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단독] 김용 1심 판결 중대 오류 확인...“돈 얘기 못들었다”는 남욱·정민용 증언을 “들었다”고 판사가 반대로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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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6,102회 작성일 24-01-02 19:20본문
■ “돈 얘기 못들었다”는 남욱·정민용 증언을 “들었다”고 판사가 반대로 기재
유동규씨로부터 6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형의 실형 선고를 받은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판결문에 담긴 남욱·정민용씨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 전 부원장의 판결문에는 “김용이 유동규에게 정치자금을 요구하는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남욱과 정민용이 함께 들었다”고 기재됐지만, 남욱과 정민용씨는 재판에 나와 “김용이 돈을 달라고 말한 내용을 직접 들은 건 아니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 전 부원장의 1심 선고 때 "김용에게 돈을 건넸다"는 유동규씨의 주장 외에 김 전 부원장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검찰이 제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조병구 재판장)는 남욱과 정민용의 진술을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유죄 판단의 또다른 주요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남욱씨 등의 진술을 재판부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게 확인되면서 김 전 부원장의 2심 결과가 뒤집혀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 남욱과 정민용은 “김용-유동규 정치자금 관련 대화 직접 들은 건 아냐” 진술
<리포액트>가 입수한 김용 전 부원장의 판결문과 남욱씨 등의 증인신문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남욱과 정민용씨는 "유동규가 김용과 통화할 때 스피커폰으로 같이 들은 적 있지만 김용이 돈을 요구하는 것을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유동규가 그렇게 설명해주었기 때문에 김용이 돈을 요구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28일 김용 전 부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욱씨는 "그럼 (유원홀딩스) 고문실에서 (2021년 봄)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셨다는 게 유동규가 김용하고 스피커폰을 켜놓고 했다는 건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때 저랑 정민용이랑 옆에 이렇게 둘이 같이 앉아 있었고, 맞은 편에 유동규 본부장이 앉아 계셨는데 테이블에 이렇게 놓고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그러면 상대방이 김용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가요"라고 묻자, 남욱씨는 “유동규 본인이 용이 형 하고 통화한다고 전화를 했고 대화를 하셨는데 그 워딩이 광주 얘기는 기억이 나는데 구체적인 워딩까지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바쁘다' 혹은 돈 얘기를 직접 하셨는지까지는 솔직히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통화하신 것 자체는 기억이 났습니다"라고 답했다.
정민용씨는 아예 스피커폰 통화를 함께 들은 것 자체를 부인하는 증언을 했다. 지난해 3월21일 역시 김용 전 부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민용씨는 김 전 부원장 쪽 변호인이 “유동규 본부장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것이 김용 전 부원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유동규가) 용이형한테 전화해야 되겠다 하고 전화를 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용이형에게 전화하겠다는 말 때문에 전화 통화 상대방이 김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묻자, 정민용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또 "그러니까 전화너머로 김용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지요?"라고 묻자, 정씨는 "예,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 변호인이 "어찌 됐든 셋(유동규,김용,정민용)이 있는 자리에서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에 대해서 증인은 기억이 없지요?"라고 묻는 것에 대해서도 정씨는 "예"라고 답했다.
반면, 유동규씨는 확언하듯 '김용의 돈 요구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함께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8일 유씨는 검사가 "증인은 김용한테 5억 요구받을 무렵 정민용 있는 자리에서 김용과 통화한 사실 있나요"라고 묻자, "제가 그때 정민용뿐 아니라 남욱 하고도요. 김용이 돈을 요구할 때 스피커폰으로 해가지고 셋이 같이 들었습니다. 돈 요구하는 거를"이라고 답했다.
조병구 재판장은 이렇게 남욱·정민용과 유동규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유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나아가 "남욱과 정민용씨가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고 판결문에 적었다. 김용 전 부원장의 판결문에는 "‘남욱은 이 법정에서 2021년 5월30일 일요일 무렵 정민용과 함께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동규가 스피커폰으로 김용과 통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당시 김용이 광주(경선)에서 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고, 자신이 김용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중략)’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고 기재됐다.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참고인 증언에 대한 오류 기재, 왜?
어떻게 된 일일까. 증언 내용을 다시 분석하면, 2021년 봄께 김용 전 부원장이 이재명 대표를 위한 광주 경선을 돌 때 유동규씨와 통화를 한 증언은 공통된다. 유동규씨는 스피커폰으로 '돈 요구' 대화를 남욱과 정민용씨가 함께 들었다고 주장하지만, 남욱은 스피커폰 통화는 있었지만 내용은 기억 나지 않고 유동규씨가 '돈 요구' 통화내용을 사후 알려줘서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는 취지이다. 정민용씨도 비슷한 취지이지만, 정씨는 아예 스피커폰 통화 자체가 없었고 유동규씨가 '김용에게 전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통화했기에 김용과 통화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즉, 유씨가 남욱과 정민용씨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 김용과 통화하는 척 연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김용 전 부원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사실상 유동규씨의 주장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그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김용이 돈 요구를 할 때 함께 들었다"는 남욱·정민용씨의 증언은 판결문에서 중요하게 취급됐다. 돈이 건네진 핵심 물증은 아니지만 적어도 김용이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 자체를 구체화하는 핵심 증언인 탓이다. 그러나 판결문에 적시된 증언 자체가 정반대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작성한 신문조서 자체가 애초 발언의 취지를 윤색해서 담았을 가능성도 커보인다. 김용 재판 기록을 살펴보면, 김 전 부원장의 변호인이 신문 때 정민용씨에게 “증인이 검찰 조서에서는 김용하고 통화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계속 우리가 질문을"이라고 묻자, 정씨는 "언제 그렇게 얘기를 했는지 제시를 좀 해주시겠습니까"라고 한 뒤 "24일 말씀(*유동규에게 2021년 5월24일까지는 돈 마련 못한다고 말한 것) 드릴 때 자금 스케줄 5억이 되냐고 얘기를 했었고, 제가 남욱 변호사랑 통화를 해서 (돈 준비에 시간이 더 걸리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유동규가) 용이형한테 전화해야 되겠다고 해서 전화를 했고 저 얘기가 나왔다고 말씀 드린 겁니다"라고 답했다.
조병구 재판장의 착각이든 의도였든, 검찰이 정민용과 남욱의 진술을 윤색해 적은 신문 기록의 정확성을 검증해내지 못하고 나아가 법정에서 한 진술마저도 정 반대로 적어서 김 전 부원장의 유죄 선고를 이끌어낸 것은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2015년 '홍준표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이 윤승모(성완종의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증인)씨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있었음에도 최종 무죄 선고가 나온 사례가 있기 때문에,김용 전 부원장의 경우도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당시 홍준표 1심 재판부는 "윤승모의 주장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홍준표 현 대구시장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윤승모의 주장 외에 돈이 건네졌다는 다른 증거가 없다"며 홍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을 거쳐 무죄가 확정됐다. "김용 전 부원장의 돈 요구를 함께 들었다"는 남욱 정민용의 증언이 담긴 김용 1심 판결문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홍준표 시장의 사례처럼 김 전 부원장도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김성진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
※<알림>
<리포액트>는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판결의 오류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시리즈로 계속 연재할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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