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사법 개혁 끝까지 감시한다 [논터뷰] 총선 이겼다고 안심해서는 안돼‥검경개혁 세부사항 조정과 법안발의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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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5,774회 작성일 20-05-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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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범민주진보진영 국회 190 의석 확보는 결코 그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 시민사회는 이들을 믿고 검경개혁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안심해도 될까요. 좀더 살펴볼 게 있습니다. 검경수사권 조정의 디테일한 규칙은 지금부터 마련되기 시작했고,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제도에 대한 법안 발의는 되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헌법을 개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서보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전 사법감시센터장·전 경찰청 경찰개혁위원) 와 함께 검경개혁의 완수를 위해 우리 시민사회가 꼭 놓치지 말고 알아야 할 것들을 알아봅니다.




공수처 설치로 검찰개혁 끝이 아냐...더 중요한게 검경수사권 조정

-기자/이번 총선에서 범민주진보진영이 압도적으로 승리해서 국민들은 막연히 권력기관이 잘 개혁되겠거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부적인 것은 잘 모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권력기관 개혁의 성공을 위해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할까요.

=서보학 교수/검찰 개혁의 중요한 쟁점이 두가지였습니다.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입니다. 먼저 공수처. 검찰이 지금은 영장청구권과 기소권, 형 집행권 모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97%의 사건은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이 직접하는 건 3%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특수수사나 일부 공안사건 등을 모두 검찰이 수사하기 때문입니다. 선거 사건을 보십시오. 검찰이 정치인들 목을 떼었다 붙였다 하잖아요. 중요 사건들에 대해 독점적으로 수사하고 기소까지 결정하는 것에서 검찰의 힘이 생긴 겁니다. 정치권이 검찰의 눈치를 보게 될 수 밖에 없지요.

=이제 공수처가 설치 되면 검사의 비리도 직접 수사 대상이 됩니다. 수사에 성역이 없다고들 합니다. 청와대나 국회, 사법부도 더이상 수사 성역이 아닙니다. 다만 검찰은 성역으로 아직 남아있습니다. 청와대는 압수수색이 가능하지만 검찰총장실은 압수수색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검찰총장의 계좌는 누구도 살펴볼 수 없습니다. 유사이래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총장도 수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더 알아야할 게 뭐냐면, 임은정 부장검사가 말했듯, 지금 국회에서 통과된 공수처법안이 '애기 공수처'로 설치되는 겁니다.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공수처장이 임명된 뒤 그 밑에 차장과 검사, 수사관을 뽑아야 일을 하는데 검사 25명, 수사관이 40명 정도입니다. 보통 검찰청의 한 세개 정도 부를 합친 거 밖에 안됩니다. 법무 검찰개혁위원회 1기에서 권고했던 공수처 규모보다 절반이나 줄었어요. 일단 출범하는 게 중요하니, 여야가 이렇게 합의를 해버렸어요. 공수처 규모 확대가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고소고발이 넘칠 겁니다. 벌써 윤석열 총장 장모나 부인 건도 있고, 윤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간의 정치 공모의혹 등도 있고요. 공수처가 몇년간 매우 바쁠 것입니다.


-공수처 쟁점 외에 검경수사권 조정이 또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회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들어가 있는 게 뭐냐면, 일단 수사단계에서 검사의 경찰 지휘를 없앴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와 기소에서 상호협력 대등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해외는 다 그렇게 돼 있습니다. 프랑스나 독일은 법적으로 검사의 지위와 권한이 우리와 비슷합니다. 검사에게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큰 차이점은, 검찰청에 달랑 검사만 있고 수사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검사가 수사하려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검사와 경찰이 한 팀이 됩니다. 압수수색도 경찰이 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 프랑스와 독일처럼 검경 수사권 조정이 되었다는 건가요.

=아닙니다. 여전히 검찰이 경찰 수사를 강제하는 구조가 남아 있습니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서 수사를 종결하려 해도 그게 안됩니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면 관련 수사 기록을 검찰청에 보냅니다. 90일동안 검찰이 그 수사서류를 검토해서 수사가 미진했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다시 보내 재수사를 요청하고, 경찰은 이에 따라야 합니다.

