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원희룡이 국회에 숨긴 보고서 입수 “용역사는 2022년 9월까지 대안노선 검토 완료하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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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3,950회 작성일 23-08-03 17:17본문
국토교통부가 의도적으로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조사 월간진도보고서'를 분석해보니, 용역사는 애초 2022년 9월까지 고속도로 대안노선 검토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종점 변경 관련 국토부 내부 결정이 2022년 9월~10월께 벌어졌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문건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 때 종점 변경이 검토됐다’ 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그간 주장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자료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국토부 내부에서 2022년 9월~10월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
<리포액트>가 입수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조사 월간진도보고서'(이하 월간진도보고서)를 보면, 연구를 진행한 용역사는 애초 대안노선 검토를 '2022년 9월까지 완료하겠다'고 국토부에 보고해왔다가 2022년 11월 보고 때 '2023년 5월까지 검토를 완료하겠다'고 수정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간진도보고서는 용역발주사(국토부)와 논의한 업무에 대한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것을 보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역사가 2022년 11월 보고서에서부터 갑자기 대안노선 검토기간을 대폭 늘이겠다고 보고한 것은 국토부가 고속도로 종점 변경 관련 새 과업지시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를 진행한 용역사는 애초 2022년 9월까지 대안노선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월간진도보고서는 2022년 4월부터 월별로 작성해 국토부에 보고됐는데, 2022년 4월 보고 때 용역사는 '최적대안선정(노선,출입시설,구조물계획)' 항목란에 해당 과업을 '2022년 9월까지 완료하겠다'고 적시했다. 이런 내용은 2022년 8월까지 그대로 보고서에 유지됐다.
애초 용역사가 이런 연구스케쥴을 보고한 건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가 '대안 노선 선정을 2개월안에 마무리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 국토부의 과업지시서를 보면, “타당성조사를 통한 대안노선 결정 약 2개월 소요”라고 적시돼 있고 용역사의 착수보고서에도 “3개월 안에 대안노선 검토를 마무리 한다”고 적시돼 있다. 즉,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는 늦어도 2023년 6월까지 대안 노선 검토 등을 마무리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계획이 바뀐 흔적이다.
<리포액트>와 함께 국토부 자료를 검토한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국토부는 최근 발표된 안처럼 고속도로 노선도의 50% 이상을 변경하는 종점 변경안을 검토하라고 용역을 준 게 아니라, 통상적인 수준에서 미세한 노선 조정을 검토하라는 용역을 준 것으로 봐야 하고 용역사도 그렇게 이해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2-3개월 안에 대안노선 선정을 완료하라고 과업지시를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2022년 11월 보고서에서부터 확연히 달라진 내용들
그러던 용역사의 월간진도보고서의 내용은 2022년 9월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2년 9월 진도보고서에서 '최적대안선정(노선,출입시설,구조물계획)' 항목란에 용역사가 '2022년 10월까지 해당 과업을 완료하겠다'고 표기한 것이 확인된다. 애초 목표월보다 1개월 늦춰진 것이다. 2022년 10월 월간진도보고서에는 같은 항목란에 '해당 과업을 2022년 11월까지 완료하겠다'고 다시 연기해 보고한 것이 확인된다.
2022년 11월 월간진도보고서에 대단히 흥미로운 구석들이 여럿 발견된다. 용역사가 '대안노선검토를 2023년 5월까지 완료하겠다'며 대폭 미뤄진 일정을 국토부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된다. 또 이달 진도보고서에는 '용역연구가 중지중'이라고 표기돼 있고, 기존에 "2023년3월 타당성조사를 완료하겠다"고 표기하던 항목에도 '미정'이라는 취지로 바뀌어 표기됐다. 타당성조사는 결국 2023년 11월 완료 예정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종점 문제와 관련해 국토부에서 2022년 9월~10월께 어떤 지시를 내렸고 용역사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보고서에 담긴 듯 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 때까지만 해도 국토부와 용역사 모두 종점 변경까지 염두에 둔 타당성조사를 벌일 계획은 없었고 통상적인 수준의 노선 미세조정만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2022년 5월16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취임한 뒤 내부 분위기가 바뀌어 용역사가 종점 변경까지 포함한 연구에 착수한 흔적들이 다수 확인된다.
실제로 2022년 6월부터 용역사는 '대안노선 검토'라는 문건을 따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6월 보고서를 보면 "원안이 경제성이 우수하다"고 언급하며 다른 대안 노선보다 높게 평가했다. 2022년 9월 보고서에서부터는 원안노선과 대안노선의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 부분이 함께 언급되고, 2022년 10월보고서에서부터 대안노선에 대한 긍정적 표현이 대폭 늘어나는 모습을 볼수 있다.
이진우 한국터널환경학회 회장은 “조사가 한두달 정도 늘어날 수 있는데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용역 비용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점을 무리하게 변경하면서 교통량 조사 등을 다 새로 하면서 조사기간이 대폭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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