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터뷰인터뷰 '그대가 조국' 이승준 감독 “조국이 아니라 조국의 67일을 조명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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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4,583회 작성일 22-05-3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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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서울의 한 상영관에서 만난 이승준 감독. 
 

<편집자주>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다큐멘터리 '그대가조국'이 개봉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25일 개봉한 이 영화는 닷새만에 누적 관객수 15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이 영화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승준 감독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리포액트>가 이승준 감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기획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조국 전 장관이 겪은 일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시각은 ‘검찰과 언론이 너무 한 것 같아’ 또는 ‘조 전 장관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처음에 저는 조 전 장관 사건을 꾸준히 팔로우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건이 흘러가는 방향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찰은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모펀드 투자를 했다며 대규모 수사인력을 동원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모펀드는 쏙 들어가고 표창장 하나만 남더군요. 뭔가 수사를 통해 문제를 밝혀내는 게 아니라, 뭐하나라만 나와라 하는 기우제 같은 수사가 벌어지는 걸 보며 고민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사건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살펴봤어요.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과 정보들에 일단 놀랐고,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 증인을 섰던 사람들이 고통스러웠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사람들의 고통을 영화로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내용을 치열한 법정 공방 과정이 아닌 조국 전 장관의 재임 기간(67일)으로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 영화 기획을 시작했을 때 제작진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사건이 일어났던 그 때를 복기하는 거였어요. 그 당시의 타임라인을 만드는 것이죠. 수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기사를 접한 사람들에게 조 전 장관이 뭐를 잘못했냐고 물었을 때, 그게 무엇일지 확실하게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들이 그때를 다시 한번 차분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점이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고 나서부터 사퇴할 때 까지 제일 큰 폭풍우가 몰아치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67일’이라는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검찰과 언론이 조국 전 장관을 공격할 때 제일 많이 썼던 말이 ‘공정’인데 이승준 감독이 생각하는 ‘공정’은 무엇입니까?

“살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규칙과 질서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지키는 것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 전 장관을 ‘공정’ 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공격을 했는데 검찰이 지키지 않은 ‘공정함’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고, 재판을 할 때 규칙 이라는게 분명히 있는데 그런 규칙을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고, 어떤 사람을 의혹만 가지고 불공정하게 수사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이 영화는 조국 전 장관의 유무죄에 대한 판단을 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라 조 전 장관에게 벌어진 일의 불공정함을 다루려고 한 겁니다.” 



-이 영화가 검찰이나 언론, 윤석열 정부, 그리고 조 전 장관 가족이 겪은 일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이 있을까요? 

“가까운 예로 진보 성향의 제 지인중에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분이 계셨다. 영화를 보고 나서 ‘조국 전 장관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어 좋았다. 본인의 생각이 틀렸을 수 도 있겠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리고 2016년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중도층(대선에서 2번을 찍었을 수도 있겠지만)들도 잘 몰랐다가 이 영화를 보게 되면 다시 생각을 하고 다시 판단을 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10명 중에 5명 아니, 단 1명 이라도 ‘내가 잘못 생각을 했었구나’ 라는 얘기를 듣는게 의미가 있는거죠. 지금 15만명이 넘어가지만 이 영화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관객수를 기록해야 다른 언론에서 관심을 보이게 되고 그래야 또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됩니다. 그게 조 전 장관께 위로가 되고 앞으로 남아있는 재판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으니까요.” 


-조 전 장관은 영화를 보았나요?

“(조 전 장관은) 극장에 개봉한 영화 완성본을 보지는 않았고 최초 편집본만 보았습니다. 여전히 공적인 자리에 나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단단한 분입니다. 의사가 우울증 치료를 받으라고 권하지만 조 전 장관은 지금도 안받고 계십니다. 정경심 교수가 감옥에 있고 자녀들도 고통받고 있는데 혼자서만 치료를 받는 게 미안하다고 느끼는 듯 합니다. 그래도 영화가 개봉하니 힘을 받으시는 듯 하다. 며칠 전에 통화했는데 (조 전 장관은) '평생 글만 쓰면서 살았는데 영화라는 게 또다른 힘이 있다는 걸 느낀다' 하면서 좋아하셨습니다. 만약 300석 객석에 300명 관객이 꽉 찬 자리에서 같이 보시면 관객들의 기운을 느끼실텐데 같이 자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법정 증인인 장경욱 교수나 조권씨의 지인 박준호씨, IT 전문가 박지훈씨 등이 처음부터 출연을 흔쾌히 응해 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처음 섭외 요청을 했을 때 거절하신 분들도 물론 계시지요. 하지만 영화에 출여하신 분들은 영화의 대의에 대해 공감을 하셨고, 이미 언론에 노출이 되셨기 때문에 대부분 처음부터 승낙을 하셨어요. 일산 상영회에서 뒷풀이 할 때 관객들과 대화도 많이 했는데 이 분들에게 많은 힘이 됬을거예요. 이 영화가 그런 힘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영화 개봉하기까지 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실질적으로 어떤 방해가 있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규모로 개봉 가능할까 하는 걱정은 있었죠. 순수하게 영화만 보고 개봉관을 열어 주면 상관이 없는데 다른 이유로 개봉이 어려워질까 하는 걱정이죠. 그런데 펀딩이 잘 되면서 해소가 되었습니다. 펀딩이 이렇게까지 잘 될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태에 대해서 관심 있는 분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반응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 정도의 예상은 하지 못했죠.”


-이 영화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겨지길 원하시나요?

“우리는 다 내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이미 유죄를 규정하고 있잖아요. 다시 생각해 보니 조 전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해서 가졌던 생각과 판단이 틀렸을 수 도 있겠다 라는 생각만 가지게 되어도 저는 정말 좋겠어요.”


-‘그대가 조국’ 2편 제작 계획은 없으신가요? 

“이번 영화는 제작 기간이 짧았는데 만약 2탄이 나온다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 거예요. 아직 재판도 진행 중이고 모든 것들이 정리된 상태에서 나올수 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 정도로 관심이 많다는 것이겠죠. 영화를 개봉한지 아직 일주일도 안됬기 때문에 지금은 이 영화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그냥 '그 사람 다큐멘터리 영화 참 좋더라' 이 정도죠. 그렇게 기억 되는게 제일 행복한거 아닐까 싶어요. '그 사람 다큐멘터리 영화는 참, 늘 좋더라' 그런 말을 듣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제작사 켈빈클레인 프로젝트가 공개한 영상에서 조국 전 장관은 “이를 통해 당시의 진실이 온전히 복구 되기를 원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진실은 밝혀진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취재/정숙 시민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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