이부분은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점에서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더 중요한게 영장청구권인데 이건 여전히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게 압수수색입니다. 뇌물이 오고갔는지 확인하려면 계좌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경찰이 이것을 직접 청구할 수 없습니다.


-왜 그렇게 법안이 통과된 것인가요.

=그것은 우리 헌법이 영장청구권을 검찰에 주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형사소송법이 아니라, 헌법을 개정해 해결해야 합니다. 박정희 군사정권 때 헌법에 못받은 영장청구권 검찰 독점 제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는 경찰이 한동훈 검사장 수사 하려 해도 못합니다. (채널A 기자와의 유착의혹을 살피려면) 제일 중요한게 한동훈 검사장 휴대전화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경찰이 영장을 직접 청구할 수 없습니다.


-21대 국회에서 헌법을 바꿔야겠군요.

=바꿔야 합니다.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 발의가 가능한데요.

=그래도 시도는 해볼 수 있습니다.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개혁을 원하는 국회의원이 있을 수 있고요. 이상태로 가면, 미래통합당은 'TK 자민련'처럼 고립되기 때문에 변화를 꾀할 거라 생각합니다. 




개헌없이 검찰 영장청구 독점제도 바꾸기 위한 묘수

-개헌 없이도 경찰이 영장을 청구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의 묘수는 없을까요.

=경찰청에도 영장청구 전담 검사를 두면 됩니다. 


-검사가 경찰청에서 일한다고요?

=형사소송법이나 경찰관직무직행법에 '(가칭)경찰청 근무 영장전담검사 제도'를 두면 되는 겁니다. 군검찰관 있잖아요. 국방부 소속으로 군사법원법의 적용을 받는 검사입니다. 또 특임검사제도 있잖아요. 특임검사에는 검사만 임명되는 게 아닙니다. 검사,판사,변호사 다 할 수 있어요. 특별검사법에 의해 특임검사도 영장청구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여러 검사들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경찰청에도 영장전담 검사를 두도록 법을 개정하면 됩니다.


-이정도를 국민이 알고 21대 국회에 더 요구하면 되는 걸까요.

=청와대가 지금 추진중인 검경수사권 조정 세부사항도 들여다봐야 합니다. 현재 개정된 수사권 조정법안으로는, 검찰이 중요사건을 여전히 수사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그 중요사건이 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법무부·행정안전부·검찰청·경찰청 관계자가 청와대에서 모여 지금 매주 두차례씩 회의해서 논의하고 있을 겁니다. 가능한 검사 직접 수사범위를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제대로 줄이지 못하면 과거와 똑같이 검찰이 시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 하건을 다 수사할 수 있어요.


-민주진보진영이 총선에서 크게 이긴게 도움이 될까요.

=아무래도 청와대에서 좀더 개혁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5월 중으로 대통령령의 구체적 내용이 발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검찰개혁의 상징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진영논리적 주장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상징적으로는 윤석열 총장에 대한 수사를 하는게 좋을 거 같습니다. 윤 총장은 헌법주의자이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제가 볼 때 그냥 '검찰공화국주의자'입니다. 검찰은 자신들이 이 사회의 주인이고 엘리트라는 의식이 매우 강합니다. 그들이 나라의 운명을 손에 쥐고 좌지우지 하려 합니다. 윤석열 총장도 이러한 이해관계에 충실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조국 장관도 그때문에 희생당한 것이고요. 지금 법원에서 용두사미 수사였음이 다 드러나고 있잖아요. 검찰이 이런 식으로 자기 정치를 더이상 못하게 하려면 윤석열을 수사해야 합니다. 이건 진영주의가 아니라,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민주주의 원칙은 권한의 분산을 통한 각 권력의 감시와 견제입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진보진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는 누가 들어가는게 좋겠습니까.

=김남국,최강욱,황운하,김용민 변호사 등에서 꼭 들어가야 합니다.


-최강욱과 황운하는 미래통합당이 반대할 거 같은데요. 과거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권성동 법사위원장더러 사퇴하라고 요구했던게 민주당이거든요.

