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코로나 골든타임 놓치지 않은 서울역 긴급회의...국내 언론은 놓치고 외신이 찾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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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재현기자 댓글 0건 조회 10,937회 작성일 20-03-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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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로이터 통신>이 지난 3월18일 한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능력이 미국을 앞선 이유를 정밀 분석하는 심층 보도물을 냈습니다. 로이터는 설 연휴 때 보건당국이 20개 제약회사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긴급하게 코로나 진단 키트 개발을 독려했던 이른바 '서울역 긴급회의'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발빠른 회의 덕에 한국에서는 코로나 진단 키트가 2월 초에 개발될 수 있었는데 이 키트를 활용해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월 말이 되어서야 민간 기업들이 진단 키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조처했습니다.


 '서울역 긴급회의'는 방역 골든 타임 때 벌어진 매우 중요하고 극적인 순간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왜 국내 언론은 한번도 이 회의에 주목하지 않았을까요.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우리 정부와 사회 모두 잘잘못을 따져 일종의 '방역 백서'를 제작해야 합니다. 코로나같은 전염병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로이터가 찾아내어 소개한 '서울역 긴급회의'와 이후 벌어진 긍정적인 방역 선순환들, 그리고 미국 사회의 허둥지둥 대응 모두를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리포액트>는 로이터 통신의 해당 리포트 기사 전문을 번역해 소개합니다. 


또한 이 기사를 읽으면, 미국 보건정책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FDA가 돈만 밝히는 제약회사들을 경계하느라 힘겨운 노력을 벌이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FDA가 제약회사들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제약회사들이 FDA를 잡아먹을 것을 늘 염려해온 미국 공무원들의 고민이지요. 이번 코로나 대응 때 미국 당국이 민간 제약회사들을 발빠르게 동원하지 못한 이유에는 전염병에 대한 안일한 태도도 컸지만, 제약회사들에 둘러싸여 과감한 컨트롤이 불가했던 미국 보건 당국의 속사정도 한 몫했음을 보게 됩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다행히 보건의료정책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지고 있지요. 이러한 전염병 위기 때, 이러한 시스템이 얼마나 우수한 것인지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더불어, <리포액트>는 24일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 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서울역 긴급회의'가 어떻게 소집될 수 있었는지 좀더 살폈습니다. 이혁민 이사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국내에 신종감염병이 퍼져도 긴급하게 대응하는 체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교훈으로 '긴급 승인제도'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긴급 승인제도는 미국과 일본에도 있기는 하지만 제때 작동한 건 한국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이 서울역에서 모인 것은, 전국의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빨리 모일 수 있는 장소가 그곳이라고 판단해서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민관 협업 긴급 방역 체계가 빠르게 작동한 것은 진단검사의학회와 같이 '감염병 진단검사'에 특화된 전문가그룹이 그간 활발하게 활동해온 성과라는 평가입니다.




특별 리포트; 한국은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서 미국을 압도했나

(로이터 기사 원문 https://www.reuters.com/article/us-health-coronavirus-testing-specialrep-idUSKBN2153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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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한국의 드라이브스루 방식 코로나 검진소. 로이터.
 


(서울=Chad Terhune, Dan Levine, Hyunjoo Jin, Jane Lanhee Lee 기자)


 지난 1월 말 한국의 보건당국은 설연휴 기간에도 불구하고 20개 제약업체 관계자들을 소집했다. 이들은 서울역 안의 어떤 회의룸에 모였다. 한국의 보건당국 책임자는 급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즉시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키트 개발이 필요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이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어요.” 그는 제약업체들에 신속한 승인도 약속했다. 이날까지 한국에는 네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있었을 뿐이었다. 이날 회의 참석자중 한명인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장은 로이터에 “우리는 아주 긴장했고, 팬데믹(대유행)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치 군대처럼 움직였다”고 말했다. 


