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증 [단독] 김만배, 권오수에게 “당신 도이치건 터지면 쇠고랑” 협박 뒤 윤석열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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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6,528회 작성일 23-03-13 19:32본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1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찾아가 김건희씨 이름이 들어간 주가조작 공범들의 자술서등을 보여주면서 “'당신 이거 터지면 쇠고랑 찬다'고 협박했다” 는 증언이 나왔다. 이번 증언은 대선을 앞두고 김만배씨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말한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발언의 배경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더탐사>는 김만배씨가 2011년 권 회장을 협박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지만 김씨가 권 회장에게 무슨 이야기로 협박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만배씨는 권 회장을 만난 직후 당시 대검 중수부에 있던 윤석열 검사를 찾아 부산저축은행 사건 핵심 피의자 조우형씨에 대한 수사 무마를 위해 로비를 폈다. 이때문에 김씨가 언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실체를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중수부 주임검사가 단순히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조씨를 봐준 것이 아니라, 2011년 당시 사실혼 관계에 있던 김건희씨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김만배의 로비를 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만배, 2011년부터 김건희 연루 주가조작 사건 상세히 파악한 뒤 윤석열 로비한 정황.....'형이 가진 카드면 윤석열 죽어' 발언 내막
김만배씨가 2011년 권오수 회장을 찾아가 ‘당신 이거 터지면 쇠고랑’이라고 협박했다는 증언은 지난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중 한명인 민모씨 공판과정에서 나왔다.
민씨는 검찰이 2021년 블랙펄인베스트먼트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직원 노트북에서 발견한 이른바 '김건희 파일'의 작성자로 의심받는 인물로 장기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해 12월 귀국해 추가기소됐다. 민씨에 대한 공판과정에서 김만배씨가 권회장을 찾아가 협박한 사실을 확인해준 사람은 김기현 전 토러스 증권 지점장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당시 주포로 활동하며 권회장과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사이에서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달 1심 재판에서 징역2년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받았다.
김기현씨는 이날 증인신문과정에서 김만배씨 이름을 계속적으로 언급하다 판사가 ‘김만배씨가 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 사건과 무슨 관련 있느냐’고 묻자 작심한 듯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김만배씨가 2011년 권오수 회장을 찾아가 ‘당신 이거(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 터지면 다 쇠고랑 차’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만배랑 점심 먹은 자리에서 이 말을 들은)권회장이 깜짝 놀라서 바로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그 얘기를 했고 이종호는 그 얘기를 듣고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권오수가 김만배로부터 협박을 당한 후 이종호를 통해 자신에게 연락을 해오면서 김기현씨가 자세한 경위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김기현씨는 이종호 대표에게서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김만배 기자를 수소문해 직접 만났고 이후 김 기자와 친분을 쌓았다고 했다.
그는 김만배가 권회장을 찾아가 협박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김씨는 “(1차 주가조작 주포인)이정필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샀다가 손해본)친구 정아무개씨에게 ‘권오수가 나한테 주가조작 시켰다. 내가 이걸(김건희 이름 등이 담긴 공범 진술서) 갖고 흔들면 권오수한테 돈이 나올 것이다’ 고 말했고, 이걸 정씨가 (평소 알고 있던)김만배 기자에게 말해서 김만배가 권오수 만나러 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또 김만배 기자가 권오수 회장을 찾아간 다음 권 회장이 주가조작 작업을 잠시 멈췄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민씨의 변호인이 “권오수는 왜 주식을 본인이 사고 팔고 안한 거냐”고 묻자 김씨는 “이정필 때문에 김만배 기자가 찾아와서 쇠고랑 찬다고 협박하는 사건이 생기니까, 뜨끔해서 권 오수는 난 몰라라 (멈칫하는 행동을) 한 거다. 소위 몸조심 한 거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이사였던 민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 권오수 회장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민씨는 당초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10월께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1월 귀국해 검찰에 구속돼 재판을 받아왔다. 김기현씨가 민씨에게 “3300원에 8만개 매도하라고 하셈”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김건희 계좌에서 8만주가 곧바로 매도된 흔적들이 도이치모터스 1심 재판에서 드러난 바 있다.
■ 권오수는 멈추고, 윤석열은 '대장동 수사무마 로비'받아주고...김만배는 어떻게 압박했나
이날 재판에서 새로 확인된 김기현씨의 이러한 증언과 지난해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 관련 공판 내용 등을 종합하면, 김만배씨는 2011년 5~6월께 권오수 회장을 찾아갔을 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 권 회장이고 김건희씨도 연루된 사건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권오수 회장은 김만배의 '쇠고랑 경고'를 듣고 즉시 몸사리기에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만배의 경고대로 권오수 회장은 10여년이 지나서야 열린 1심 재판에서 주가조작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김만배씨는 권오수 회장을 압박한 카드를 갖고 돈을 뜯어내기보다 중수부에 있던 윤석열 검사와 또다른 딜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씨는 아직까지 “형이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발언의 배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기로 윤 검사를 필요할 때마다 압박해 로비를 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리포액트>와 한 통화에서 “김만배가 윤석열 상대로 한 로비가 성공했기 때문에 그 카드(윤석열 죽어)는 대선 전에 더더욱 공개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 공개하는 순간 김만배는 대장동 수사무마 로비를 펼친 게 드러나기 때문에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만 떠들고 만 듯 하다”고 분석했다.
김만배가 윤석열 검사를 찾아간 2011년은 윤 검사가 이미 김건희씨와 동거에 들어갔던 시기이다.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는 윤석열 검사가 봐준 덕에 2011년 기소를 면했고 대장동 일당은 부산저축은행 대출금 1100억을 회수당하지 않고 대장동 개발 초기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 권오수가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권오수, 김만배 계속 관리한 정황
김만배가 2011년 권회장을 찾아가 ‘쇠고랑’발언을 한 이후 권씨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종호씨가 수시로 김기현씨에게 김만배와 이정필을 만나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권회장과 이종호씨가 2차 주가조작을 모의하면서 이정필을 대신해 김씨를 주포로 끌어들인 후 김만배를 상대로 입막음까지 시켰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민씨 재판에 출석한 김씨는 “권오수가 '정필이가 하던 거 니가 해라' 라고 말했다. 정필이가 하던 게 뭐겠나. 주가조작이란 말을 굳이 안해도 정필이가 뭔가 했으니까 그런 말 하는 거 아니겠나”라며 2차 주가조작에 관여하게된 경위를 설명했다. 김씨는 또 “평일 대낮에 이정필 잡아와 그러면 이정필 잡아와야 되고, 김만배 만나봐 그러면 김만배를 만나야 했다”며“내가 판단해서 간 게 아니었으니까 이종호가 가라면 가는 거고 오라면 오는 거다. 만약에 이종호나 권오수가 ‘야 그거 사지마. 그거 내일부터 매매하지마’라고 하면 어떻게 주가조작을 합니까? 하지 말라는데 제가 '아니에요 합니다'라고 어떻게 말합니까? 못하지 않습니까?”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기현씨의 이같은 증언은 권오수와 이종호가 주가조작의 주범으로서 자신들에 대한 협박무기를 들고 있던 김만배에 대한 입막음 관리 역시 이들이 주도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강진구 <더탐사> 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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