=그런 식의 논리라면, 검찰이 법사위원 누구 임명되려고 하면 어떤 수사를 시작해서 임명을 막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검찰의 이해관계에 배척되는 인물이 법사위원이 되는 걸 막기 위해 기소하고 이런 사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그런 검찰의 칼춤에 놀아나서는 안됩니다. 사실 법사위원이 되는게 국회의원 본인 입장에서는 손해입니다.


-그런가요.

=국회의원들이 별로 안맡고 싶어하는 상임위가 법사위입니다.


-듣고보니 그렇군요. 지역구에서 무슨 법 통과시켰다고 주민들이 잘 알아주는 것도 아니어서, 인기관리도 어렵겠습니다.

=보통은 검찰 출신들이 법사위원을 많이 해왔습니다. 검찰의 이익을 지켜주고 필요한 때 내가 검찰의 도움을 받겠다는 그런 심리였습니다.





 



경찰개혁권고안은 법안발의조차 제대로 안됐다


-검찰 개혁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경찰개혁의 남은 과제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들 정리해주시겠습니까. 경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경찰개혁 권고안은 이미 나왔지만 이게 실행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지요. 하위법안도 만들어야 하고. 얼마전 조국 전 법무장관이 페이스북에 국가수사본부가 꼭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건 뭔가요.

=경찰은 검찰과 달리 행정부 산하의 공무원입니다. 그래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경찰청에서 수사 부서의 독립성을 확보해야만 정권 입맛에 따라 수사를 하는 관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국가수사본부 설치는 또다른 '수사 경찰청'을 만들자는 건가요.

=지금은 경찰청장과 지방경찰청장, 경찰서장이 수사를 지휘합니다. 그러나 경찰업무에는 수사 외에도 생활안전이나 대테러 등 보안 쪽 업무가 더 많습니다. 수사는 전체 경찰인력중 20% 내외입니다. 이 20% 인력을 떼어내어서 경찰청장 등의 지휘를 받지 않고 국가수사본부장 휘하에 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권한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국가수사본부장은 지금 공수처장 임명하듯이 여야 합의로 하면 됩니다. 


-그 다음에 또 경찰개혁의 과제 뭐가 있습니까.

=정보경찰 개혁입니다. 지금 경찰은 수사권과 정보수집권을 함께 갖고 있어 위험합니다. 경찰청 정보국이라고 있는데 이것을 폐지해야합니다.  경찰이 정보수집을 전혀 안할 수는 없는데 범죄수사정보에 국한해야 합니다. 지금은 모든 정보를 경찰이 다 수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제 때 고등경찰제도가 그대로 내려온 관행입니다. 세계 어느나라에도 우리나라같은 정보 경찰이 없습니다. 경찰청 정보국을 해체하고 각 경찰서나 지방청 단위에 작은 정보과를 새로 만들어서 꼭 필요한 정보만 수집하도록 해야 합니다. 


-경찰위원회 실질화 주장도 있던데, 어떤 의미입니까.

=지금 경찰위원회가 있기는 있는데 사실상 유명무실화 되어 있습니다. 지금 경찰 조직은 경찰청장이 모두 좌지우지합니다. 경찰은 기본적으로 행정조직이라 그리 민주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찰위원회를 만들어 경찰 정책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는데 형식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경찰청장을 찍으면 경찰위원들이 형식적으로 회의해서 제청추천합니다. 경찰위원 구성을 지금 행정안전부에서 추천해 임명하고 있습니다.  행안부 대신 국회가 관여하도록 만들고, 경찰청장 제청도 경찰위원회에서 알아서 하도록 법개정을 해야 합니다. 또 주요 경찰간부 인사권도 경찰위원회에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경찰 권력이 통제가 됩니다.


-지금 얘기해주신 것들은 사실 경찰개혁위원회가 모두 발표했던 권고안 아닙니까. 경찰도 하겠다고 했고요.

=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실현되려면 국회가 법을 바꿔야 합니다. 20대 국회에서 여러 일이 있어 못했는데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21대 국회를 계속 압박해야겠군요.

=국회과 권력기관이 국민의 의견을 계속 섬기도록 해야합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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