1월27일 회의 1주일 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한 제약업체가 개발한 진단키트를 승인했다. 다른 회사들도 곧 뒤따랐다. 2월 말이 되자 한국은 ‘드라이브스루 코로나 진단과 매일 수천명의 사람을 진단’하는 것으로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한국에서 벌어진 일은 미국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서울역 회의 7주 뒤 한국은 29만명을 진단했고 이중 8천명의 감염자를 찾아냈다. 신규확진자는 줄고 있다. 수요일에는 93명까지 떨어졌다. 2주 전까지 하루에만 909명의 확진자가 나오곤 했었다.


한국에서 서울역 긴급회의가 열렸던 같은 날 미국에서도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약 6만 건의 시험이 3억 3천만 명이 사는 미국의 공공 및 민간 연구소에 의해 운영되었다고 화요일 연방정부 담당공무원이 밝혔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공무원들은 어디서 집중 발병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감염되고 있는지 바로 파악하지 못했다. 네브라스카대 의료센터 감염병 전문가인 제임스 롤러 박사가 미국병원협회를 위해 준비한 예측치에 따르면, 수요일 현재 7,000건 이상의 확진자가 확인됐지만 앞으로 9600만명이 추가 감염될 수 있고 48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전임 실험지휘관이자, 미국 보건 당국의 조언가인 로저 클레인은 “우리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코로나에) 맞설수도 없다”고 말했다. 



전염병 전문가, 임상 의사, 주 및 지방 관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이 어쩌다 한국에 훨씬 뒤쳐지게 됐는지를 보려면 양국의 대조적인 공중 보건 시스템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발빠른 관료주의 대 혼잡한 관료주의, 대담한 리더십 대 소심한 리더십, 그리고 긴박한 움직임과 지나친 절차주의의 차이다. 느리면서 혼란스럽기까지 한 미국의 진단 과정은 많은 목숨의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잠재적으로 의사들과 간호사들까지 당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100명 이상이 죽었을 거라 예상하는데 이는 공포를 확산시켰고 미국 사회와 경제, 일상의 삶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피츠버그 의과대학의 심장병 전문의 겸 임상 조교수인 리투 탐만 박사는 “연극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역시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지도 모르는 병원 직원들도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우리는 부유한 나라지만 어쩌다 이런 진단도 제대로 못받게 되었는가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규정과 협약에 매몰돼 발을 헛디뎠다고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은 민간 부문을 진단키트 개발에 발빠르게 동원했는데, 미국 보건 당국은 관행대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준비한 시험 키트에만 의존했다. 심지어 그중 일부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후, 미국식품의약국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조사 절차를 고수하면서, 외부 실험실과의 논의가 시작된 지 5주가 지난 2월29일까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이외의 테스트를 승인하지 않았다. 진단 키트가 부족한 탓에, 미국 CDC는 지난 몇주간 코로나 진단 대상자를 지나치게 좁혔다. 중국에 최근에 다녀왔거나 확진자가 많은 나라에 다녀왔거나 또는 그 나라 사람과 접촉했거나 따위다. 결과적으로 미 연방 정부는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철저히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확산을 막을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보건 전문가들은 비판한다.


한국은 물론 시급하게 개발된 진단키트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위험을 감수했다. 그러나 그것의 효과에 대해서도 계속 재확인했다. 반대로 미국 보건당국은 미국인들에게 활용되기 전에 진단키트를 정확하게 검증하는 것만 고집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위원으로 3개월째 일하고 있는 스테판 한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배울 것은 있다고 말한다. “확실한 것은, 진단 테스트의 질과는 타협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도 테스트 안하는 거보다 나쁜 것은 뭐냐면, 부정확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벤자민 헤인즈 CDC 대변인은 성명에서 “코로나 진단 키트 개발 과정은 우리가 원했던 것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더 많은 주의 연구소가 온라인에서 우리의 공중 보건 시스템의 사례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증가시켰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재선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여론의 집중 비난 포화를 받고 있는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민간기업과 손잡고 코로나진단 키트 생산을 늘리고 병원과 매장 내 주차장에서 테스트를 보다 더 많이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FDA는 이번 주 35개 이상의 대학, 병원, 연구소들이 이 기관의 개정된 정책에 따라 자체 테스트를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진단 키트가 준비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지도 모른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성 질병연구소 소장은 지난주 하원 위원회에서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빠르게 진단할 수 없고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자. 우리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의학기술을 가진 나라라는 생각에 익숙하기에 이런 상황이 낯설다. 뉴욕 로체스터 외곽의 긴급 진료소에서 만난 루스 블로젯(65)은 “어떻게 우리 사회가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동갑인 남편이 기침을 해서 의사가 병원에 오라고 해서 왔는데도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인들에게 분명 이런 상황은 좀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은 분명 좀 이상하게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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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미국 뉴욕주의 한 코로나 진료소 풍경. 로이터.




