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교수의 한국읽기 볼턴 회고록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야 말로 미국 외교의 몰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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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0-07-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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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존 볼턴 회고록이 연일 화제입니다. 우리가 몰랐던 북미간 대화 과정 등의 뒷이야기를 알게 된 건 성과입니다. 그러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존 볼턴은 '대북 선제타격'조차 주장했을 정도로 극단적 인물이면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만 해도 미 정계에서 중요하게 치부되지 않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한국 정치계로 따지면 김진태 같은 강경보수일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쓴 책을 한국인들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경고입니다.





볼턴은 미국 정계에서도 극단적이고 이례적인 인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쓴 회고록(그 일이 있었던 방, The Room Where It Happened)이 한국에서 소비되는 방식은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진보세력은 문재인 대통령의 업적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보수세력은 북미 핵협상의 헐거움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존 볼턴의 책을 한국 사회가 제대로 소화하려면 미국 사회에서 그가 어떤 평가를 받는 정치인인지 먼저 살피는 게 필요하다. 그에 대한 언급없이 각자의 입장대로 볼턴 회고록을 해석하는 건 '공허한 말잔치'만 낳는다.


존 볼턴이 단순히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한국 사회에 소개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는 수십년동안 가장 부유한 사람들과의 관계만 발전시켜왔고 미국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이라면 뭐든지 해낼줄 아는 정치인이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를 침입하려는 모든 노력을 적극 지원해왔고 이것은 오늘날 미국이 이란과 치르고 있는 '전쟁'의 원동력이다. 나아가 그는 남극과 우주를 무장화 하는 정책을 지원하기까지 했다. 무기 통제에 관한 모든 국제조약에서 미국이 철수하도록 추진하는 주요 세력의 핵심이 존 볼턴이다. 


볼턴은 미국 정치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람이다. 그는 매우 위험하고 일반적으로 고려되지 않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동시에 광범위한 정치적 인맥들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위험한 생각을 멈추지 않을 관료이며, 강력한 집단들-세계 3차 대전이나 중국에 적대적인 단체들을 옹호하는 이스라엘 단체들-에 영혼을 팔고도 남을 사람이다. 미국에서 요즘은 능력과 실용성이 중요하지 않다. 슈퍼 부자들의 후원은 엉터리 정치인들도 미 정가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게 만든다. 그는 또 어떻게 하면 미디어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지 잘 아는 정치인이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언론의 관심을 어떻게 끌 수 있는지 노력하는 것을 더 우선시해왔다. 


한국 사회에 이러한 정보는 낯설 것이다. 당연하게도, 볼턴은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너무나 극단적 경계에 서있는 정치인이라서 미국 사회에서 그냥 진지하게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2005년 8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그를 유엔 대사로 임명하기는 했지만, 대통령이 의회 승인없이 임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의회 여름 휴가 때를 이용해 이뤄진 일일 뿐이다. 물론, 좀 볼턴은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해 2006년 12월 비회기 임기가 종료될 때 사임해야 했다.



볼턴의 책이 상당히 개성있고 극적인 순간을 잘 묘사했기 때문에 주목받을 만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어쩌면 미국과 아시아의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볼턴의 책을 읽고 그가 말한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명확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데, 자신이 추구하는 극단적 정치를 트럼프의 정책에 견줘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데 있다.  볼턴은 외교가 일종의 게임이며, 개성의 충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진지한 사고를 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볼턴이 트럼프를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건 큰 실수다. 볼턴은 트럼프보다 더 위험하고 급진적이다. 트럼프도 위험한 사람인데 말이다.


