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검찰 협력 대가? 최성해 “학력 위조 사건 불기소 처분 받은지 오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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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7,544회 작성일 21-05-10 21:38본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를 주장해온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법정증언 신빙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최 전 총장이 법정 진술 전후 국민의힘 쪽으로부터 공천 제안을 받은 정황’을 <MBC>가 확인해 보도한 것이 계기입니다. 이후 <열린공감TV>의 추적보도 등으로 ‘검찰과 최성해 총장의 사전 교류설’ 등이 추가로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경심 교수 재판을 공동취재해온 <리포액트>가 이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1)최성해, 국민의힘 공천 제안
지난달 19일 <MBC>는 “최 전 총장이 2019년 12월 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관계자와 만나 비례대표 공천 관련 이야기를 나눈데 이어, 2020년 3월에도 관련 이야이가 오고갔다”고 보도했습니다. <MBC>가 공개한 최 전 총장 녹취록을 보면, 최 전 총장은 측근에게 “공천도 해 준다고 했고, 비례대표도 5번 안으로 준다고 했는데 안나간다. 나섰다가 내가 (안나가기로) 최종 결정지었어” 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공교롭게도 최 전 총장은 2020년 3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교수에게 불리한 취지의 증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 전 총장이 국민의힘 쪽을 접촉한 것은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하기 전부터 이뤄진 것이기도 합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3월 정경심 교수 재판에 출석해 “(2019년 8월27일) 63빌딩 중국식당에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우동기 전 대구교육감 등을 만났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비슷한 시기 당시 최교일 의원이 국회에서 동양대와 검찰만 알 수 있는 내용의 정경심 교수 관련 폭로를 이어갔기에 최 전 총장과 국민의힘 사전 밀약설이 불거지는 것입니다.
최 전 총장을 국민의힘에 연결시켜준 고리로는 최교일 전 의원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최 전 의원은 검찰 출신인데다 동양대가 있는 경북 영주를 지역구로 두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적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MBC>'피디수첩'이 이 문제 취재에 나섰을 때 최 전 총장은 “최교일 의원과는 한번 만났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여러차례 만난 사실이 확인돼 거짓말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최 전 총장은 최근 시민언론 <열린공감TV>와 함께 취재를 하고 있는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 전 의원의 국회의원 당선을 많이 도와줬다”고 인정했습니다.
2)최성해-검찰 사전 교류 의혹
검찰이 정경심 교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 하기 전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검찰이 사전에 정보를 주고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액트>가 입수한 '최성해 측근 녹취록'을 보면, 최 전 총장의 측근 ㅈ씨는 “총장님 경솔하게 터졌느냐. (2019년) 8월20일부터 다 준비하고 있던기라. 할 때 어떻게 갈 거냐. 갈림길에 서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또 정경심 교수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에 “최성해 총장은 누구보다 동양대 표창장 관련 수사 소식을 빨리 알았고 학교 행정 책임자에게 관련 정보를 취합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성해 전 총장은 정경심 교수 재판에 출석해 “'동양대 표창장 관련 논란'을 (2019년 9월3일 SBS)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증언했지만 이보다 최소 보름 전에 검찰 수사 소식을 듣고 모종의 준비를 했다는 측근들의 이야기인 셈입니다. 또 동양대는 2019년 8월26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까지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최성해 총장은 2019년 9월1일 정경심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기 전까지 정 교수에게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정황 탓에, 최 전 총장은 검찰 수사의 협조자를 너머 표창장 수사 공모자로까지 의심받고 있습니다. 최소한 그가 법정에서 위증을 했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어보입니다.
3)검찰에 협조한 대가? 최성해는 무엇을 얻었나
최 전 총장은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두세차례 이상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표창장 발급 절차 등에 대해 간단한 조사만 받으면 되는 참고인을 두고 검찰이 이렇게까지 장시간 조사를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 전 총장을 회유·겁박해 얻어내어야 할 진술이라도 있었던 것일까요.
최 전 총장이 2019년 9월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8시간의 조사를 받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리포액트>의 취재결과, 최 전 총장은 2019년 9월10일 검찰에 한번 더 출석해 추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 전 총장은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사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두번째 조사는) 표창장 관련한 조사는 아니었다. (첫번째 조사 때는) 미국 경제에 대한 설명을 하느라 조사가 길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에 협조한 대가일까요. 최 전 총장은 학력 위조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장했습니다. 이외에도 최 전 총장과 동생 최OO 동양종합건설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2017년 가벼운 검찰 수사만 받고 벌금형 처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진구 기자는 지난 5일 <열린공감TV>에 출연해 “학력 위조 등 이른바 '최성해 파일'을 두고 검찰이 최 전 총장과 딜을 주고 받은 것 아닌가 의심한다”고 말했습니다.
4)윤석열, 최성해와 정말 만났나
지난해 최성해 전 총장의 조카가 지난 해 8월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 출석해 “(삼촌 최성해가) ‘내가 (2019년 8~9월께)윤석열 총장과 밥도 먹었고, 문재인과 조국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내용을 추가입증하는 녹취록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리포액트>가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최 전 총장은 조카 ㅈ씨에게 “내가 너한테 윤석열과 밥먹고 왔다고 말한 이유는...(중략)”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조카 ㅈ씨가 “윤석열과 만나고 와서 이용만 당하고 아무 것도 얻은 게 없지 않냐”고 질문하자 최 전 총장이 모종의 답변을 한 것입니다. 다만, 최 전 총장은 ㅈ씨에게 “윤석열과 만난 것은 너희들 안심시키려고 한 거짓말”이라고 번복했습니다.