서둘러서 진단 키트를 개발하라


1월27일 서울역에서 열린 그 결정적인 회의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빨리 진행할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 이사는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비상사용허가가 진행될 거라고 하니 서둘러 진단 키트를 개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 참여한 제약업체 중 하나는 코진바이오텍이다. 이 회사는 처음으로 진단 키트를 생산했고 한국 당국은 2월4일 승인을 진행했다. 코진의 묘아 백 전무는 “정부가 신속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당국은 “시험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진단 키트 제조사들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혁민 이사는 한국 정부가 신속하면서도 무모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물론 일주일만에 승인된 진단 키트는 1년간의 임상시험을 거치는 키트만큼 좋은 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는 초기에 이 테스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례를 교차 점검했습니다.” 교차 점검은 정부가 초기 환자 샘플 풀에서 했던 것과 같은 결과를 실험실에서 똑같이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포함했다. 한국정부 추산으로, 지난 주까지 한국 전역에서 거의 100개의 실험실이 진단키트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2015년 중동발 메르스 확산 이후, 한국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느린 대응과 불투명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근혜 정부 때 공공의 신뢰가 약화했고 결국 박 대통령은 2017년 다른 부패 스캔들이 터져 탄핵됐다. 중동 바깥에서 186건의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중 38명의 사망자가 한국에서 나왔다. “우리는 그 사고를 잊을 수 없습니다. 가슴에 새겼습니다. 우리는 가슴이 아팠고 깊이 뉘우쳤습니다.” 이상원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커다란 실수


1월31일 한국에서 진행된 서울역 회의 며칠 뒤에서야 미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보건 위기 상황이라고 선언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사한 언급을 했다. 미국보건복지부(HHS)는 식품의약안정청과 질병관리센터(CDC)의 세부 운영을 감독한다. CDC는 전염병 확산 관련 핵심 업무를 맡는다. CDC는 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중요업무를 담당한다. 오랜 업무 관행에 따라, FDA는 각주와 지역 실험실에 이 진단 키트가 보내지기 전에 테스트를 승인할 필요가 있었다. 개인 실험실과 병원들은 테스트를 발전시켰고, CDC 버전을 실행할 수 있었다.


FDA는 2월3일 비상사태 선언을 준비하는 가운데,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 본사에서 하우 종일 회의를 열었다. 다만, 이는 코로나 사태 훨씬 전에 이미 예정됐던 회의였을 뿐이다. 규제 기관, 연구원 및 제약업체 대표는 FDA가 빨리 진단 테스트를 완료하는 그런 논의를 하기 위해 모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재 세계 의학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였지만, 이 회의 내용을 전달한 방송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전염병에 대한 긴박감을 거의 전달하지 못했다. 진단 키트는 통과될 거라고 언급되긴 했지만 당국의 규제 책임자는 대부분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 매몰돼 있었다.


FDA의 진단 테스트를 감독하는 티모시 스텐젤 박사는 공중 보건 보호를 위한 기관의 사명에 대해 광범위하게 말했다. “새로운 테스트를 승인하는 것이, 어떤 것을 승인하든지 간에, 가능한 한 세계에서 최초가 되는게 목표입니다.” FDA와 함께 행사를 주최한 의료기기혁신 컨소시엄의 캐롤린 힐러 프로그램 국장은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회의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관계 기관과 논의를 했지만 양쪽은 그냥 회의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코로나바이러스가 실시간으로 폭발했어요.”


