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사법 개혁 끝까지 감시한다 ‘집회시위 표창’ 수여 경찰 간부가 ‘백남기 농민 쓰러뜨린 직사 살수 명령자’로 추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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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6,734회 작성일 19-07-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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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4일 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민중총궐기 대회를 하려던 시민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15년 11월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이 벌어진 민중대회 현장에서 살수차 무전 지시에 관여한 경찰 간부가 집회시위 관리 기여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했던 사실이 행동탐사언론 <리포액트>의 취재로 지난 3일 기사화되었습니다. (관련 기사/ 백남기 농민 죽인 공로?…물대포 무전 지휘 경찰이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http://repoact.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3)

그런데 이 표창을 수여했던 경찰 간부(허아무개 경감)가 백남기 농민을 향해 직사 공격을 한 해당 살수차의 현장 지휘자였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해당 경찰 간부인 셈인데도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망도 피하고 경찰로부터 징계는 커녕 표창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일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경찰 간부는 이에 대해 “경찰청에서 구은수 전 청장 등의 재판이 끝난 뒤 조처가 있을 것으로 안다. 개인 취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리포액트>에 밝혔습니다.


<리포액트>가 입수한 경찰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 조사 보고서와 경찰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허아무개 경감은 민중총궐기 당시 백남기 농민이 맞고 쓰러진 이른바 '서린 교차로 4차살수' 의 직접적인 지휘자였습니다. 허아무개 경감은 2015년 11월 14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서린교차로에 차려진 차벽을 관리하며 무전으로 ‘충남살수차’ 요원들에게 "계속 쏴요, 아끼지 말고 쏘세요"라며 살수를 지시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당시 CCTV 에는 허 경감의 무전 지시 직후 경찰 차벽으로 걸어오던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 경감은 2017년 출범한 경찰청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의 조사 이전만 해도 백남기 농민의 사망에 직접 책임 있는 지휘자로 지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진상조사위 이전 경찰 자체 감찰에서는 허 경감의 무전 지휘 기록과 CCTV 장면을 대조해가며 감찰이 이뤄지지 않았고 허 경감은 “내가 당시 차벽 위에서 지시했는지 차벽 밑에서 지시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진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 조사관이 허 경감을 소환한 조사 때 사전 확보한 CCTV를 가리키며 “차벽 아래(백남기 농민이 직접 보이는 위치)에서 당신이 무전 지휘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추궁하자 처음으로 허 경감은 자신의 당시 위치를 인정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경찰은 이 사건 관련해 두차례의 자체 감찰을 벌였습니다. 2015년 11월17일 서울경찰청진상조사단(단장 구은수 전 서울지방청장)이 구성되어 한차례, 2017년 10월17일 검찰의 이 사건 수사결과 발표 이후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에서 10월19~10일 두차례였습니다. 첫번째 진상조사에서는 실제 백남기 사망사건 책임자여서 검찰이 기소까지 한 구은수 전 서울지방청장이 조사단장을 맡아 부실조사 결과가 예정된 구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감찰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검찰의 수사가 끝난 다음에 이뤄집니다. 이때 허아무개 경감의 역할이 간접적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이미 검찰의 수사가 끝난 마당이라 경찰청은 백남기 농민 사망에 책임이 있는 추가 혐의자를 검찰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을 불러온 ‘서린 교차로 4차 살수’의 지휘자중 한명인 신윤균 총경(전 서울경찰청 4기동단장)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 5월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 받았고 살수 요원들은 같은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허아무개 경감은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도 피하고 되레 집회시위관리 유공 표창만 두번 받은 뒤 지난해부터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중입니다.


물론, 당시 허아무개 경감은 경찰 문서상으로는 신윤균 총경처럼 직접 지휘라인에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분명 허 경감은 적어도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던 순간에는 신윤균씨와 마찬가지로 물대포 무선 지휘 역할을 한 사실이 뒤늦게 추가 확인된 것입니다. 또한 백남기 농민이 잘 보이던 위치인 경찰 차벽 아래에서 지휘했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백남기투쟁본부’ 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아직까지 허 경감의 구체적 역할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진 적 없다고 합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리포액트>와의 통화에서 "허 경감의 존재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정확히 어떤 위치에서 어떤 무전 지시를 했는지는 우리도 모르던 부분이어서 고발을 하지 못했다. 변호인단과 유족과 상의해 허 경감에 대해 추가 고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청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관련 조사 직후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허 경감과 관련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에서 허 경감에 대한 조사 언급 부분은  "OOO에 대해 진술서를 받아 조사가 실시됐다"는 문장이 전부였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유족이 허 경감의 구체적 역할에 대해 뒤늦게라도 인지할 수가 없었던 발표였습니다.  


허 경감은 2016년 경찰청 경비국이 직접 경찰청장에게 추천해 집회시위문화정착 유공 표창을 두번이나 받았습니다. 허 경감은 지금 현직에 있을 때가 아니라 일단 보직 해임상태에서 검찰의 수사부터 받으시고 스스로 성찰하셔야 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또한 허 경감은 과연 경찰청장 표창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또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영등포경찰서인지 아니면 재판정인지 생각하셔야 합니다. 더 좋게는 유족을 직접 찾아 사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지휘를 받고 물대포를 쏜 한아무개 경장, 최아무개 경장은 1심에서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을 선고 받고 2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경찰 관계자에게 질의할 예정입니다. 경찰청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찰 개혁을 완수해 내어야 한다는 원칙 하에서 책임 있는 답변을 내어놓아야 합니다.

허재현 <리포액트>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리포액트의 향후 계획

이 사건과 관련해 아직 책임지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입니다. 그 역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그가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당시 경찰청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 대한 취재 기록을 꺼내겠습니다. 그 역시 구은수 전 서울지방청장처럼 재판에 넘겨져 형사적 책임 여부를 따져봐야할 근거가 있습니다. 리포액트는 기록과 보도로써 언론의 역할이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것을 고발한 뒤 이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것은 언론인의 의무이자 민주 시민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OOO 경감의 표창 서훈 취소와 백남기 사건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경찰 간부들의 추가 승진 반대 등을 위한 국민청원운동을 곧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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