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사법 개혁 끝까지 감시한다 [경찰감시] 경찰대학 신입생중 ‘특목고·강남3구 고교’ 출신이 절반 넘게 수년간 점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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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5,246회 작성일 19-10-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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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문 인력 및 간부를 양성하는 경찰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소재 일반계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가 갈 수록 이 현상은 더욱 굳어지고 있어 경찰 전문 인력이 고학력·고소득 계층 출신 학생들로만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17년~2019년 경찰대 입학생 출신고교 현황’ 자료를 <리포액트>가 분석해보니, 2017년 ‘특수목적고(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와 자립형고등학교, 강남3구 고등학교’ 출신 비율이 2017년 49%(49명), 2018년 52%(52명), 2019년 54%(54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대학은 경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으로, 학생들은 졸업 후 경위(일선경찰서 부팀장급)로 채용되면서 경찰 주요 간부로 승진하곤 합니다. 민갑룡 경찰청장,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경찰대 출신이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도 경찰대 출신입니다. 강창일 의원실이 확인한 ‘경찰대학 출신 경무관 임용 현황’ 통계를 보면, 경찰대학 출신이 58.3%(총 88명), 간부후보가 27.2%(41명),그외 사법고시 및 일반 경찰 출신 비율이 13.5%(총22명)입니다. 경찰대 출신이 경찰 사회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요.


경찰의 주요 정책과 수사를 책임지는 주요 간부가 이렇게 경찰대 출신이 다수를 점하는 추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경찰대 입학생들이 특정 계층의 자녀들로만 채워진다면 경찰이 다양한 계층을 이해하며 균형적인 행정과 수사를 펼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서보학 전 경찰개혁위원회 위원(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대 입학생이 특정계층에 지나치게 편중되고 있고 예상치를 넘어서는 것 같다.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을 일차적으로 책임지고 수사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형사사법기관이어서, 경찰 간부는 다양한 계층 출신이 섞여있는 것이 국민 전체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찬운 전 경찰대개혁추진위원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대 입학생의 계층을 다양화 하기 위해 50%만 고졸 출신으로 뽑고, 나머지 50%는 편입생 및 일반 경찰관으로 뽑으라고 개혁추진위원회가 권고한 상태다. 경찰대 입학생이 특정 계층 자녀들의 사회진출로로 활용되는 추세가 강화되는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경찰대 출신의 한 간부는 <리포액트>와 한 통화에서 “경찰대는 학비가 무료여서 빈곤계층 학생들이 많이 들어가곤 했다. 그러나 이제 경찰대마저도 계층간 사다리의 역할이 붕괴되는 조짐이다. 경찰대 졸업생이 정말 경찰로서 평생 국민에게 봉사하기보다 향후 로스쿨 진학 등 다른 출세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느낌이다”고 말했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좀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경찰대 입학제도가 일반 대학 선발방식과 큰 차이가 없고 향후 안정된 직업 등이 보장되어 있어 사회에서 일종의 명문대로 분류되고 있는 현상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경찰대 입시요강을 살펴보니, 총 1000점 만점 가운데 1차 시험성적 비중이 200점, 2차 시험(체력·면접) 비중이 150점, 3차 학생기록부가 150점· 수능점수가 500점을 차지합니다. 즉, 대입 컨설팅을 잘 받아 수능점수 높게 받고 학생기록부 잘 관리하는 부유층 자녀에게 유리할 수 있는 입학제도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또 특목고 누리집 등을 살펴보면, 연도별 ‘SKY 대학’ 입학생수와 별도로 경찰대 등 입학생수도 기재하고 있는 것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경찰대 입학생이 특정 지역 출신으로 편중되고 있는 현상도 문제로 분석됩니다. 2017년 서울·경기권 고등학생의 경찰대 입학은 54%, 2018년 52%, 2019년 51%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에서 고른 인재가 경찰대 입학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자치경찰제도가 도입·강화되었을 때 각 경찰 행정이 지자체별로 특색있게 도입·진행되어야 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강창일 의원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4일 경찰청 상대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 할 계획입니다. 강 의원은 <리포액트>에 “국비로 지원되는 경찰대학에 특정 계층의 학생들이나 특정 지역의 학생들로 쏠리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며 “특히, 대한민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들은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폭넓은 경험이 공유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쏠림 현상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고 비판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12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생의 절반 이상이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소재 일반계고 출신인 것으로 안민석 의원이 분석해 발표한 뒤 로스쿨의 특정 계층 쏠림 현상이 사회 문제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대 역시 로스쿨처럼 특정 계층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뭔가 대안적인 고민이 시급해 보입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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