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원정화씨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제가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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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2,946회 작성일 20-11-2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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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그 불행한 실수를 저지른 뒤에 스스로 결심한 게 하나 있다면 "평생 손해보는 삶을 선택하며 살자"입니다. "빛나는 자리에 가서도 안되고, 대중 앞에 나서도 안된다. 다만, 부모님 봉양은 해야 하기에 직업인 기자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하자"는 게 저의 각오였습니다. 그게 제가 우리 사회와 한겨레 등 언론계에 끼친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니 오해는 마십시오.
 
다만 어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제 인터뷰가 여러 장면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방송을 못봤습니다만 보신 분들이 전해주시더군요. 저는 아직까지는 방송이든 어디서든 제 모습이 나오는 걸 편한 마음으로 지켜보지 못합니다. 다만, 제작진이 제가 나온다는 건 알려줘서 미리 알고는 있었습니다.
 
작가에게 출연 연락을 받고 사실 며칠 잠적하고 피했습니다. (며칠 맘고생 하셨을 작가님께 죄송합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불특정 다수가 지켜보는 방송에 나와서는 안되는 기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최소 수년간은 제가 방송에 출연할 일은 스스로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내 출연을 승락한 건, 원정화 사건과 관련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자가 저외에는 없다는 작가님의 부탁때문이었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였기보다는 돌아가신 소진만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장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고 소진만 대장은 저를 오랫동안 만나서 '원정화를 수사해봤지만,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그런 간첩이 아니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그의 육성과 기록을 제가 아직까지 갖고 있고, 고인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저에게 원정화씨와 원정화 가족, 그리고 황주용 대위가 겪었던 억울함을 꼭 풀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제가 그만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더이상 한겨레에서 원정화씨 사건의 진실을 밝혀드리지 못하게 되었고 저는 원정화씨 가족과 소진만 대장의 유언과 같은 부탁을 아직까지 제대로 해결해드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SBS에 출연한 것은 그래서 소진만 대장의 돌아가시기 직전의 부탁을 위해서였습니다.
 
긴 설명은 삼가겠습니다. 원정화씨 사건은 상당 부분 조작된 게 맞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그건 원정화씨 사건 최초 수사 책임자의 견해이기도 합니다. 원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나, 상당 부분 과장 됐고 당시 이명박 정부의 필요에 따라 부풀려질 수 밖에 없었던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원정화씨 남은 삶에서라도 행복을 기원합니다. 부디 고민 끝에 나중에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으시면 제게 연락을 주십시오. 제가 나머지 진실이 밝혀지도록 원정화씨 가족과 돌아가신 소진만 대장의 염원을 담아 끝까지 돕겠습니다. 물론 원정화씨가 과거의 허위자백 경위를 설명하고 국가를 상대로 명예를 회복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법조인 조력도 거들겠습니다. 저의 언론인으로서의 영향력이 부족하다면,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이 됐든 MBC '피디수첩' 팀이 됐든 꼭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원정화씨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repoact@hanmail.net
 
모쪼록 저의 실수때문에 여러가지 마음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송구하고, 그저 앞으로도 계속 자숙하면서 기자로서의 작은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뒤늦게나마 원정화씨 사건을 재조명해주신 SBS '그것이알고싶다' 팀에도 찬사를 보냅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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