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터뷰인터뷰 권향엽 인터뷰 “대선후보 배우자실 경력 공천 서류에 적지도 않아...30년 민주당 당직자이자 김대중 문재인 정부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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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3,271회 작성일 24-03-07 19:19본문
[사진설명] 권향엽 민주당 예비후보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 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한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언론은 권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는 배우자실의 부실장을 맡은 이력만을 강조해서 권 후보의 30여년 가까운 정치경력을 삭제하듯 해버리고 있다. 권 후보는 "특혜 공천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며 당에 먼저 경선을 요구했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여 서동용 현역 의원과 곧 경선을 앞두고 있다.
<리포액트>는 7일 권 후보와 어렵게 접촉해 그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았다. 권 후보는 "정치인 김대중을 존경해 1987년 민주당에 입당해 밑바닥에서부터 각종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김혜경 비서라는 허위사실을 퍼뜨려 사천 논란을 억지로 일으키는 언론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맞서 당당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혜경 비서였던 적 없어. 후보 배우자의 대중활동 지원 업무"
"사천논란은 공작정치...한동훈의 김건희 방탄 국회 물타기용"
다음은 권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오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한번 "이재명 대표 쪽은 권향엽씨가 (배우자의) 비서가 아니라고 하는데 자기들이 비서실 밑에 넣어놓고 비서가 아니라고 어떻게 하느냐. 수행을 안했다고 하는데 수행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을 어떻게 보시나.
"<문화일보>가 먼저 이렇게 사천 논란을 촉발시켰는데 나를 김혜경 수행 비서처럼 보도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허위 비방성 발언이다. 중앙당에서 법적 조처를 했다고 알고 있는데 한동훈 비대위원장까지 나서서 이런 주장을 하는 건 김건희 여사 방탄 국회 운영에 대한 물타기 공작 정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비서실의 부실장이라고 알려졌다.
"비서실이라고 명칭하지도 않았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선대위 여러 기구중에 배우자실이 있었다. 배우자실은 대선 후보 배우자의 활동 지원을 위한 기구였다. 배우자실의 실장은 현역 국회의원이 맡았고 나는 부실장으로 임명을 받아 활동을 했다."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했는지.
"나는 민주당의 오랜 당직자였고 그당시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또 국회 부의장(김상희) 비서실장을 겸하고 있던 때였다. 선대위 조직에 여러 사람들이 추천되어서 활동한 것이고 후보 배우자가 여성 단체와 각종 시민단체 접견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함께 하기 때문에 지원 조직이 필요했던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배우자 비서실 이런 게 아니라 후보 배우자의 대외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이었다. 모 언론에서는 내가 페이스북에 김혜경 여사와 동행한 일정 사진 하나만 갖고 비서처럼 보도하던데 그때는 벤처 창업을 하는 전문직 여성들, 그리고 공동육아를 하는 분들, 스마트팜 종사자 분들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그런 기획 일정이었고 나는 그 행사의 총 기획자였다. 그런데 무슨 나를 김혜경 여사 개인 심부름 한 것처럼 몰아가고 아무리 정치가 상대 당에 공세를 취하는 것이라 하지만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 질까봐 조급한가보다. 사천논란을 당당하게 돌파하기 위해 당에 경선을 요청했고 그게 받아들여졌다."
-경선일자는 언제로 잡혔나.
"중앙당 선관위에서 3월15~16일 경선을 하도록 결정했다."
-경선에서 이길 자신은 있나.
"자신 있다고는 말 못한다. 하지만 과거에도 이길 것 같아서 경선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옳은 길이니까 그렇게 가는 거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현역 서동용 의원과 당당하게 경선을 하고 당당하게 졌다. 내가 옳다고 판단하는 그 길을 위해서 내가 오랫동안 청춘을 몸바친 민주당에서 성장한 당직자로서, 김혜경 개인 비서라는 식으로 이렇게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 양 보수언론을 동원해서 민주당 혁신 공천 자체를 음해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광양 지역에서 민주당 여성정치인 도전이 수십년째 없어
여성전략특구 지정으로 지역에서도 여성정치인 배출해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가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된 것에 대해 많은 언론이 의아해 한다. 이 지역에서 수십년간 여성 정치인이 없었나.
"호남이 민주당 강세 지역인데 유독 여성 정치인을 배출 못했다. 광주 같은 도시에서는 이름을 알만한 여성 정치인이 나오긴 했지만 지역에서는 김윤덕 의원(신안군 출신 8~10대 국회의원) 정도 배출한 게 유일하다. 벌써 40년이 지난 일이다. 내가 출마한 지역의 민주당 역사가 69년째인데 국회의원에 도전한 여성이 아무도 없었다. 내가 21대 총선 때 도전한 뒤 22대 총선 때 재도전하고 있다."