미국 민주당과 언론들은 지금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느라 바빠서 어쩌면 볼턴의 책을 비중있게 소개하는 것일지 모른다. 트럼프가 북한에 너무 가깝고, 중국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하기 위해 지금의 볼턴은 활용하기 좋은 소재다. 언론이 볼턴의 책을 많이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워싱턴의 정책 논쟁이 심하게 망가져있고 미국 저널리즘의 표준이 크게 떨어졌음을 시사한다. 더이상 미디어에서조차 평화에 대한 목소리가 발견되지 않는다. 오른쪽에서 제기하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긍정적으로 소비될 정도라니. 미국은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볼턴은 문재인을 힘들게 했고 3차 대전까지 옹호할 위험 인물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하고 트럼프가 추진하려 한 북미핵협상이 쓸데 없는 짓이었다는 식으로 쓴 볼턴의 주장에 귀기울이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볼턴은 책에서 싱가포르 북미회담에 대해, 트럼프는 대중 홍보와 치적을 위해 필사적이었고 자신은 별 준비없이 협상을 도왔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은 사실이지만 볼턴은 원래 북한과 대화하는 데 관심 없는 사람이다. 볼턴은 늘 군사적 수단을 옹호하는 쪽에 있었고, 정치협상 같은 것은 믿지 않는 편이었다. 


볼턴은 트럼프의 순진한 태도와 북한의 불합리한 태도에 대한 모든 실패를 비난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부정직하다. 애초에 볼턴에게 북미 핵협상 같은 건 부정적이었을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미국이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게 한 것은 볼턴과 그의 친구들이었으며, 그들이 문재인 정부의 많은 노력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한국사회에 조언하고 싶은 것은, 볼턴이 낸 책은 '미디어 이벤트' 정도로 간주하는 게 좋다는 점이다.  나는 볼턴이 미 의회에서 여러차례 거짓말 하는 것을 보았다.


언론보도들을 보면, 볼턴은 트럼프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볼턴 역시 백악관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볼턴과 트럼프는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국가 관리에 능숙하지 않고 백악관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노력한다. 볼턴은 나아가 그를 찾는 '부유한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냉소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는 그 부유한 고객들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제3차 대전'도 감수하려 할 것이다.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선제타격 방법의 유용성에 대해 설명해온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2017년 12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공화당 연말행사에서 "한국에 대한 리스크로 인해 아무도 북한에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 거 같지만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에 주는 리스크에 견줘서는 작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민주당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의장은 '트럼프 탄핵 청문회'에서 볼턴이 증언해야한다고 NBC에서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의견은 민주당이 얼마나 허약해졌는지를 암시한다. 볼턴은 탄핵심판의 증인이 될 수 없다. 그 스스로가 트럼프의 많은 불법 활동을 지원했고 이란과의 불법 전쟁을 시작하도록 독려했다. 볼턴은 그의 책에서 트럼프의 성격과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공격했지만, 트럼프 혼자서 미국 외교를 파괴한 게 아니다. 볼턴이야 말로 미국 외교를 파괴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직업적으로 그렇게 한 것 같다. 볼턴은 어쩌면 전쟁의 고리를 중국과의 마찰에서 찾아낼 수도 있다. 볼턴은 확실히 효과적인 정치인이다. 다만, 기능적인 정부를 파괴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국사회가 볼턴의 책 말고 진정 파악해야 할 것들

트럼프는 황당하게도 김정은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가정했다. 어쩌면 볼턴의 회고록은 이런 정도를 드러내는 수준의 성과는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서도 안되고 그저 표피적인 것 뿐이다. 한국 사회가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부시행정부로부터 기인한 '오른쪽 날개'-주로 한국과 중국에 부정적인-들이 조 바이든을 뒤흔들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조 바이든을 트럼프보다 더 위험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미국은 더 군사적으로 변할 수 있다.


볼턴의 책 발간과 떠들썩한 언론들의 반응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더이상 미국이 외교와 유사한 것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볼턴과 같이 극단적이고 부정직한 정치인이 트럼프를 비판하는 주요 인물로 부상했다는 것는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볼턴이 미국의 정책을 세우거나 존경받는 정책 비평가로 남게 된다면, 그건 워싱턴에서 더이상 양질의 정책을 생산하는 전문가들이 소멸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대부분의 외교 작업을 스스로 해내야 하고 앞으로 무엇을 진지하게 여겨야 하는지 분석하는게 중요하다. 볼턴이 트럼프와 갈등을 빚었다는 것은 표피적인 문제일 뿐, 가장 핵심은 미국 외교안보 능력과 수준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한국이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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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정리 허재현 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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