때려야 되는데 신문사 쉬는 날이라. 토요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명씨는 "그럼 일요일 해갖고 월요일 날 때려야 되나"라고 했고, 강씨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명 씨와 강 씨의 통화 녹취록에 등장한 <경남매일>은 PNR과 함께 앞선 창원시장 여론조사들을 의뢰한 지역 언론사다. ㄱ씨는 이에 대해 "명 씨가 여론조사를 공표하기 위해 지역 언론사인 경남매일을 끌어들였다"며 "이름이 비슷한 '경남○○(언론사)'도 명 씨의 여론조사 공표기관 역할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또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이 확보한 통화 내역에 따르면 홍 시장만 빠진 의문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2022년 3월 26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지역구(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비서관인 최아무개 씨가 미래한국연구소 법적 대표이사인 김태열 씨에게 전화했으며, 국민의힘 경선을 앞둔 4월 5일엔 명 씨가 최 씨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선거 뒤인 7월 24일에도 명 씨가 홍 시장 및 최 씨와 통화했다.
지난 16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도 홍 시장의 상대 쪽 변호인이 "명 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아무개 씨(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지역구 비서관), 조아무개 씨(창원시청 고위공무원)와 서로 직접 연락하거나 만남을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왜곡했다"며 "당시 홍 시장도 이를 알고 동조했다.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치를 맞추기 위해 홍 시장의 상대 쪽 후보를 적극 영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설명] PNR(피플네트웍스 리서치)의 2022년 3월 25일 공표 여론조사. 여야 창원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홍남표 후보는 3위게 그쳤으나, 국민의힘 당내 후보 적합도에서는 1위를 하는 석연찮은 부분이 발견됐다. 2024.10.22.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사진설명] PNR(피플네트웍스 리서치)의 2022년 3월 27일 공표 여론조사. 민주당 허성무 후보(1위)와 국민의힘 후보들 간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홍남표 후보만 빠져있다. 홍남표 캠프 사정에 밝은 지역 정가 관계자 ㄱ씨는 "홍남표 대세론을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전했다. 2024.10.22.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사진설명]홍남표 창원시장
■ 마산고 카르텔, 국가산단 이권 위해 창원시장 선거 개입?
그렇다면 의문은 '왜 명태균에게는 홍남표였을까'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 배경에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마산고 카르텔'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 시장은 당시 국민의힘 후보 중 유일하게 외지인 경남 함안군 출신이며, 1982년 기술고등고시합격 이후 행정 관료로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안전국장,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 등을 지내며 줄곧 중앙 무대에서만 활동했다. 창원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홍 시장을 선거에 끌어들인 인물들이 같은 마산고 출신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그의 지역구 비서관인 최 씨라는 게 ㄱ씨의 설명이다.
특히 마산고 출신인 최 씨는 명 씨와도 가까운 사이로 파악된다. <워치독>이 확보한 최 씨의 과거 명함 중에는 최 씨가 2018년 윤 의원의 지역구 사무국장에서 물러난 후 명 씨가 운영하던 언론사 <시사경남>의 대표를 맡았던 기록이 확인된다. 최 씨는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홍남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선거운동용 '네이버 밴드'로 지역 인사를 초대하거나 후원회를 실질적으로 설립하는 등 캠프를 조직했다. 홍 시장과 명 씨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도 파악하고 있다.
[사진설명]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국민의힘 윤한홍 국회의원 지역구 비서관인 최아무개 씨의 과거 명함. 시사경남은 명태균 씨가 운영한 언론사로, 최 씨는 이곳에서 대표직함을 가진 바 있다. 2024.10.22. 익명 제보자 제공
아울러 최 씨와 함께 창원시청 고위 공무원인 조아무개 씨도 홍 시장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데 조력했다고 전해진다. 최 씨와 함께 홍남표 캠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조 씨도 마산고 졸업생으로, 윤 의원과 최 씨, 홍 시장의 후배이기도 하다. 마산고 출신인 이들은 모두 명 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보니 명 씨의 영향력이 창원 지역 선거 정치뿐 아니라 시와 연계된 국가정책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스타파> 등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3년 3월15일 대통령실이 창원 국가 산업단지 선정을 발표하기 전, 이를 알리는 김영선 전 의원의 현수막과 보도자료 등을 미리 준비했다. 명 씨가 국가 산단 선정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정에도 개입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명씨가 창원 지역 선거에 눈독 들인 사유가 단순 인맥 차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역사업 이권 개입 차원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워치독> 팀은 홍남표 시장, 명태균 씨 등에게 여론 조작 및 공천개입 의혹과 마산고 카르텔 의혹, 국정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물으려고 연락을 시도했으나, 모두 받지 않았다. 윤한홍 의원은 <워치독>팀에 “최씨가 2016년 총선 때 1년간 내 비서였지만 2017년 이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창원시청 고위 공무원인 조 씨는 "홍 시장과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라면서도, '홍 시장을 선거에 나서도록 했느냐'는 질문에 "(이제) 의미없는 이야기이고,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홍 시장은 창원시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선거 당시 홍남표 후보 측 캠프에서는 2022년에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 기간 중 어떤 여론조사도 의뢰하거나, 또는 그 결과를 언론에 배포한 사실 자체가 아예 없다"고 주장했다.
창원 = 김성진,조하준,허재현 기자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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