"지역 특성이 좀 그렇다. 내가 주민들께 명함을 돌려도 잘 안받고 남성 후보들이 명함을 주고 내가 옆에 서 있으면 배우자나 선거운동원인가보다 하고 명함을 받는다. 지역은 이렇게 여성 정치인에게 보수적이다. 그래서 대부분 여성 후보들은 수도권이나 도시 지역구에 출마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해야 하고 이런 도농 복합지역에 출마하는 여성후보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그렇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당에서 기회를 주었겠나. 김대중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 때의 비서관으로서의 경력, 당에서의 오랜 활동 등을 평가하고 또 여론조사에서 두자릿수 지지율이 나오고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니까 당에서 공천 기회를 주었던 거라 본다. 상대는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이다. 민주당이 절대 경쟁력 없는 후보에게 함부로 공천을 줄 수 없다."
-여성으로서 정치적 돌파구를 찾으려면 이런 지역보다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공천을 받거나 비례후보 지원을 하는 등 방법을 택할 수도 있는데 굳이 계속 호남 지역구 정치인에 도전하는 이유가 뭔가.
"저도 물론 중앙당 당직자로서나 김대중 문재인 정부에서 비서관 등으로 일했기 때문에 서울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서울이나 수도권 출마라든지 비례후보 지원 등 생각 안해본 게 아니다. 하지만 전남 광양은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고 시댁도 여기에 있고 내가 너무나 아끼는 고향이다. 광양은 국가산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저탄소 정책으로 갈 수록 지역 산업기반이 위태로와지고 인구가 소멸되고 있는 등 문제가 많다. 내가 오랫동안 중앙정치에서 쌓았던 경험들을 기왕이면 내 고향을 위해서 보탬이 되는 쪽으로 정치를 하고 싶었다. 여성으로서 이곳은 당선되기 어려운 험지이지만 꼭 지역에서 당선 되어보고 싶다."
[사진설명] 권향엽 후보의 출마선언 자리에 모인 지역구 주민들
"김대중 옥중서신 읽고 민주당 돕기 위해 무작정 입당
각종 봉사활동 등 밑바닥에서부터 당 활동만 30여년"
-정치입문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화민주당으로 후보 출마할 때 입당원서를 내고 대학생으로서 자원봉사부터 시작한 게 정치이력의 시작이다. 대학생 때 김대중 선생님의 옥중 서신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엄혹한 시절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서 싸우면서 생명이 위태로운 가운데서도 이희호 여사와 주고받았던 여러 편지들을 보면서 이분이 강한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힘들다고도 말할 줄 알고 아프다거나 화가 난다고 말하는 평범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끼고 뭐라도 돕고 싶었다. 가톨릭센터 등에서 몰래 518 항쟁 관련 다큐물을 보고 굉장히 충격받아서 반드시 민주화를 이뤄야겠다는 결심도 했었다. 민주당 통일국제위원회 국제국 부장직을 가졌던 적이 있다. 김대중 선생께서 거의 정치 테러에 의해 수장되다시피 했다가도 구출된 게 국제 연대 속에서 된거잖나. 그래서 해외 언론 보도 동향을 파악하는 게 당시에는 아주 중요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었다. 매일 해외 언론을 스크랩해서 번역해서 당에 보고하고 어떻게 국재연대를 준비해야 하는지 그런 역할을 했던 기억도 난다. 그냥 김대중 선생을 위해 뭐라도 돕고 싶어 시작한 정치생활, 밑바닥에서부터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해봤는데 그 경험들 자체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 나는 누군가의 계파나 보호 속에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 계속 현장에서 정치를 배웠고 그 경험만으로 여전히 정치를 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던 여러 핵심정책을 담당하는 비서관으로도 일했던데.
"김대중 정부 때는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실 산하에 여성가족 비서관실에 있었다. 그곳의 행정관이었다. 제일 기억나는 게 육아휴직을 2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는 정책을 이뤄낸 것이었다. 지금은 육아휴직이 너무 당연하지만 그때만 해도 사회적으로 이 육아휴직 기간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조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지금의 여성가족부라는 독립된 부처를 만들 때 내가 성평등 정책을 위해 각종 협의조정을 하는 역할에 참여한 경험도 아주 뿌듯한 기억으로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재직했는데, 공공기관 임원이나 장차관 등을 임명할 때 장애인 비장애인, 중앙 및 수도권 지역과 지방 인재, 여성과 남성 등 적절히 균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일을 했다."
