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민주당이 답답해 조국당 찍는다”는 언론 프레임의 위험성...“진짜 답답한 세력들을 감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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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3,041회 작성일 24-04-02 15:52본문
[사진설명] <한겨레> 보도
<한겨레>가 최근 "답답한 민주당" 프레임을 밀면서 "조국혁신당이 뜨는 이유"를 기획보도하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는 민주당이 답답해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의 반응을 모은 기획입니다.
'조국혁신당 돌풍현상'은 정치권의 뉴스이니 대중의 관심은 어느정도 이해될 수 있지만, 최소한 언론은 분석에 있어 거짓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답답한 민주당"을 누가 만들었는지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이재명 책임"이라는 식의 보도는 왜곡보도입니다. "민주당을 그동안 답답하게 만든 세력들을 감춰주고 비판을 피해가게 만들 수 있어" 위험합니다. 특히 <한겨레>는 지난 지방선거 직후 "조국 때문에 지방선거 졌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너무나 비논리적인 보도가 선거 전후로 특히 <한겨레>에서 쏟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무조정실장 하나도 이재명 뜻대로 임명못한 사연
<리포액트>는 수개월간 민주당 내부 인사들을 접촉해 '민주당 혁신을 가로막아온 정치인들'에 대한 취재를 벌여왔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을 혁신하고 윤석열 정권에 강력하게 대항하려 할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게 바로 민주당 내 친문 기득권 세력들입니다. 대표적인 하나의 사건을 예로 들어 드리겠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봄 당 정무조정실장을 강력한 개혁성향의 원외 인사에게 맡기려 했다가 당 내부의 반대로 좌절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인사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민주당이 여의도 국회가 아닌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의 목소리를 중요시 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여전히 여당인줄 착각하고 행동하지 않는 야당" 이라고 수시로 주장하던 인사였습니다.
그런데 이 인사를 정무조정실장으로 임명하려 하자 친문 세력들 중심으로 당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당 운영을 거의 마비시킬 수준으로 강한 압박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결국 김영진 의원이 정무조정실장으로 최종 임명되었습니다. 언론은 김영진 의원이 친명계라서 임명된 것처럼 간단히 분석해버리고 말았지만, 김 의원이 전대협 출신이고 친문 세력과 두루 교감이 있기 때문에 임명된 것입니다. 이는 아직 언론에 한차례도 드러나지 않은 비화입니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정태호 의원이, 총선을 앞둔 시기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이재명 대표의 복심이라고 볼 수 없는 조정식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은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됩니다. 언론들은 조정식 의원 등을 이 대표의 측근처럼 설명하지만, 이 대표가 속내를 털어놓고 온갖 일을 상의하는 최측근은 아닙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리포액트>에 "이 대표가 조정식 의원과 정태호 의원에게 민주당 핵심 요직을 맡긴 것은 친문 세력 관리와 배려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지만 당의 주요 인사들을 본인의 측근이 아니라 친문 세력들까지 두루 앉힌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만큼 이재명 대표는 원내 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입니다. "친명계가 당을 장악했다"고 언론이 간단히 분석해버리지만, 실제로 원내에서 이 대표의 측근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건 너무 당연한 게 이 대표 스스로가 초선 의원이기 때문이지요.
이 대표가 당대표 선거에 나선 것도 실제로는 이해찬 전 대표의 설득이 강하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해찬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리포액트>에 "원래 이 대표는 집단지도체제를 고려했다. 이걸 뜯어말린 분이 이해찬 전 대표이다.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 직후 이해찬 전 대표는 이재명 의원을 불러 '비록 선거에서 졌지만 당신을 응원하는 당원들만 믿고 결단을 내리라'고 조언해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이해찬 전 대표와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당 운영이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입니다.
[사진설명] 단식으로 쓰러진 이재명 대표
■이재명 대표가 단식한 이유... 민주당 내부 투쟁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인 것도 실제로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대항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개혁법안 상정에 소극적인 민주당 의원들의 투쟁동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도 있었다는 게 민주당 핵심 관계자 등의 설명입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더민주혁신회의 같은 원외 조직이 출범한 것은 원내에서 소수파인 이재명 대표를 저대로 고립되게 두어선 안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이 대표의 단식은 윤석열 정권과 민주당내 온건파 의원들 모두에 대항하는 전략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늘 "중도층을 놓치면 선거에 진다"는 전략을 복음처럼 여기면서 이 대표를 압박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실제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은 이런 철학을 공유합니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리포액트>와의 인터뷰에서 "조국을 지키라고 나온 촛불시민들은 어차피 민주당을 찍을 사람들이다. 중도층이 선거를 가른다. 문재인 정부가 조국 장관을 안고갈 수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비례대표제 개혁' 공약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계속 '병립형 회귀'로 몰고가려 했던 세력 또한 친문 의원들이었습니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리포액트>에 "이재명 대표는 애초에 병립형으로의 회귀는 고민의 선택지에 없었다. 이 대표가 권역별 비례제 개혁안을 고민할 때쯤 친문 세력들 중심으로 이 대표에게 강한 압박이 이어졌고, 평소 이 대표의 우군이 되어주던 이해찬 전 대표마저도 병립형 쪽으로 의견을 줄 정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한겨레> 등 언론들은 "이재명 대표가 비례대표제 개혁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책임지라"는 사설만 내고 실제로 비례대표제 개혁을 후퇴시키기 위해 이 대표를 압박해온 물밑의 세력들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친문세력들은 이재명 대표에게 "중도층을 생각해서라도 총선 앞두고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끊임없이 압박했다"고 합니다. 이 대표를 끌어내리고 비대위 체제로 가야 비례대표 후보에 친문세력들을 대거 넣을 수 있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전직 세총리 비대위 설'아 뜬금없이 언론에 회자됐던 것도 이러한 친문세력의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런 설명까지 했습니다. "사실상 아주 오랫동안 민주당은 이중권력 상태 비스무리 했다. 이재명이 겉으로는 당대표였지만 친문 의원들, 특히 전대협 출신 세력들은 이재명을 대표로조차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있었다"는 것입니다. "임종석을 중심으로 하는 전대협 세력들이 특히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차기 대통령 후보도 이들에게는 이재명이 아니라 임종석이다. 이들이 술자리에서 공공연하게 '임종석,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건 여의도 정가에서 비밀도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운이었을까요.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사퇴해야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당내 압박은 이 대표가 불의의 테러를 당하는 와중에 겉으로 더이상은 분출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이재명 대표가 이끌어왔던 민주당의 혁신은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일반 당원들에 견줘 지나치게 과대 대표되고 있던 대의원제를 혁신하고, 김건희 특검을 끝내 국회 본회의 패스트트랙에 부쳐 통과시키고, 강력한 현역 물갈이를 통해 개혁 성향의 신인 정치인들을 대거 공천한 것은 객관적으로 사실입니다. 이 대표의 손과발을 묶어 아무 것도 못하게 하려한 친문 기득권 세력에 대한 설명없이 "답답한 민주당" 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객관적이지 못합니다. 공교롭게도 "답답한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조국혁신당에 대거 입당한 것은 '정치의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리포액트>에 "이재명 대표도 당연히 당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당 대표라는 자리가 독재하듯이 여러 계파를 배려하지 않고 측근들로만 당을 운영해서도 안되는 자리 아닌가.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내부에서 모든 의원들 통틀어 가장 진보적인 사람이다. 그의 진보정치를 사사건건 막고 방해한 세력들을 언론이 알면서도 보도하지 않는 건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