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단독 인터뷰] ‘쌍방울 주가조작’ 국정원 문건 등장 인물 “내용 신빙성 없다고? 리호남 설명 들은 사람 10명 더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2,981회 작성일 24-06-18 14:32본문
"김성태 쌍방울 주가조작" 내용이 담겼던 국정원 문건의 보고서에 등장한 대북사업가가 <리포액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 정찰총국 리호남으로부터 꽤 장시간 분명하게 들었던 설명이고, 이 내용을 들었던 사람이 1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이 대북사업가는 “리호남으로부터 ‘김성태가 이재명 방북을 위해 뛰고 있다’는 설명은 전혀 듣지 못했다. 이재명은 단 한번도 언급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진우 부장판사가 국정원 문건에 대해 “검증이 덜 됐다”는 이유로 증거를 기각해버린 가운데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때 대북사업가의 추가 증언이 적지않은 파장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리포액트>는 지난 14~16일 국정원 문건에 등장하는 대북사업가 김아무개 남북경협연구소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시간은 총 40여분에 달한다. 김 대표와 나눈 인터뷰 전문은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가 17일 <시민언론 뉴탐사>에 출연해 공개했다.
■ 대북사업가 “주가조작 대가로 김성태가 북한에 뇌물...현금화 해달라고 리호남이 부탁”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북한 리호남으로부터 2019년 3월부터 여러차례 자세하게 쌍방울이 대북 사업권 체결을 제안하고 주가부양을 위해 뇌물을 주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내 직원이 먼저 리호남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김성태가 나노스 주가를 띄워서 그 돈을 빼서 중국으로 보내고 있는데 그 돈을 현금화 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리호남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났을 때 다시 한번 자세히 이 내용을 확인했고 리호남이 비슷한 제안(*김성태 뇌물 현금화)을 다른 대북 사업가에게도 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리호남의 설명을 들은 남한 사람이 총 10명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호남이 내게 ‘(당신이 추진하던) 고속철도 건설 같은 대북 경제협력 사업은 언제 할거냐. 단천 자원 개발은 언제 할거냐. 쌍방울은 이렇게 돈도 가져왔는데 너는 어떻게 할거냐’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김성태 쌍방울 주가조작과 뇌물 등) 이야기가 나왔다”며 자세한 대화 과정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리호남이 내게도 '어디 주가 떨어지는 회사 하나 가져오면 주가 올려주고 돈 벌게 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며 “그런 거는 주식 개미들 돈 뜯어서 북한에 갖다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짓을 하면 남북 경협이 불신을 받을 수 있어 거절한 뒤 국정원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 국정원 보고 대북 사업가 “리호남에게서 이재명 이야기 전혀 없었다”, “청와대와 국정원, 민주당에 알려”
이런 설명을 듣는 와중에 ‘이재명 관련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게 김 대표의 해명이다. 김 대표는 “리호남이 내가 하려던 단천지구 자원 개발 등 대북사업 진행이 안되니까 쌍방울에 배팅을 한 것이다. 리호남이 '이재명 방북 건으로 김성태가 배팅을 했다'는 그런 얘기는 전혀 안했다. 만약 내가 그런 설명을 들었다면 국정원에도 반드시 알렸을 것이다. 이 사건은 안부수와 김성태가 대북사업 끼어들어서 투자를 하겠다고 한 것이 실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리호남과 90년대부터 알고지낸 사이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논의하는 사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리호남으로부터 이런 설명을 듣고 “'5장 정도 되는 문건'으로 만들어서 2020년 1월 국정원에도 알려주고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이낙연 대표 때) 민주당에도 알려줬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에는 “너희들 당 다 말아먹으려고 하냐. 그렇게 하면 안된다. (김성태 행동) 빨리 못하게 막아라’한 뒤 나는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리포액트>에 “문건에 나오는 김OO은 국정원과 오랫동안 민간 정보원 관계로 지낸 게 맞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설명을 종합하면, 리호남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을 주가부양 대가로 뇌물을 챙기는 목적으로만 만났음을 알 수 있다.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재판 내용을 살펴보면, 리호남은 북한 김성혜의 최측근으로 중국에서 2018년 12월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등과도 만나 ‘스마트팜 비용 등을 쌍방울이 해결해달라’고 직접 논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북한과 김성태는 '쌍방울이 북한 스마트팜 비용을 내주는 대신 북한은 쌍방울 주가부양을 돕고 이후 뇌물을 따로 챙기는 구조'라는 것을 상호 인식하고 있었던 흔적이다. 실제 장석환 전 쌍방울 최고재무담당자는 지난해 이 전 지사 재판에 나와 “500만불은 경기도 대신 쌍방울이 북한에 빚 갚은 게 아니라 경협 계약금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화영 전 지사 재판에 제출된 국정원 문건(2020년 1월31일 생성)에는 “북 정찰 총국 이호남은 지난해(2019년) 3월경 남북경협연구소 대표 접촉시 '대북사업으로 쌍방울 계열사 주가를 띄워주는 대가로 수익금 일부를 받기로 했다. 쌍방울이 (주가조작) 수익금을 1주일에 50억원씩 김OO에게 전달하도록 할테니, 국내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해 중국 선양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신진우 판사는 “국정원이 이 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없다”며 증거를 배척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판사가 남북 관계를 전혀 모르니까 그런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리호남으로부터 '쌍방울 주가조작' 설명을 들은 대북사업가들과 김 대표로부터 보고를 받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의 증언이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에서 보태지면, 국정원 문건의 신빙성은 어렵지 않게 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 이전글[홍보] '중독당사자 운동'의 필요성...중독회복포럼의 시작 24.06.20
- 다음글[이화영 판결문 분석-2] “김성태 주가조작” 국정원 문건에 대해 “검증 안됐다”고 배척한 법원 판단 논란 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