-권 후보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딱히 김혜경 여사나 이재명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게시물이 없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행보나 현장 시민활동 등이 주를 이루던데.
"저의 당직 경험 전체로 봤을 때 대통령 후보 선대위 임시 활동은 아주 작은 경험중의 하나이다. 이번 공천 신청하면서 서류에 대통령 후보 선대위 경력은 아예 쓰지도 않았다. 후보 배우자실 부실장 때도 김혜경 여사에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인사 드린 게 다이고 선대위 끝나고 나서도 그분을 사적으로 한번도 뵌 적 없다."
(<한겨레>는 6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이 여성 전략특구에 공천됐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대선 당시 김혜경씨를 수행한 사실은 '고려사항이 아니었고 몰랐다'고 말했다"고 뒤늦게 보도했다.)
-페이스북을 보니, 후쿠시마 오염수방류 규탄집회나 이태원참사 특별법 통과를 위한 집회 등에 꾸준이 참석했더라. 집회 한번 나오지 않는 민주당 당직자들도 수두룩하다. 굳이 열심히 현장에 나온 이유가 따로 있나.
"김대중 선생을 보좌하면서 얻은 정치철학이다. 김영삼과 김대중 두 정치인은 스타일의 차이가 있었다. 김영삼은 위에서부터 정리해서 아래로 의사가 결졍되도록 사회갈등을 풀어갔다면 김대중 당시 총재는 늘 사회적 연대를 중요시 여겼다. 아래로부터의 협의를 통해 연대를 하고 힘을 규합하는 정치를 했다. 당신께서는 늘 어떻게 보면 어려운 길을 일부러 가면서 문제를 푸는 정치를 해내곤 했다. 그런 정치를 계속 닮고 싶다. 정치는 늘 힘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그대로 방치한 건 윤석열 정부가 큰 잘못을 한 것이다. 한번 외교적 관례가 생기면 이것을 거꾸로 뒤집기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는 우리 국민이 길거리에서 행정력의 부재로 압사를 당한 끔찍한 일이었다. 그때 내 아들이 수능을 준비하던 고3 학생이었는데 곤히 잠자고 있는 모습을 가만이 보면서 손을 만져보는데 따뜻하게 만져지니 부모로서 펑펑 눈물이 다 나더라. 이태원참사나 세월호참사로 자식을 잃은 분들의 슬픔이 얼마나 컸겠나. 내가 섬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바닷바람이 얼마나 찬지 안다. 팽목항에서 자식들 돌아오기만 기다렸던 그 부모님들이 얼마나 추웠을까. 그런 걸 생각하면 가만이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참사의 책임이 있는 이상민 행정부 장관을 그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쓰고 있지 않나. 이번 선거는 반드시 비정상적인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되어야 한다."
[사진설명] 권향엽 후보의 선거홍보물
"민주당 현역 물갈이는 그간 분노한 당심의 표현...
불의에 맞서 싸우는 민주당 위해 의정활동 하겠다"
-경선이 벌어지는 타 지역구에서 민주당 현역물갈이가 대폭 이뤄지고 있다. 어떻게 보았나.
"친명계가 횡재하고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는 당연히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지만 밑바닥 당심에는 제대로 윤석열 정권에 맞서싸우지 않는 기존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 또한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거대 다수 의석을 주었는데도 문재인 정부에 이어 정권 재창출도 못해내지 않았나. 변화의 열망이 바람처럼 불고 있는 경선 결과라고 해석해야 한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 재상정 되었을 때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
"법 앞에는 만인이 공평해야 한다. 당연히 찬성 투표를 할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김건희 모녀가 실수익을 23억 정도를 얻었다고 되어 있는데 수사도 안하는 게 말이 되나. 국민적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되었다."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재상정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마찬가지다. 체포 동의안 내용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검찰의 수사내용이 타당한지 여부를 분석해보고 투표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도 검찰 수사를 부인하고 있지 않다. 대장동 특검도 함께 추진하지 않았나. 다만, 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면서까지 수사가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찰의 추가 수사 내용이 더 명확한지 보고 신중하게 투표해야 한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3권 분립 국가에서 입법부 행정부 견제를 위해 헌법이 마련한 장치이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이 사천 논란을 제기하기 전 내게 전화 한통이 없었다. 진보든 보수든 떠나 그런 추측성 기사좀 쓰지 말고 공정하게 팩트 중심으로만 보도해주었으면 한다. 제발 부탁드린다. 이런 가짜뉴스들에 막상 피해를 당해보니 참담하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