FDA 스텐젤 박사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FDA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날 회의의 특정한 주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관계 기관은 이미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이 회의에서 진단키트를 제작하려는 기업과 기관들에게 시기적절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었다”고 설명했다. FDA는 2월4일이 되어서야 코로나 진단 키트를 승인했다. 혼란은 몇주간 지속됐다. 2월8일 몇몇 주와 공공 실험실에서 CDC가 진행한 진단 키트에서 어떤 모종의 결함들 탓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터져나왔다. 3일 뒤 CDC는 실험실들에 새 요소를 제조중이라고 설명했다.


2월 중순까지도 미 연방정부는 1단계에 갇혀 있었다. CDC는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시험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체였으며, 다른 실험실은 FDA의 축복없이는 즉시 자신의 진단키트를 배치할 수 없었다. HHS는 CDC의 초기 테스트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외부 과학자들로 구성된 팀을 배정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제조 결함, 결함 있는 설계 또는 기관의 실험실에 오염이 있었는지 등의 정확한 문제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CDC는 2월 말까지 업체들에 새 진단 키트를 보내지 못했다. 한편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결정적인 창구가 닫히고 있다고 말하는데, 2월 말은 이미 60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였다.


연방정부 전직 관리들과 실험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월 말에 발표된 미국의 비상 선언은 시험의 확대를 방해하는 추가적인 장애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선언은 제약회사들이 COVID-19에 대한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를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완화시켰다. 그러나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같은 선언이 CDC 밖에서 진단 검사를 확대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왜냐면 이 선언은, 개인 실험실과 병원과 대학의 실험실 등에서도 진단 키트 개발을 진행하도록 요구했는데, 여기서는 이런 비상선언 이전과 달리 더 엄격한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존스홉킨스 대학 보건보장센터의 수석 학자인 아메쉬 아달자 박사는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한 더 쉬운 경로가 만들어지면서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진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질병 확산 대응 계획에 결함이 드러난 진단 키트 개발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밴더빌트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인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CDC와 FDA가 그들의 전통적인 교과서를 너무 오랫동안 고수했다고 말했다. 샤프너 박사는 “전통적인 공중 보건 사고는 광범위한 공황을 일으키지 말고 정상을 넘지 말라고 한다. 미사일이나 산탄총 접근보다는 정밀 소총 접근방식으로 테스트를 좁게 유지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틀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르게 작용했고 미국 시스템을 압도했다. 한국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CDC는 화요일 성명서를 냈다. “일부 실험실이 테스트를 완전히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뒤 CDC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CDC는 FDA와 연계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결정하고 이 정보를 공중보건 연구소와 즉시 공유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CDC 성명은 또한 자신들이 진단 키트 개발 지연에 전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주장했다.성명서에 따르면 CDC는 대규모 상업 시험을 시작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CD상업적 시험은 FDA의 역할인데 1월 말과 2월 초에 미국의 확진 사례가 탐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FDA가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고 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박사는 강조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진단 키트를 관리 감독하는 FDA 사무소의 리더였던 알베르토 구티에레즈는, FDA가 공중 보건의 위험 상황 속에서 돈만 벌려는 기회주의적 기업들에 대한 마지막 방어선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구티에레즈는 “비상 상황 속에서도 기업들은 돈을 벌어야 하고, 또 많은 투자자들이 그런 상황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FDA가 직면한 문제는, 미국 공중보건 상태가 야생의 서부가 되도록 내버려 두느냐는 겁니다. FDA는 좋은 의도를 가진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구티에레즈는 이렇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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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대구의 한 학교 교실을 군인들이 방역하고 있다. 로이터