최 전 총장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정말 만났는지 여부는 불투합니다. 조국 일가 관련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검찰총장이 세간의 시선을 무릅쓰고 최 전 총장을 만났다는 것도 상식 밖의 주장이긴 합니다. 다만 최 전 총장이 장시간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점, 두세차례 검찰 조사를 더 받았다는 점에 비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윤석열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5)상장 발급대장 파쇄의 진실
정경심 교수의 딸이 동양대 표창장을 받았는지 여부는 동양대 상장 발급 대장을 확인하면 간단하지만 2014년 이전의 기록(조민씨는 2013년 상을 받았다고 주장)은 모두 사라지고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최성해 전 총장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상장 대장을 없애버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동양대 교양학부 김아무개 교수는 지난해 9월 정경심 교수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각종 동양대 교양학부 행사를 진행하면서 정경심 교수 딸이 봉사활동을 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김 교수는 법정에서 “최 전 총장이 '정 교수 아들과 딸 상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제가 진행한 거라 이상 없고 아들은 (기록이) 있고, 딸 것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잘 찾아보라'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최성해 총장이 (검찰 수사 직전) 상장 대장을 폐기할지 말지 논의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전 총장이 검찰 수사 방해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상장 대장 폐기를 고민했다는 증언이지만 당시 세간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MBC>는 지난달 26일 최성해 전 총장이 ‘표창장 상장 발부 대장이 사라지고 없음’을 측근에게 실토하는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록에서, 최 전 총장은 측근에게 “상장 대장 그거는 항구 보존해야 되는데 대장 소각하는 놈이 그냥 소각해서 지금 이렇게 힘들게 만들고 있잖아”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상장 대장 폐기를 지시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김아무개 교수의 법정 증언과 맥을 같이 하는 녹취록인 셈입니다.
한편, 최 전 총장은 그러나 2019년 9월5일 <국민일보>에 “상장 발부 대장에 정경심 딸의 이름이 없다. 이 대장은 소각되지 않고 계속 있는 것. 검찰 역시 2011년부터 대장을 다 확인해봤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아무개 교수 증언과 녹취록과는 상반되는 주장입니다. 최 전 총장은 정작 재판에 출석해서 판사(임정엽)가 “2014년 이전 발급 현황을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묻자, “폐기됐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린 바 있습니다.
6)이낙연은 최성해에게 어떤 제안을 했나
최근 <리포액트>가 확인한 ‘최성해 측근’ 녹취록에는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 직전 이낙연 총리가 최성해 최 총장에게 사람을 여러차례 보냈다는 취지의 대화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끕니다.
최성해 전 총장은 2019년 말 정경심 교수에게 불리한 증언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하는 동양대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안심해도 된다”고 말하며 “정권이 오래 안가니까 내가 이런 소리 하는 거지. (중략) 이낙연은 나랑 친해. 나한테 사람도 몇번 보냈었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최 전 총장은 측근에게 “조국과 세게 붙기로 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이낙연씨는 문재인 정부의 총리였습니다. 차기 대권 지지율 압도적인 1위를 달릴 때였습니다. 그는 왜 최성해 총장에게 사람을 보낸 것일까요. 그리고 최 총장은 왜 ‘이낙연으로의 정권교체만 되면 동양대를 지킬 수 있다’는 취지로 측근에게 말한 것일까요. 다만, 이낙연 전 총리는 “최성해 총장에게 사람을 보낸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최 전 총장의 측근은 “이낙연씨는 전남도지사일 때부터 최성해씨와 가까운 사이”라고 <열린공감TV>의 취재에 응해 설명했습니다.
7)그외 숱하게 말을 바꾼 최성해
비록 법정증언은 아니지만 최성해 전 총장은 언론에 수시로 말을 바꾸어 왔습니다. 그의 말을 어디까지 신뢰해야 할지 도통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최 전 총장은 2019년 9월6일 <채널A> 기자에게 “조국과 두차례 통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조국 장관 후보자가 강하게 부인하자 최 전 총장은 “정경심 교수가 전화를 걸어왔고 조국 장관 후보자를 바꿔주었다”며 “조 장관과 한번 통화한 게 맞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최 전 총장은 2019년 9월6일 <한국경제> 기자에게 “조국 통화 녹취록 있지만 아직은 안풀 거다”고 말했지만, 이 사실이 국회에서 화제가 되자 같은 날 <MBN>과의 인터뷰에서 “(녹취 파일 없다) 녹음은 내가 할 줄 모른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최 전 총장은 2019년 9월4일 <중앙일보> 기자에게 “나는 이런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한 뒤 9월5일 <국민일보> 기자에게 “상장 발부 대장에 (조민) 이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2014년 이전 상장 대장은 폐기(소각이라고 했다가 최근 말 바꿈)했다”고 말을 바꾼 상태입니다. 2019년 3월30일 법정에서 “(표창장 논란을 2019년 9월3일 SBS)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증언했지만 2021년 4월 <MBC> 기자에게는 “2019년 9월1일 정경심 교수가 전화를 걸어와 처음 알게 됐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정경심 교수 1심 재판의 재판장 임정엽 판사는 판결문애서 “최성해의 진술은 2019.9.4 언론인터뷰를 한 때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피고인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 발급을 위임한 것으로 말해달라고 전화로 부탁한 경위와 대화 내용에 관한 그 진술이 구체적이며 (중략)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오판은 할 수 있지만, 왜곡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임정엽 판사의 판단이 어떻게 보이십니까. 오판을 너머 나쁜 판결을 한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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