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2019년 북한 책임자 만난 남북교류단체 대표 2인 “대북송금은 김성태 쌍방울 사업비라고 설명, 이재명 얘기 없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680회 작성일 24-09-26 22:40본문
[사진설명] 제보자는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북한 당국 책임자로부터 “쌍방울이 돈을 보내오는 목적은 사업비”라고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2019년 북한에 건넸다는 800만 달러는 '쌍방울 대북사업을 위한 계약금'일까요.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일까요. 정확한 진실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리포액트>는 2019년 김성태 회장이 접촉한 북한 간부(송명철,리호남 등)를 오랫동안 만나온 다른 두명의 대북사업가를 어렵게 접촉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당시 북한 관계자로부터 "이재명 방북 관련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고 대북송금은 김성태 개인 사업을 위한 비용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공통된 증언을 합니다. 곧 본격화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재판'에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의 증언입니다. 바로 국정원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로, 김OO 소장은 국정원에 "쌍방울이 주가부양을 위해 북한에 돈을 보내고 있다"고 보고한 장본인입니다. <리포액트>는 지난 6월 어렵게 수소문해 연락이 닿은 김OO 소장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김 소장의 핵심 설명은 이렇습니다.
“북한의 리호남과는 20년 넘게 교류를 해왔다.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리호남을 만났다. 리호남이 나더러 '북한 단천지구 자원 개발은 언제 할거냐' 하면서 '쌍방울에서는 큰 돈도 가져온다.', '나노스 주가를 띄워서 그 돈을 빼서 중국으로 좀 보내달라 하는 부탁을 했다. 나더러 '쌍방울 같은 중견 기업, 주가 떨어지는 거 하나 들고오면 주가 띄워주겠다'고 제안도 했다. 큰일 날 것 같아 거절했다. 내 직원들도 리호남을 만나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이재명 얘기는 일체 없었다. 리호남은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작원이 아니다. 굳이 말하면, (북한 당국의) 책사이다.”
김 소장의 증언은 이전에 자세하게 보도를 했으니 여기서는 이정도로 짧게 정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김OO 남북교류협력연구소장과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뉴탐사>에서 보도했다.
<리포액트>는 최근 또다른 민간 통일 교류 사업가를 만났습니다. OO 단체의 대표는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실장과 오랜 친분을 갖고 있습니다. 송명철 부실장은 리호남보다 더 북한 내 직급이 높습니다. 김성태 회장은 주로 송명철을 통해 돈을 건네고 송명철 명의의 영수증도 일부 받아두었습니다. 즉, 송명철은 김성태의 대북 접촉 과정 등을 직접 관리한 북한 쪽 책임자로 보입니다. OO 대표는 송명철로부터 “리호남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 국제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위해 사업비를 가져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앞서 <리포액트>가 접촉한 김OO 소장과 같은 취지의 증언입니다.
OO 대표의 증언은 매우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아래에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정리하겠습니다.
-허재현 기자/일단 어떤 분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OO 대표/저는 약 25년간 민간 남북 통일교류 사업을 해온 OO 단체 대표입니다. 통일부에 신고하여 합법적으로 북한에도 여려차례 다녀오고 특히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실장 등과 깊은 친분이 있는 사이입니다. 송명철은 제가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공항으로 영접을 나왔습니다. (제보자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각종 사진, 방북 기록 등을 기자에게 제시하여 확인함)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남북 평화대회를 찾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북한의 공작원 리호남에게 70만 달러를 건넸다는 주장의 진실성 논란이 있습니다. 그당시 마닐라 국제대회도 참석하셨는지? 리호남은 보셨습니까?
=저도 마닐라 대회 현장에 있었고 북한 관계자 등과 두루 만났습니다. 리호남은 마닐라에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추진하던 사업의 진척을 논의하기 위해 리호남에게 꼭 할 말이 있어서 계속 대회장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리호남은 없었습니다. 제가 송명철에게 '이번에 리호남은 혹시 안왔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리호남은 이번에는 오지 않았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리호남이 대회 참석차 공식적 방문이 아니라, 비공식적으로라도 마닐라에 왔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리호남이 이번에 대회초청은 못받았더라도 와있기는 하니까 만나보라는 식으로 송명철은 저에게 반드시 알려줬을 것입니다. 왜냐면 그들은 제가 어떤 남북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 그걸 성공시키기 위해 그들 입장에서도 저를 도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송명철은 제가 안부수를 만나도록 주선해주기도 했습니다.
-마닐라 행사 끝나고 북한 일행과 함께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를 같이 탔는데 리호남은 못봤다고요?
=네. 마닐라에서는 공식 일정들이 많아서 송명철 등 북한 일행과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송명철이 '할 이야기가 많은데 여기는 좀 그러니 북경으로 같이 갈 수 있느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북경행 비행기 표를 끊었는데 공교롭게도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송명철 부실장 등 일행과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됐습니다. 북한 일행 좌석의 바로 맞은 편이었는데 리호남은 그때도 없었습니다.
-송명철 부실장으로부터 김성태나 이재명 등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있는가요?
=2019년 1월26일부터 30일까지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송명철로부터 김성태 이야기는 들었어요. 제가 북한에 약속한 녹화사업이 있는데 남쪽 기업 후원을 이끌어오지 못해 벽에 부딪혀 있었습니다. 그때 송명철이 김성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쌍방울은 여러 직원들 동원해서 책 뭉치 속을 칼로 파내서 달러를 숨겨서 가지고 온다. 왜 당신은 그렇게 못하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뭐라 답했습니까?
=통일부에서 고려항공 티켓 산 것까지 한국은행 통해 보고하라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비밀로 돈을 가지고 나올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송명철 부실장은 쌍방울이 가져오는 돈은 무슨 목적이라던가요?
=사업 자금의 일부라고 했고 앞으로도 계속 들어올 거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방북 이야기는 없던가요?
=전혀 없었습니다.
-2019년 1월 김성태 회장은 이재명 방북을 위해 5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고 합니다. 그런데 송명철 부실장이 이재명 이야기를 전혀 안하고 쌍방울 사업비라고만 설명 했나요?
=만약 그 돈이 이재명 방북과 연관돼 있다면 송명철이 저에게 이재명 이야기를 반드시 했을 것입니다. 왜냐면, 제가 추진하던 북한 산림녹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필요는 북한 쪽과 제가 일치했거든요. 북한이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위해 돈까지 받고 있었다면, 저더러 경기도를 통해 도움을 받으라고 권했을 것입니다.
[사진설명] 제보자가 북한 일행과 함께 2019년 7월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를 탄 것을 증명하는 여권 및 탑승기록 사진. 제보자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함.
이들의 증언이 어떻게 보이십니까. 김성태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 외에 검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입증할 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포액트>가 접촉한 두 증언자의 설명은 앞으로 이재명 대표 재판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재판 때는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고, 신진우 수원지법 부장판사도 “국정원 문건의 내용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전 부지사에게 유리한 증거는 모두 기각한 바 있습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관련 기사>
[단독 인터뷰] ‘쌍방울 주가조작’ 국정원 문건 등장 인물 “내용 신빙성 없다고? 리호남 설명 들은 사람 10명 더 있다”
[취재후] 검찰 핵심증인 안부수 “리호남 못본 건 맞다” 인정...‘이재명 대북송금 재판’에 어떤 영향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