시험을 늘리다


미국의 상황마저 악화하자 한국 당국은 2월12일 제약업체 ‘시진’ 에 두 번째로 진단 키트 승인을 진행했다. 더 많은 테스트를 진행한 보건 당국 덕에 빠르게 확산하는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해 더 잘 무장될 수 있었고,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수 있는 사람들을 공세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공세적 진단은 한국이 몇 주 동안 새 감염자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었고, 코로나와 씨름하는 다른 나라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2월 중순 대구 남동부의 한 비밀스런 교회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6일 교회의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증상 여부를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3월10일 현재 이 지역 교회 신도 1만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본 결과, 40%가량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 감염자의 약 4분의3을 차지하고 있는 이 도시는 새로운 확진 사례가 급격히 줄었다. 2월29일 하루 최고 741건의 확진자가 나온 데 견줘, 수요일에는 46건의 새로운 사례만 발표됐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2월18일까지는 2개 업체가 진단키트를 개발했지만 현재는 5개 업체까지 늘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이상원 과장은 “놀랍게도 시험 키트 제조사들이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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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한 남성이 드라이브스루 검진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



워싱턴이 애원하다


2월24일까지 미국의 주와 지역 연구소들은 더이상 CDC에만 너무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FDA에 규정을 완화해 달라고 간청하고 있었다. 그들은 FDA 국장 ‘스테판 한’에게 실험실에서 개발한 시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집행 재량권”을 요청했다. 24일 로이터가 입수해 살펴본 서한에서, 스콧 베커 공중보건연구소(Association of Public Health Laboratories) 회장은 스테판 한 에게 “CDC 밖에서는 진단 키트 테스트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대응에 수주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100개이상의 주와 지역 보건 실험실 관계자들을 대표하는 베커는 인터뷰에서, 이 편지의 내용이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험 커뮤니티는 패닉 상태가 되고 있었어요.” 베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진단 키트를 개발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FDA가 더 많은 검사를 외부 실험실들이 가능하게 하도록 조처하고,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환자 샘플을 검사할 수 있도록 하라”고 FDA에 요청했다.


베커의 편지를 받은 지 이틀 뒤, FDA 집행위원은 “실험실들이 정확성에 대한 요구 사항이 충족된다면 CDC 외부에서의 테스트를 빨리 승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스테판 한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보건연구소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허위 진단 검사 결과는 공중보건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개인 환자 진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질병 진행 분석과 공중보건 의사 결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가하는 여론의 압력에 따라, FDA는 많은 관료적 장애물을 완화하고 제거했다. 2월 29일 FDA는 완전한 검토를 마치기 전에 학술 의료 센터를 포함한 공공 및 민간 연구소가 자체 진단 키트의 사용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 주에서 한 50대 남성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첫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3월 2일 FDA 진단 시험 사무소의 스텐젤은 실험실 진단키트 개발자들을 위한 웹세미나를 주최하여 테스트 결과의 검증에 필요한 바이러스 샘플이 부족해 추가적인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실험실에서는 다른 주요 공급품과 재료의 부족, 더 많은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미국 규제당국이 정책을 재정비 하는 동안, 한국의 자치단체들은 사람들이 차에 앉아 있는 몇 분 만에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진단 시설’을 오픈하고 있었다.


지난주 비공개로 열린 의회 회의에서 2009년 H1N1 인플루엔자 발생 당시 환자를 치료했던 캘리포니아 출신 응급실 의사인 라울 루이즈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한국이 미국보다 더 잘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라고 FDA 위원과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구성원들을 압박했다. 루이즈 의원은 대통령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반 지도자들에게 “한국처럼 드라이브스루 테스트를 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루이즈 의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관리들이 이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과 지역사회, 즉 콜로라도, 뉴욕, 텍사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드라이브스루 테스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최근 며칠 동안 대중의 비판이 커지자, 트럼프는 기관 간 조정을 개선하기 위한 ‘테스트 독재자’를 임명했다. FDA는 테스트 속도를 가속화 하는 데 필요한 실험실을 위해 24시간 핫라인을 개설하고, 더 높은 강도의 테스트를 하려는 두 개 회사의 신청서를 승인했다. 또 실험실이 FDA를 우회해 새로운 시험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주 정부에 부여했다. 새로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루이즈 의원은 미국이 한국이 성취한 것에 접근하는 데에는 아직 몇 주가 걸릴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몇 달이 지난 것 같아요. 한국의 진단 키트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진행중일 수 있다. 한국 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코진’과 ‘솔젠트’는 “미국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국의 백 묘아 코젠 바이오텍 사장은 “FDA가 신청을 빨리 진행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repoac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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