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단독] 창원시 공무원 목격담 나왔다....“명태균, 창원 국가산단 위치 지정·규모까지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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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518회 작성일 24-11-06 15:47본문
[사진설명] 명태균
"김영선, 시 보고받을 때 명태균씨가 진두지휘
계획에 없던 대산면 '75만 평' 포함시키라 주문
"애초 10만 평짜리에서 300만 평으로 바뀌어"
명태균 씨의 각종 공천개입 사건과 국가산단부지 선정 개입 의혹까지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이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명 씨가 경남 창원시 국가 첨단산업단지(이하 국가산단) 추진 계획 등 대외비 문건을 사전 입수하는 것을 넘어 관련 회의를 진두지휘 하고 새 산단부지까지 제안한 정황이 지역 정계 관계자의 구체적 증언으로 드러나고 있다.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국책사업 부지 선정에 개입하고 이윤을 챙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 구체화 되고 있다.
5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접촉한 복수의 창원시 의회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명 씨는 2022년 10월 김영선 당시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창원 의창) 사무실에서 국가산단 관련 보고를 직접 받았다. 창원시 공무원이 김영선 의원 사무실에 갈 때마다 명 씨가 있었고 주로 회의를 진두지휘까지 했다는 것이다. 명 씨의 이런 모습 탓에 창원시 공무원들은 "명태균이 국회 정식 보좌관인 줄 알았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들은 김 의원의 사무실로 주말을 포함해 다섯 차례 정도 방문했는데 윗선에 따로 방문한다는 보고조차 없이 갈 때도 있었다는 증언이다.
명 씨에게 국가산단 부지 관련 정보가 사전에 건네진 정황이 앞서 공개됐지만, 명 씨는 아예 산단부지 선정에 개입하는 수준으로까지 행동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ㄱ 창원시 의원은 <워치독>에 "2022년 9월 15일께 국토교통부에서 국가산단 수요조사가 내려왔고, 시가 처음에는 2~3쪽 보고서만 작성했다가 그해 10월 중순 다시 10만평 규모의 창원대학교 인근 부지를 담은 국가산단 사업제안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면서, 이후 벌어진 이상한 과정들에 대해 설명했다. ㄱ 의원은 "사업제안서가 경남도를 통해 (국토부에) 신청됐는데, 박완수 지사가 회의석상에서 산단 범위에 대해 '산단이 무슨 10만평이냐, 200만평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뒤, 창원시 북면과 동읍 등으로 포함한 220만평으로 (산단) 위치가 옮겨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영선 의원실(명태균) 쪽에서는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일대) 75만평을 제안했다"며 "이로 인해 당초 10만평이었던 국가산단 계획이 최종 300만평 규모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영선 의원실 쪽에서 제안한 의창구 대산면 부지는 산단 부지로 최종 선정된 북면·동읍과 주남 저수지를 통해 이어지는 곳으로, 대규모 농업 단지가 들어서 있다. 이들이 대산면 부지를 새롭게 제안하면서 후보지가 기존 계획보다 대폭 늘어나게 됐다.
[사진설명] 지난 2022년 11월 14일 작성된 국가산단 후보지 현장점검 대응계획 문건. 명태균 씨에게 사전 보고된 이 문건에는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일대 토지가 표시되어 있다. 현재 대산면은 산단 최종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2024.11.06. 노영희 변호사 제공
실제 이같은 부지 선정 정황은 창원시 공무원들이 명 씨에게 사전 보고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현장점검 대응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2022년 11월 국토부 공무원들의 현장 조사와 관련된 해당 문건에 첨부한 참고자료에는 창원대 인근 부지와 창원시 의창구 북면 화천리 일원뿐 아니라, 명 씨와 김 전 의원 측에서 제안한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일원 부지 75만여 평도 포함돼 있다.
다만 이들이 제안한 부지는 ▲낙동강 하류에 인접한 넓은 평야지대여서 농업 활용도가 높다는 점 ▲인근 주남저수지가 철새 도래지라는 점 등으로 인해 최종 후보지로는 선정되지는 못했다. ㄱ의원은 "국토부에 대남면을 포함해 최종 300만 평의 사업수정제안서가 들어갔지만, 농림부가 몇 차례나 반대하면서 대산면 지역은 (최종 선정지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부지 선정 과정은 당시 극비에 진행돼 최근에야 드러난 내용들이다. ㄴ창원시 의원은 "부지 선정은 당시 창원시의회조차도 완전히 깜깜이였다"며 "부지가 선정된 뒤에야 상임위원회 등을 통해 사후적으로 파악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라고 먼저 국책사업을 보고 받은 점도 이상하다"며, 보고 과정에서 민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는 대산면이 후보지에 포함됐다는 정보가 특정인에게 노출된 정황도 드러났다. 시의회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종 후보지에서 대산면이 빠지면서 민원인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그러나 산단 부지 선정은 시의원도 알 수 없도록 극비에 진행된 사안이었다. 일반 민원인들이 이를 알고 시에 항의할 성격이 아니었다. 김영선 의원실이나 명 씨를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강 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 씨가) 주변에 창원산단 땅을 사라고 했고, 본인에게도 사라고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강 씨에 따르면 명 씨는 심지어 공무원들에게는 신분 때문에 토지를 사기 어려우니 "차명으로 사두라"는 조언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명 씨의 투자 권유 과정에서 대외비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명 씨는 홍남표 현 창원시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을 통해 개입했다는 의혹,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국민의힘 공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10월 22일자, [단독] 명태균,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 때도 여론 조작 의혹). 명 씨가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후광을 등에 업고 국가산단 선정에 개입하는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사는 배경이다.
[사진설명] 김영선의원실과 명태균 씨가 창원 국가산단 부지로 제안했다는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일대 토지. 77만평 대부분이 농지다. 2024.11.06.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촬영
창원시는 지난달 낸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민간인(명태균)이 창원 신규 국가산단을 기획하고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닌 개인의 일방적 발언"이라며 "이러한 의혹은 창원시가 직접 모든 절차를 성실히 수행하며 기울여온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며,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김영선 전 의원의 발언을 보면 명 씨 등이 부지 선정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은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지난 3일 창원지검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국가산단에 명태균 씨가 기여한 건, 제가 국가산단 선정한다는 걸 몰랐는데 국가산단을 갖고 와서 해야 된다고 한 것과 진전이 잘 안될 때 국회의원들한테 동의서를 받는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준 것"이라며 "제가 기여한 것은 창원시하고 경남도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을 때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라고 한 것과 국토부에도 대산면을 넣어달라고 부탁해 실사를 두 번 나오게 한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 운명 공동체인 이들이 대산면 부지를 최종 선정 과정에 밀어붙인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김 전 의원은 국가산단 선정 이전에 명 씨와 같이 보고를 받은 적 있냐는 질문에는 "창원국가산단 때문에 보고 받은 것은 한 번인가 그렇다"며, 보고 횟수는 달랐지만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워치독>팀은 국가산단 개입 의혹에 대해 명 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김성진·조하준·허재현·김시몬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 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진 기자, 시민언론 뉴탐사 김시몬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가 만든 권력 감시 공동 취재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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