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이재명 제3자 뇌물죄? 재판가면 모두 허물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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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0,921회 작성일 22-09-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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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2017년 3월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에 참석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분명 기소를 할테고 재판에서 진실을 가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되레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사건이 아니라, 검경의 수사가 얼마나 악의적이었는지를 국민 앞에서 입증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래에서 그 이유를 자세히 정리하겠다.


검경 수사 결과의 골자를 먼저 보자. 성남FC에 두산건설이 55억 상당의 광고후원금을 주었다. 성남시는 2015년 두산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천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해주었다. 또 전체 부지 면적의 10%만 기부채납 받음으로써 두산이 막대한 이익을 봤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정치적 이득을 보았다는 취지이다. 그래서 제3자 뇌물죄라는 것이다.


과연 판사가 이걸 제3자 뇌물죄라고 판단할까? 판사의 생각을 읽으려면 과거 제3자 뇌물죄에 대한 법원 판례를 살피면 된다. 제3자 뇌물죄중 유명한 사건으로는 변양균 사건과 박근혜 사건이 있다. 이 둘을 살펴보면, 이재명 대표는 무죄선고가 나올 수 밖에 없다.



①변양균이 무죄받은 이유를 보면 이재명도 무죄

먼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양균은 10여개 기업의 대표나 경영자들을 접촉해 신정아씨가 근무하는 성곡미술관에 협찬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제3자 뇌물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기업들이 전부터 후원활동을 해온 점 △후원은 원래 유력인사의 부탁에 의해 상당수 이뤄지는 점 △기업들이 변양균에게 부정한 청탁으로 후원금을 지급했다고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한 점 △변양균이 신정아와 경제공동체가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판사는 변양균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두가지이다. 판사가 △'기업들이 성곡미술관에 후원을 한 게 이례적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변양균과 신정아가 경제공동체 관계가 아니라는 점. 이 둘을 살펴보면 '성남FC-이재명-두산 제3자 뇌물죄 사건'에 대한 판단이 명쾌해진다.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두산의 성남FC에 대한 후원이 이례적이라는 게 입증되지 않았다.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두산은 각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두산 스스로가 야구로 영리활동을 하고 있는 '스포츠 후원사'의 이미지를 갖고있는 기업이다. 따라서 제3자 뇌물죄가 인정되려면 두산이 성남FC에 후원한 게 이례적이어야 함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 그래야만 판사가 유죄선고를 할 수 있다.


성남FC와 이재명이 경제공동체 관계라는 것도 입증되지 않았다. 성남FC가 발전하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치적 후광효과를 거둔 것은 있겠지만, 그것을 경제 공동체 관계로 보고 '후원 끌어내었으니 유죄'라고 물을 판사가 과연 있을까. 그런 식이면 각종 기업 후원을 유치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전국의 지자체장들 누구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성남FC가 독립법인인 시민축구단이 아니라 이재명 개인 회사임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만 이재명을 처벌할 수 있다.



②박근혜가 유죄 받은 이유를 보면 이재명은 무죄

다음으로 박근혜 사건을 보자. 박근혜가 대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에 수십억의 후원을 강요하고 그게 바로 '제3자가 뇌물을 받게 했다'는 그 사건이다. 이건 박근혜가 유죄 선고를 받았다. 왜 일까. '박근혜 판결문'을 보면 안다. 논리는 크게 두가지이다. △미르재단 등은 사실상 박근혜 측근이 만들고 소유한 재단이다 △돈을 낸 기업인들이 청와대에 차례대로 불려가 후원 압력을 느꼈다.


미르재단 등이 박근혜 측근들의 것인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니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미르재단이 잘 되는 게 박근혜와 경제공동체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잘 되는 일임은 재판에서 너무나 쉽게 증명되었다. 그러나 성남FC가 잘 되는 것과 이재명이 잘 되는 것은 쉽게 연결이 안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치적 후광효과 말고 경제적 이해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재판에서는 이게 중요하다. 그래야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


기업대표들이 압력을 느꼈다고 한 박근혜 재판 증언들도 살펴보자. 2017년 2월 두산그룹 사장은 박근혜 재판에 나와 "서재환 당시 금호아시아나 부사장이 'H 지시사항이라면서 갑자기 미르재단에 출연하라'고 했다. 전례 없었지만 정황상 출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증언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7년 3월 박근혜 재판에 나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기보다는 압력이나 부담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 임원들중 누구 하나 이재명 성남시장으로부터 압력을 느꼈다는 사람이 있는가. 성남시와 두산건설 모두 "성남FC 광고 후원금과 부지 용도변경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기부채납 면적이 전체의 15%였다가 10%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이 5%에 해당하는 50억원 상당의 금액을 성남FC 광고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고, 이게 바로 뇌물이라는 식의 주장을 폈다. 그런데 이건 오히려 거꾸로다. 두산이 5%만 기부채납 하겠다고 했는데 성남시가 협상 끝에 10%로 올려 받은 것임은 쉽게 증명된다. 성남시는 애초 15% 기부채납 받으려 했는데 협상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즉, 대장동 사건처럼 이재명이 화천대유 일당들한테 더 기부채납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5천억만 기부재납을 이끌어냈다는 정치적 책임 정도 물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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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두산이 보냈다는 공문만으로는 제3자 뇌물죄 연결 부족

마지막으로 두산이 성남시에 보냈다는 공문. 이게 그나마 재판에서 가장 논란거리가 될 듯 하다. 두산건설은 2014년 10월 ‘종합병원 부지에 신사옥을 지을 수 있게 용도 변경을 해주면 성남FC에 후원을 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성남시에 보냈다. 당시 공문엔 ‘사옥 신축 시, 1층 일부를 성남시민에게 공공시설로 제공하고, 성남FC 후원 등 공공 기여 방안을 성남시와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걸 뇌물죄의 증거라며 재판에서 주장할 것 같다.


다만, 제3자 뇌물죄 판례들을 살펴보면 이 또한 '부정한 청탁'이라는 게 입증돼야 처벌 가능하다. 그냥 청탁했다고 해서 뇌물죄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이건 대놓고 두산이 공문으로 성남시에 요청한 것이다. 검찰은 "공문은 공문이고, 묵시적인 부정 청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할 것 같긴 하다. 그러나 판례를 보면, 묵시적 청탁 인정 요건으로 '대가성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나온다. 즉, 어느 한쪽이라도 대가성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했다면 묵시적 청탁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지금까지 드러난 수사결과만 놓고보면 검찰은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듯 하다.


결론이다. 이재명이 제3자 뇌물죄로 최종 유죄 선고를 받으려면, △두산의 성남FC 기부가 이례적인 것이 입증돼야 하고, △두산임원들이 이재명으로부터 압력을 느꼈다는 징후가 있어야 하고 △묵시적 부정청탁임을 입증하는 두산 또는 이재명 쪽 관계인의 증언이 있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없다. 재판 결과는 뻔하다. 이런 게 기소가 될 수 있을까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래서 악의적인 수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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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현 기자는 <한겨레> 재직시 경찰과 법조를 오래 출입해온 검경법조전문기자입니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재판은 허재현 기자가 <한겨레>에서 직접 전담해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허 기자는 취재 전문성을 살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온갖 수사가 재판에서 과연 어떻게 처리될 지 객관적으로 예측·분석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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